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이미지 기자] “1이 변화구였다면, 2는 직구다” 양우석 감독이 지난 2017년 개봉해 440만명 이상의 관객을 끌어들였던 영화 ‘강철비’의 상호보완적인 속편 ‘강철비2: 정상회담’을 올 여름 극장가에 내놓았다. 양우석 감독이 ‘강철비’에서 전쟁과 한국의 핵무장에 대한 이슈들을 다루었다면, ‘강철비2: 정상회담’에서는 북의 내부 붕괴와 평화적인 비핵화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었다.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헤럴드POP과의 인터뷰에서 양우석 감독은 ‘강철비’ 시리즈 두 편을 선보이며 숙제를 끝낸 것 같은 기분이 든다고 털어놨다.
“처음부터 2를 염두에 둘 수밖에 없었다. 한 편 더 하는 게 운명이다 싶었다. 1의 경우는 사실 있을 수 없는 설정이다. 대한민국이 남북문제에 있어서 결정권을 가질 수 없는데 대한민국 정부가 북한 지도자를 히든카드로 갖고 있으면 대한민국에 물어보는 상황이 되는 판타지로 스타트를 끊어 리얼리티로 나아가는 변화구였던 거다.”
이어 “2의 경우는 심해진 미중갈등 등 냉정하게 국제정세 질서를 보여주며 대한민국은 아무 것도 할 수 없다는 리얼리티에서 출발해 평화체제로 어떻게 나아갈 수 있을지 그 길을 모색하는 직구인 거다. 그래서 ‘강철비2: 정상회담’은 상호보완적 속편이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강철비2: 정상회담’은 크게 보면 분단물이지만 중간 중간 블랙코미디는 물론 후반부 한국 영화 최초 긴박한 잠수함 액션을 통해 소재를 떠나 영화적인 재미를 선사하고 있다.
“한국 영화가 자본이 어마어마하게 들어가는 할리우드 영화 사이에서 버텨온 힘은 복합 장르다. ‘강철비’는 크게는 분단물이지만 밀리터리 액션에 로드무비 같은 느낌도 넣었었다. 이번에는 블랙코미디 요소를 넣어서 어렵게 보이는 걸 상쇄시켜보자 싶었다. 어려운 이야기가 쌓이고 쌓이면 숨 막혀서 영화를 못보지 않나. 그래서 틈틈이 은유, 대유 등을 넣었다.”
그러면서 “세 정상이 어디에 갇혀야 아이러니가 클까 고민하다가 찾을, 구할 방법이 없는 핵잠수함을 떠올렸고 잠수함 액션까지 가게 됐다. 분단물 큰 틀 안에 여러 장르가 섞여져 있는 거다. 모험이기는 한데 시도해보지 않은 장르를 보여드리고 싶었던 게 확실하게 컸다”고 덧붙였다.
뿐만 아니라 양우석 감독은 봉준호 감독이 ‘기생충’으로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수상 후 언급했던 1인치 장벽을 적극적 활용하려고 했다고 강조해 흥미로웠다. 북한어에 자막을 넣은 것도 그런 이유에서였다.
“시나리오 돌려야지 할 때부터 정말 어려운 시나리오를 돌리고 있다고 이미 소문이 악명 높았다. 핵잠수함 안에서 미국 대통령이 속내를 밝힐 때 내용상으로는 심각한데 가장 웃기게 써보자 마음먹었었다. 자국의 이득을 극대화하는 게 외교라는 이야기를 어떻게 재밌게 할까 고민하다가 통역이라는 장벽을 거꾸로 재밌게 가보자 싶었다. 막내 동생 느낌의 유연석이 연기한 ‘조선사’를 통해 글로는 어렵지만, 화면으로 보면 다를 거다 싶었다. 또 미국 대통령에게 자막을 넣으면 헷갈릴 수 있으니 통역 대사만 자막으로 넣자 싶었다. 코미디 넣으려는 파트를 일부러 어려운 파트로 결정했고, 봉준호 감독님의 1인치 장벽을 적극적으로 써보자는 생각이었다.”
아울러 “북한어에 자막을 따로 넣은 건 평화 체제 구축을 이야기하려면 평화로 가든, 통일이 되든, 사이가 나쁜 이웃이 되든 등은 부차 문제고 북한도 독립된 외국처럼 인정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북한어를 묘하게 우리말식으로 바꿔 북한어 그대로 자막에 써줘보자 싶었다. 관객들의 궁금증을 일으킬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비하인드 스토리를 공개했다.
“왠지 모르겠지만 해야 할 숙제였던 작품이었다. 두 개의 영화로 해외 정치외교 전문가들의 한반도 시뮬레이션을 보여드릴 수 있게 돼 숙제를 끝냈구나는 생각이 있다. ‘강철비2: 정상회담’은 여러 장르가 섞여 있어 골라먹는 재미가 있지 않을까 싶다. 틈을 찾아 재밌게 해보려고 노력했으니 은유, 대유 등을 찬찬히 찾아보시면 뷔페처럼 골라먹는 재미가 있을 거다. (웃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