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천윤혜기자]"패소하면 국가가 물어줘야 하는 5조원. 누구의 돈으로 물어줘야 할까요" 배우 이하늬가 가장 이하늬스럽게 돌아왔다. 최근 '극한직업', 드라마 '열혈사제' 속 코믹한 이미지를 벗고 다시 이지적인 모습으로 돌아온 이하늬는 한층 강렬한 인상을 남기며 영화 '블랙머니'에서 압도적인 존재감을 과시했다.
'블랙머니'는 수사를 위해서라면 거침없이 막 가는 '막프로' 양민혁 검사가 자신이 조사를 담당한 피의자의 자살로 인해 곤경에 처하게 되고, 누명을 벗기 위해 사건의 내막을 파헤치다 거대한 금융 비리의 실체와 마주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헤럴드POP과 만난 이하늬는 "송구하지만 만족스럽더라"며 영화 '블랙머니'에 만족감을 내비쳤다.
"실화 사건을 다루다보니 무겁게 다가가면 어떡하나 걱정이 많았는데 재밌었다. 영화적인 재미도 많았다. 시나리오 그 이상이었던 것 같다. 시나리오 받았을 때에도 완성도가 높았었다. 다만 자칫하면 다큐 형식으로 실제 있었던 일로 밋밋하게 드러날 수 있었던 게 배우들의 생명력과 호흡, 감독님의 연출력 덕분에 확실히 생기가 부각된 느낌이었다."
'블랙머니'는 인기리에 종영한 SBS 드라마 '열혈사제'의 종영 이후 쉴 틈 없이 들어간 작품이기도 했다. 휴식이 필요할 법도 했지만 곧바로 차기작에 참여했다는 것은 그만큼 영화에 대한 애정이 넘쳤다고 볼 수도 있는 일. 그는 이에 대해서는 "사실 드라마 끝나면 거의 몸과 영혼이 만신창이가 된다. 너무 감사하게도 드라마가 잘됐지만 체력적으로도 힘이 드는 게 사실이다. 그런데 '블랙머니'는 '열혈사제' 포상휴가를 갔다 오고 다음날 바로 촬영에 합류했다. 힘들어도 이 작품을 하고 싶다는 마음이었던 거다. 영화 측에서 저를 배려해주셔서 제 분량을 뒤로 미뤄주신 상태였다. 그래도 할 수 있어서 너무 행복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지영 감독님, 조진웅 배우님과 함께 일하는 것도 배우 인생에 있어서 영광이라고 생각했고 시나리오도 완성도 있었다. 이 메시지가 나를 통해 흘러나올 수 있다면 정말 영광이겠다 싶었다. 지나가는 행인 1이라도 한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블랙머니'에 출연하게 된 이유에 대해 밝히기도.
'블랙머니'는 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의 외환은행 헐값 매각 사건을 모티브로 하는 작품이다. 특히 아직 재판이 진행 중으로 현재진행형인 사건. 하지만 불행히도 많은 대중들은 이 사건의 실체에 대해 자세히 알고 있는 경우가 드문 게 사실이다. 이하늬 역시 시나리오를 보기 전에 이번 사건에 대해 잘 알지 못했다고 털어놓았다.
"창피하지만 몰랐다. 저는 그 시기에 큰 은행에 이름이 바뀌고 인수합병되고 그런 게 많았어서 그런 일환으로 매각됐다고만 알고 있었지 외국 자본에 헐값 매각이라는 건 전혀 생각 못 했었다. 제가 저희 세대를 대표할 수 없지만 저희 세대에 무관심의 병이 가장 큰 병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수면 위로 올라와서 누가 잘못했는지 선 악을 얘기하는 게 굉장히 의미 있다고 생각한다. 눈 뜨고 코 베어도 그걸 모르고 왜 아프지 하기보다 누가 코를 베었는지 눈을 뜨고 찾는 건 다르지 않나."
이어 "사실 경제에도 전혀 관심이 없었다"며 "그런데 김나리는 전문가 아닌가. 양민혁은 뭔지 몰라하며 되묻는 게 관객들이 편하게 쫓아갈 수 있게 해줘서 더 좋았지만 김나리는 그냥 일상 용어처럼 그런 내용들이 나와야 했다. 정확하게 알고 입에 붙이는 작업이 많이 필요했다. 다행히 시나리오를 쓰신 작가님이 항상 현장에 와계셨다. 그래서 작가님께 자세하게 여쭤보면서 촬영할 수 있어서 큰 힘이 됐다"고 덧붙이기도.
'블랙머니'의 마지막 결말 역시 상당히 의미심장하다. 자막으로 실화에 대해 언급하며 대중들에게 경각심을 주고 있어 의미를 더한다. 이하늬는 '블랙머니'의 이 같은 마지막에 만족스러움을 표현했다.
"승리의 역사라기보다는 마음 아픈 역사인데 아직도 고발 중이라는 메시지가 있었던 것 같다. 관객분들에게 그 기운이 전해지길 바라는 마음에서 만들었던 것 같다. 이 영화가 갖는 메시지는 불법이 있다고 생각할 때에는 늦었다 생각돼도 고발해야 한다는 거라고 본다. 2011년에 있었던 일이지만 내년에 소송이 걸려있는 상황이고 국가가 패소할 확률이 99%라고 한다. 패소하면 5조원을 물어줘야 하는데 누구의 돈으로 물어줄 건가. 사장될 수 있는데 사장되면 안 되는 이야기는 확실한 것 같다."
한편 이하늬가 출연하는 영화 '블랙머니'는 절찬 상영 중.
([팝인터뷰②]에 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