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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와 나와 홍매와' 신구X손숙, 연극계 거장이 말하는 '잘 죽는 법' (종합)

입력 2020-02-18 18:2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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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POP=이지선 기자]신구와 손숙이 잘 죽는 법에 대해 이야기했다.

18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에서 연극 '아버지와 나와 홍매와(이하 홍매와)' 프레스콜이 열려 배우 신구, 손숙, 조달환, 서은경, 최명경이 참석했다. 이날은 전막 시연과 더불어 기자 간담회가 진행됐다.

연극 '홍매와'는 아버지의 죽음을 앞두고 가족들의 일상을 덤덤하게 묘사하고 그 안에서 부모 자식간의 사건과 가족들이 기억하는 지점을 섬세한 이야기로 풀어나간다.

간암 말기의 아버지 역에는 배우 신구가, 가족을 위해 한평생 희생하는 어머니 역에는 손숙이 캐스팅됐다. 이어 아들 역에는 극세사 연기로 호평받은 조달환 배우가 합류했다. 앞서 한 차례 아버지와 아들로 완성된 호흡을 자랑한 신구와 조달환의 조합이 시선을 끌었다. 맛깔스럽고 푸근한 연기의 최명경과 푼수같지만 미워할 수 없는 며느리 역의 서은경도 힘을 보탰다.

무대 위에서 거친 호흡과 공허한 눈빛, 떨리는 눈꺼풀로 디테일을 살려 연기한 신구는 "죽는 데에 잘 죽고 잘 못 죽는 게 있는가 싶다. 생명 연장책으로 여러 가지 방법을 동원하는데 자연스럽게 자기가 호흡하는 곳에서 가족하고 같이 이별하는 게 잘 죽는 방법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한다"고 작품의 메시지를 해석했다.

손숙은 "이미 가망없는 사람에게 병원에서 주렁 주렁 달고 빼지도 못하고 낀 채로 있는 건 안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여기서도 어머니는 병원에서 남편이 죽는 걸 싫어하고 가족과 함께 마지막을 함께 하는 것을 원한다. 저도 요새 관심이 많아서 의사 선생님과 이야기를 하니까 고통을 너무 느끼지 않고 가는 법이 있다고 들었다. 고통은 줄이되, 생명을 연장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잘 죽는 것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밝히기도.

실제 아버지의 죽음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다고 밝힌 조달환은 "어릴 때부터 남들보다 죽는 것에 대해 생각을 많이 했다. 아버지가 실제로 유언을 하실 때 '너무 슬퍼하지 마라, 사는 게 좋을지, 죽는 게 좋을지 모른다. 그래서 너무 슬퍼하지 말고 추억만 기억해달라'고 말씀하신 게 기억이 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는 "죽음은 늘 곁에 있기에 오늘 하루를 미친듯이 열심히 사는 게 중요하다. 이 내용이 연극에 다 포함되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해 이목을 집중시켰다.

마지막으로 신구는 최근 발생한 '코로나19'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요즘 우한 폐렴때문에 공연장이 썰렁하다. 부디 여러분들이 잘 써주셔서 읽으신 분들이 '꼭 가봐야 겠다'고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부탁했다.

이어 손숙은 "저도 같은 말씀드리고 싶다. 두 달간 준비를 열심히 했는데 코로나가 덮치는 바람에 걱정도 많고 취소표도 많다. 지금 공연장은 초토화다. 정부에서도 중소상인까지 관심을 가지면서 공연장에 대한 관심은 아무도 없다"고 토로했다.

또 그는 "굉장히 힘들지만, 많이 도와주셨으면 좋겠다. 저희는 배우니까 몇분이 앉아 있어도 공연하는 게 맞다. 그러나 속상한 건 사실이다. 마지막날까지 열심히 공연하겠다"고 포부를 밝히며 훈훈하게 마무리했다.

'홍매와'는 실제 작가 김광탁의 자전적 스토리로 아픈 아버지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인 만큼 우리 시대의 삶과 죽음의 경계, 기억과 망각의 경계, 과거와 현재의 경계가 무엇인지 생각해보게 한다.

한편 연극 '아버니와 나와 홍매와'는 내달 22일까지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에서 공연된다.

[사진 = 황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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