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천윤혜기자]"IMF 잔상 참고삼아 세계관 만들었어요."
'파수꾼'의 윤성현 감독이 9년 만에 새 작품으로 돌아왔다. 그가 연출을 맡은 '사냥의 시간'은 새로운 인생을 위해 위험한 작전을 계획한 네 친구들과 이를 뒤쫓는 정체불명의 추격자, 이들의 숨막히는 사냥의 시간을 담아낸 추격 스릴러물. 이제훈, 안재홍, 최우식, 박정민, 박해수 등 출연 배우진부터 윤 감독의 존재감까지 '사냥의 시간'은 공개 전부터 큰 관심을 휩쓸었다.
영화는 당초 지난 2월 극장에서 개봉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로 인해 개봉이 연기됐고 결국 넷플릭스에서 공개하는 것으로 결정됐다. 24일 화상 인터뷰를 통해 헤럴드POP과 만난 윤성현 감독은 "어려운 상황 속에서 190개국에 동시에 개봉할 수 있어서 설레고 영광이다. 오랜 기다림 끝에 공개한 거다 보니까 많은 사람들 볼 걸 생각하니까 설레기도 하고 겁이 나기도 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그러면서 "개인적으로 190개국 넷플릭스 통해 보여질 수 있어서 기쁘게 생각하고 있다"며 넷플릭스 공개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그는 '사냥의 시간' 시나리오를 쓰게 된 계기에 대해 "처음에는 지옥에 빗댄 말에서부터 시작됐다. 지옥에서 생존에 관련된 이야기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었다. 이를 장르적으로 풀면 어떨까 싶었다. 리얼한 현대를 배경으로 얘기할 수 있지만 영화라는 매체가 장르를 통해서 은유적으로 표현할 수 있기 때문에 이 장르를 어떻게 풀어낼까 고민을 많이 했다. 범죄 장르와 서스펜스 장르, 서부극을 좋아하다보니까 흥미로울 매력들을 섞고 싶었다. 여러 장르를 표현해보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영화에서 근미래 세계관을 탄생시킨 것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을 덧붙였다. "미래라는 개념에 집중해 만든 건 아니고 영화를 구상했을 때 워낙 청년세대가 한국을 지옥에 빗대서 표현하니까 우화적인 공간을 만들고 싶었던 거다. 한국의 이미지가 지옥 같지는 않지 않나. 정서적으로 그렇게 느껴질 뿐이다. 그럼에도 그런 어휘가 나온다는 건 의미하는 바가 깊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렇다면 진짜 지옥 같은 이미지의 공간을 만들어보고 싶었다. 개인적으로는 SF 영화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지옥 같은 미래의 환경이 될 거라는 것보다는 우화적인 공간으로 만들어보고 싶었다. 저는 개인적으로 어렸을 때 IMF도 겪어 그런 잔상들도 있었다. 남미 갔을 때 남미도 화폐가치가 무가치한데 그런 기억들을 참고삼아 이런 세계관을 만들면 재밌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구상하게 됐다."
아울러 "개인적인 욕심으로는 제대로 된 세계관을 펴치고 싶지만 규모나 제작비 여건 상 그렇게 할 수 없다 보니까 현실적으로 구현할 수 있는 영역에 집중할 수밖에 없었다. 실제 슬럼화된 도시들을 많이 참고했다. 남미나, 미국도 디트로이트 등을 많이 찾아보고 그런 부분들을 어떻게 한국적으로 표현할까에 집중했다"고 밝히기도.
'사냥의 시간'은 넷플릭스 공개 직후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결말에 대한 호불호가 나뉘기도 했다. 윤 감독이 본 결말은 어떤 느낌이었을까. "지옥도에서 벗어나고 싶어하고 낙원으로 도망가고 싶은 심정들이 큰데 그게 성공했을 때의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그게 정말 성공인지, 지옥에서 벗어났다고 해서 행복하게 살 수 있는 방향인지 고민이 있었다. 주변에 힘들게 살아가는 친구에게 편지를 쓰는 이야기에서부터 시작한 건데 그걸 장르적으로 풀어나가면서 쓰다 보니 장르적인 면에 집중해 보셨으면 (결말이) 허탈할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럼에도 드라마적 요소가 강한 기존 한국 영화들과는 분명히 다른 영화를 만들어낸 윤 감독. 그는 "우리나라 영화는 모든 인물이 사연있어야 하고 이유 있어야 하고 그러다보니 인물이 가진 공포감이 약해진다는 생각한다. 심해도, 우주도 낯설기 때문에 무서운 건데 친숙하면 절대적인 두려움들이 덜 표현되지 않을까 생각됐다. 그러다보니까 개인적인 취향으로 한국에서도 이런 영역의 킬러, 악역이 존재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으로 만들었다"며 영화 속 끊임없이 공포감을 주는 한 캐릭터에 대한 설명도 덧붙였다.
([팝인터뷰②]에 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