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정혜연 기자]'계약우정'이 얽혀있던 미스터리를 모두 풀고 진한 감동과 여운을 남겼다.
지난 14일 KBS2 월화 드라마 '계약우정'(연출 유영은, 극본 김주만)이 극본 4부를 끝으로 종영했다.
'계약우정'은 존재감 없던 평범한 고등학생 찬홍이 우연히 쓴 시 한 편 때문에 전설의 주먹이라 불리는 돈혁과 '계약우정'을 맺게 되면서 벌어지는 좌충우돌 시(詩)스터리 모험기를 그린 드라마로, 시가 가진 서정성과 미스터리한 서스펜스 구조가 위화감 없이 절묘하게 조화된 작품이었다.
떠오르는 신예 배우 이신영의 첫 주연 작품으로 그가 김소혜, 신승호와 함께 만들어나갈 케미도 큰 기대를 모았다. '계약우정'은 열정적이지만 그만큼 불안정한 우리의 열아홉 살을 떠올리게 하는 작품으로 많은 이들의 공감을 자아냈다.
앞서 김소혜는 제작발표회에서 엄세윤이란 캐릭터에 대해 매력에 대해 "좋아하는 것을 이루려 나아가는 모습이 매력적이었다. 극중 세윤의 부모님이 미술에 반대를 많이 하신다. 그걸 허락받기 위해 용기가 필요했다"라고 말한 바. 매회 성장하고 단단해지는 엄세윤의 모습은 많은 시청자들의 응원을 받았다.
이날 김소혜는 당찬 캐릭터를 많이 하는 이유 역시 "제가 닮고 싶어 하는 부분이 캐릭터에 많이 있다. 신념을 가지고 나아갔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가지고 있다. 지금은 그것을 다져가고 부딪혀가는 과정이다"라고 설명하며 엄세윤의 성장기는 곧 김소혜의 성장기로 보일 만큼 캐릭터와 높은 싱크로율을 보여줬다.
'계약우정'은 신서정의 죽음과 연관된 미스터리를 시를 통해 풀어나간다는 점이 굉장히 신선했고, 많이 이들의 가슴을 울렸다. 짧은 시구절이 때론 열 마디 문장보다 더 큰 의미를 전달하는 힘이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많은 의미가 함축돼있는 시를 해석하는 것이 곧 미스터리를 푸는 방법으로, 반전에 반전이 거듭하는 스토리와 가슴 따뜻한 교훈은 과하지 않게 잘 어우러졌다.
지난 14일 방송된 '계약우정'에서는 안성도(윤여운 분)가 엄세윤(김소혜 분)에게 자신이 미트라라고 밝히며 신서정을 조평섭한테 갖다 바쳐서 죽게 만든 게 본인이라고 밝혔다. 늘 혼자였던 자신이 억울하고, 김대용(이정현 분)의 괴롭힘을 당할 때 누구 하나 도와주는 사람이 없어서 남들의 우정도 박살 내버리겠다는 마음에서 일을 저질렀다고 고백했다.
이에 박찬홍(이신영 분)은 "나도 솔직히 우정이 뭔지 잘 모른다. 나도 허도혁 처음 봤을 때 살면서 절대 엮이기 싫어하고 잘 알지도 못하면서 경표랑 맨날 수군댔다. 그런데 가까이 가니 나랑 다를 게 없더라. 매일 불안하고, 모르는 것 투성이고, 매일 상처받고, 그냥 다 똑같더라"라며 "네가 보기에 다 가진 것 같은 서정이 누나도 네랑 다르지 않았던 그냥 사랑받고 싶고 행복해지고 싶은 19살뿐이었다는 이야기다"라고 강조했다.
안성도는 박찬홍의 말에 공감하며 참회의 눈물을 흘렸다. 안성도는 "어차피 죽어도 아무 신경 안 쓰잖아"라며 유리 조각을 자신의 목으로 가져가며 극단적인 시도를 했다. 허돈혁은 그런 안성도를 붙잡으며 "살아. 살아서 버텨. 네가 걱정돼서도 아니고 널 용서해서도 아니야 어쨌든 살아 어떻게든 살아"라고 말했다.
이후 박찬홍은 허돈혁을 안아주며 "고생 많았다. 이제 그만 서정이 누나 잘 보내주자 이렇게까지 네 벌줬으면 누나도 다 용서했을거다. 누나가 위에서 얼마나 속상했겠냐 이제 그만 네 용서해라 이 동굴에서도 이제 그만 나와라. 네 잘못 아니다 돈혁아"라며 그를 다독였고, 허돈혁은 눈물을 흘렸다.
엄세윤 또한 아빠와 통화하며 "내가 미술을 얼마나 잘할 수 있을지, 이걸로 밥 벌어먹고 살 실력인지 모른다. 그런데 내가 적어도 그림 그릴 때 어떤 기분인지는 안다. 그림을 그리면 세상이 꽤나 살만하게 예뻐 보인다. 그래서 그림 그릴 거다. 내가 행복하면 되는 거 아니냐, 좋아하시든 싫어하시든 상관없다. 난 계속 얘기할 거고 내가 먼저 문 걸어 잠그진 않을 거다"라고 솔직하게 말한 후 후련한 미소를 지었다.
'계약우정은' 박찬홍의 "벚꽃의 꽃말은 절세미인과 순결, 삶의 덧없음, 죽음이고 유채꽃은 명랑과 희망이다. 열아홉은 벚꽃과 유채꽃 사이를 걷는 것과 같다. 죽음과 희망 사이를 줄타기한다"라는 내레이션으로 마무리됐다. 4부작이 너무 짧게 느껴지기도 했지만 그 여운은 오래도록 많은 이들의 가슴속에서 잔잔하게 남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KBS2 '계약우정' 후로는 '본 어게인'이 오는 4월 20일 방송될 예정이다. '본 어게인'은 두 번의 생으로 얽힌 세 남녀의 운명과 부활을 그리는 환생 미스터리 멜로드라마로 장기용, 진세연, 이수혁이 출연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