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이미지 기자] “몇초 찍고 멋진 액션 만들어준 감독님에 감사” 영화 ‘꽃잎’, ‘범죄소년’, ‘명량’,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 ‘군함도’ 등 매 작품에서 여리여리한 체구와는 달리 강인한 에너지를 내뿜었던 배우 이정현이 신작 ‘반도’를 통해 생애 첫 액션 블록버스터에 도전했다. 이번 작품에서 이정현은 여전사로 변신한 가운데 액션 블록버스터 장르에서 주체적인 여성 캐릭터를 연기했다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
최근 서울 종로구 소격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헤럴드POP과의 인터뷰에서 이정현은 ‘반도’를 통해 액션, CG 연기를 처음 접하게 됐다며 배우로서 색다른 경험이었다고 만족감을 표했다.
이정현은 연상호 감독과 지난 2014년 개최된 제8회 대단한 단편영화제 심사위원으로 인연을 맺었다가 ‘반도’를 통해 작업까지 같이 하게 됐다. 이정현은 ‘부산행’ 팬이었기에 속편 출연 제의에 설렐 수밖에 없었다.
“감독님이 ‘부산행’ 한창 준비하실 때 단편 심사를 같이 한 적이 있다. 이후 따로 연락을 하지는 않았는데 어느날 갑자기 연락이 오셔서 작품 같이 하자며 시나리오를 읽어보라고 하시더라. 시나리오가 너무 좋아서 바로 하고 싶었다. ‘부산행’ 배우들이 같이 나오거나 했다면 부담됐을 텐데 그때와 다른 공간에서 일어나는 일들이라는 게 신선했다. 진화된 좀비들도 재밌었다.”
이정현은 극중 폐허의 땅에서 들개가 된 생존자 ‘민정’ 역을 맡았다. ‘민정’은 좀비와 631부대의 습격으로부터 가족을 지키기 위해 물불을 가리지 않는 인물이다. 이정현은 ‘민정’의 강인함이 모성애에서 비롯된다는 것에서 충분히 공감할 수 있었다.
“평범했던 여자가 4년이라는 세월이 흐르는 동안 전사가 되지 않았나. ‘민정’의 전투력이 모성애에서 나왔다고 생각하니 모든 게 납득이 되면서 캐릭터가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실제 막내딸로 언니들이 결혼해서 조카가 8명이나 있다. 어릴 때부터 조카들을 잘 돌봐주고 했어서 부모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이해하는데 도움이 됐다. 이레, 예원이가 엄마, 엄마 하면서 잘 따라다녀서 도움이 되기도 했다.”
무엇보다 이정현은 ‘반도’를 통해 처음으로 액션, CG 연기에 도전하게 됐다. 프리 프로덕션 단계에서부터 철저하게 준비한 연상호 감독 덕에 걱정했던 것과 달리 힘들지 않게 촬영할 수 있었다며 고마운 마음을 드러냈다.
“모든 배우들이 제일 하고 싶어 하는 게 액션이라 나 역시 설레고, 신났다. 만반의 준비를 해야 한다고 들어서 두, 세달 액션스쿨을 다니면서 별의별 것을 다 연습했는데 촬영에서는 하나도 못쓰고 내려치는 등 단순한 동작만 했다. 그런데 완성된 걸 보니 동작이 크고 멋지더라. 감독님이 액션 몇초만 시키셨는데도 하나의 시퀀스가 완성된다는 게 놀라웠다. 애니메이션을 많이 만드셔서 그런지 컷 계산이 천재적이더라. 힘들 줄 알았는데 감독님이 몇초만 시키시니 오히려 에너지가 넘쳤다. 재밌게 찍었다.”
이어 “CG 연기 역시 처음 접해봤는데 위험할 수 있는 부분을 훨씬 더 안전하게 촬영하니 그 에너지를 연기에 더 집중해 방출할 수 있어서 배우한테는 좋은 것 같다. 감독님이 1년 전 시뮬레이션을 준비해서 배우에게 보여주니깐 이해하기도 편했다. ‘반도’는 정말 좋은 경험이었다. 현장에서 바로 합성해 보여주는데 그 시스템이 너무 신기했다. 할리우드보다 훨씬 적은 제작비인데 한국이 해내는구나 싶고 뿌듯했다”고 회상했다.
뿐만 아니라 ‘반도’는 코로나19 여파로 극장가가 침체된 상황에서 선보이게 된 가운데 개봉 7일 만에 200만 관객을 돌파하는 등 흥행 질주하고 있다. 이정현 역시 그런 부분이 감사할 뿐이라며 사랑스러운 미소를 지어 보였다.
“코로나19가 심해서 개봉해도 될지 걱정됐는데 많은 관객들이 극장을 찾아주셔서 반갑고, 고맙다. 활력을 되찾는 것 같아서 좋다. 앞으로 영화 못찍는 거 아닌지 걱정 많이 했는데, 큰 희망이 보이는 것 같아서 너무 기쁘다. 특수관에서 보면 더 재밌다고 하니 보신 분들도 다시 한 번 즐길 수 있을 것 같다. 이 활력이 계속 이어져서 매년 여름마다 생각나는 영화가 되면 좋겠다. 우리 영화를 기점으로 해서 이후 많은 영화들이 개봉하는데 다 잘되기를 바란다. (웃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