[헤럴드POP=천윤혜기자]([팝인터뷰①]에 이어..)
배우 이하늬가 자신이 바라본 김나리에 대해 밝혔다.
'블랙머니'에서 이하늬가 맡은 김나리는 언제나 당당한 애티튜드와 속내를 드러내지 않는 포커 페이스로 냉철한 이성과 판단력을 자랑하는 엘리트 변호사. 이하늬는 그런 김나리를 냉철하게 그려내며 또 다시 인생캐를 경신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헤럴드POP과 만난 이하늬는 김나리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며 "김나리 캐릭터가 입체적이었다는 게 매력적이었다. 나름대로 국익을 생각하면서 불법이면 용납 안 되는 정의가 있는 사람이라는 게 흥미로웠다. 이제는 악한 선택이라고 하는 기준도 모호해지는 기준에 살고 있기 때문에 의식을 갖고 있지 않으면 지식인일수록 머리형 범죄를 저지를 수 있지 않나. 지능적이고 그래서 아무도 모르게 지나갈 수 있도록 만들 수 있는 인물이라는 점이 인상 깊었다"고 전했다.
그럼에도 이하늬에게 이번 캐릭터는 분명 쉽지 않은 도전이었다. 특히 '블랙머니' 직전에 촬영해 대박을 터트렸던 영화 '극한직업', 드라마 '열혈사제'와 전혀 다른 에너지를 써야 했기 때문. "전작들이 양의 기운으로 한껏 올라있을 때라 에너지가 있는데 그걸 드러내지 않는 연기를 해야 했다. 멋을 내지 않는데 기본적으로 잘 차려입는 사람이었고 인사이드도 지적인 여자임에도 절대로 나대면서 과시하려 하지 않는 캐릭터라 생각했다. 여유와 당당함이 우주를 뚫는 여자라는 생각이 들었다. 에너지로만 존재해도 그 캐릭터가 얼마나 좋을까 싶었다. 존재하면서 덜어내고 그 에너지와 심박수로 바꿔보자는 생각을 많이 했던 것 같다."
그러면서 "영어 대사가 몇 개는 안 됐는데 엄청 신경 쓰이더라. 미국 사람이 봐도 무리 없었으면 좋겠는데 싶었다. 캐릭터 자체가 미국에서 유학을 오래 했고 그들과 공부했고 일을 하고 있고 미국 엘리트 집단에 속한 여자이기 때문에 작은 디테일이 지적수준과 포지션을 내포할 수 있었다. 또 영어 대사가 핵인 것들이 많았다. 김나리의 성격을 드러낼 수 있는 단단한 영어 대사들이었어서 그런 뉘앙스를 내려고 충분히 노력했다"고 영어 대사에 기울였던 노력에 대해 전하기도.
앞서 정지영 감독은 '블랙머니' 제작보고회와 기자간담회 현장에서 이하늬를 캐스팅하는 과정에서 고민을 했다고 털어놓은 바 있다. 당시 이하늬가 '극한직업', '열혈사제'로 사랑을 받은 만큼 코믹한 이미지로 이하늬를 기억하고 있었기 때문.
이하늬는 이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처음에 감독님이 저를 보시는데 면접 보시는 것 같이 뚫어져라 보셨었다. 캐스팅 때문인지 몰랐고 감독님과 대화하는데 유심히 보신다 싶었다. 아무래도 최근작을 보게 되는데 하필이면 '열혈사제'랑 '극한사제' 톤을 보시니까 결이 맞을까 우려가 있으셨던 것 같더라"며 "감독님이 제게 '지성이 있나' 그런 식으로 돌직구를 던지는 게 너무 좋았다. 악의가 전혀 없기 때문에 너무 재밌으시다. 편안하신 분이고 큰 거장 어른 느낌이 거의 없다. 수다를 떨면 떨수록 친구 같으면서도 지혜 있는 친구랑 얘기하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고 정지영 감독과 함께 했던 촬영 현장에 대해 회상했다.
"감독님이라는 위치가 디렉션을 주고 받는 과정에서 수직적이 되기도 하는데 수평적이었다. 사실 친구 같았다는 건 위 사람이 얼마나 편하게 해주느냐다. 그런 무드를 만들어주시니까 너무 자연스럽게 하게 됐다. 또 정 감독님은 항상 청바지에 운동화를 신고 오신다. 디렉션을 주실 때 매 테이크마다 뛰어오신다. 그런 분을 처음 봤다. 저희가 모니터로 가거나 무전을 쓰시거나 하는데 매번 뛰어오시는 감독님을 보면서 겸허해졌다. 더 파워풀하고 더 정신차리게 하는 감독님의 모습이었다. 내가 74세 됐을 때에도 저분같은 열정과 에너지로 현장에 있을 수 있을까 싶더라."
그는 감독에 이어 자신과 호흡을 맞춘 조진웅에 대한 극찬을 보내기도 했다. 우선 조진웅이 끌고간 영화의 엔딩 장면에 대해 언급하며 "조진웅 배우님이 혼신을 다해서 해주셔서 살았던 것 같다. 배우에 따라 연기톤도 달라지는데 텍스트만 보고 상상했던 것 이상이었다 선언같이 뱉어내는 얘기지만 울분과 비집고 나오는 감정이 복합적으로 그려지며 묵직하게 울리지 않았나 싶다"고 조진웅 덕분에 완성된 영화의 울림에 대해 전했다.
이어 "조진웅 선배는 '인생에 배우 하나 있구나'라는 게 느껴질 정도로 정말 절실하다. 그 열정과 절실함을 어떻게 하나 할 정도로 열심히 하는 모습이 보인다. 후배로서 보면 여유 있게 하실 법도 할 텐데 지치지 않고 하실까 신기하기도 한데 한 신조차도 허투로 하는 신이 없었다. 대단한 배우구나 싶었다"고 존경심을 표해 이들 사이의 팀워크를 짐작케 했다.
한편 '블랙머니'는 수사를 위해서라면 거침없이 막 가는 '막프로' 양민혁 검사가 자신이 조사를 담당한 피의자의 자살로 인해 곤경에 처하게 되고, 누명을 벗기 위해 사건의 내막을 파헤치다 거대한 금융 비리의 실체와 마주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 현재 절찬 상영 중이다.
([팝인터뷰③]에 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