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김나율기자]차영훈 PD는 기적 같은 사람들과 기적 같은 이야기로 행복을 선사했다.
지난 21일 KBS2 '동백꽃 필 무렵'(극본 임상춘/연출 차영훈)은 무려 23.8%의 시청률로 막을 내렸다. '동백꽃 필 무렵'(이하 '동백꽃')이 사랑받을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는 따뜻하고 정감 가는 연출이 돋보여서였다. 28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KBS 별관 대본 연습실에서 헤럴드POP과 만난 차영훈 PD는 "드라마의 성공 요인을 딱 하나 꼽자면, 책이 좋고 대본이 좋았다. 좋은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고 소감을 전했다.
임상춘 작가와는 '백희가 돌아왔다' 이후로 두 번째 호흡이다. "전반적으로 긍정적이고 따뜻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옹산은 따뜻한척 하지만 사실 배타적인 공간이다. 우리 모두 편견과 선입견을 품고 살아간다. 안타깝게도 해결할 방법도 우리 안에 있다. 우리가 성장하고 선의를 가지며 힘을 끌어내야 한다고 생각했다. 잘못도 내 안에 있지만, 이겨낼 힘도 우리에게서 찾아야 한다는 걸 전하고 싶었다."
이어 "완벽한 대본을 연출자로서 만날 수 있었다는 건, 정말 행운이고 기적이다. 농담처럼 배우들에게 그런 이야기를 했다. 라디오 드라마를 하고 싶다고. 대본을 그대로 읽으면 좋은 대본이 잘 전달되지 않을까. 제가 연출을 잘못할까 봐 걱정했다. 모든 배우, 스태프, 그리고 저까지 같은 생각이었다. 책을 읽었을 때의 감동을 최대한 전하고 싶었다. '또다시 이런 대본을 만날 수 있을까' 생각도 든다"고 덧붙였다.
우리의 삶이 복합장르라고 생각한단다. "우리는 슬픈 일이 있어도 여전히 일하고 밥을 먹고 잠을 잔다. 우리네 삶을 그대로 리얼하게 표현하고 싶었다. 까불이 등 스릴러적 요소는 자칫하면 소소한 이야기로 흘러갈까 봐 엣지로 넣었다. 조금 더 담백하게 해야 겠다는 생각을 했다. 스릴러 장면에서는 더 스릴있게, 코믹 장면에서는 더 코믹하게, 멜로 장면에서는 더 멜로같게 말이다. 신 바이 신으로 충실하게 연출하는 것이 결을 살릴 방법이라고 생각했다."
공효진과 강하늘은 어떤 배우였을까. 차영훈 PD는 "공효진, 강하늘은 압도적이라고 표현하고 싶다. 연출하면서 디렉션보다는 협의했다. 어떤 캐릭터를 표현하고 소화하는 것에 있어서 해당 배우가 깊은 이해가 있는 경우가 많다. 연출자는 드라마의 전체를 보고 흐름에 집중하게 된다. 배우는 캐릭터의 흐름을 보기 때문에 제가 생각하지 못한 지점을 고민하더라. 그것을 캐치했을 때의 시너지가 좋다고 생각했다. 매번 철저하게 준비하고 표현해내더라"라고 칭찬 일색이었다.
또 "공효진은 정말 본능적인 천재다. 연기자로서 동물적인 감각이 있다는 게 얼마나 행운일지 생각이 들 정도다. 그만큼 철저히 준비한 것도 있다. 강하늘은 6개월 정도 황용식으로 살았다. 성인 배우 중 공효진과 강하늘이 있었다면, 아역 배우 중은 단연 김강훈이었다. 사실 필구는 용식이보다 더 어려운 역할이었을 수도 있다. 아이의 순수함, 남자다움, 배려, 눈물까지 모든 걸 표현해야 하는 가장 어려운 역이다. 역시 너무나도 압도적이었다"고 덧붙였다.
마지막 엔딩은 어떤 의미를 담고 있을까. "저는 기적이 실제로 일어나길 바랐고, 작가님도 보길 바라신 것 같다. 이미 1회 때부터 준비했던 엔딩이었다. 원래는 필구가 성화봉송을 하는 장면을 준비했다. 그러나 흐름상으로는 메이저리거가 되는 게 목표였기에 삶의 행복을 최선으로 보여줄 수 있는 신으로 택한 거다. 아들의 꿈을 이루고 사랑하는 용식이와 행복을 나누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비록 20년이 지나도 공효진과 강하늘의 앞모습이 있길 바랐다. 환상이지만, 두 사람의 얼굴로 '내 삶이 기적 같다'고 말했을 때의 감동을 전하고 싶었다. 동백이의 삶이 장해서 눈물이 나더라. 그 감동이 묵직할 거로 생각했다. 하하."
'까불이'를 찾기 위한 시청자들의 반응도 다양했다. 차영훈 PD는 "당황했다. 흥식이를 보고 바로 '까불이' 같다고 하시는 분들이 계셨다. 다행히 다른 의견들이 많아서 묻혔다. '까불이' 에 대한 관심이 너무 모여서 나중에는 스트레스를 받았다. 배우들한테도 끝까지 연막을 쳤다. 처음에는 이규성에게 '추격자' 대본을 줬다. 그런데 배우들 사이에 소문이 난 거다. 까불이-까불이 아빠-까불이로 가는 라인으로 정리했다. 그래서 정하지 못한 척, '애매하게 연기해라'라고 주문했다. 웃지 못할 노력을 했다"고 말하며 웃었다.
시즌 2 계획에 대해 "아직은 다른 좋은 작품으로 뵙고 싶다. 혹시 모른다. '메밀꽃 필 무렵'의 깔끔이를 죽이는 내용이 나올지도. 하하. 임상춘 작가가 다시 저와 해줄지 궁금하다. 더 좋은 작품으로 찾아뵙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하며 웃으며 "이미 행복하지만, 노력해준 우리 배우, 작가들이 시상식에서 상을 받았으면 좋겠다"고 솔직하게 이야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