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NEMA

[팝인터뷰]'비상선언' 이병헌 "20대 때 공황장애 경험 충격적..리얼하게 표현하고 싶었다"(종합)

입력 2022-07-28 17:3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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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이병헌/사진=BH엔터테인먼트 제공
배우 이병헌/사진=BH엔터테인먼트 제공

[헤럴드POP=이미지 기자] 배우 이병헌이 '비상선언' 촬영 당시를 떠올렸다.

이병헌은 지난 2019년 개봉한 영화 '남산의 부장들' 이후 연이은 촬영으로 바쁜 나날을 보내다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개봉이 미뤄지면서 2년이 넘어서야 관객들을 만나게 됐다. 신작 '비상선언'이 올 여름 극장가에 드디어 출격하게 된 것.

최근 헤럴드POP과 화상으로 진행한 인터뷰에서 이병헌은 '비상선언'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냈다.

"'남산의 부장들'이 많은 관객들에게 사랑을 받던 와중에 팬데믹이 시작됐다. 그 이후 영화 촬영은 쉼 없이 했는데 공개는 '비상선언'이 몇년 만에 처음이다. 늘 1년에 2번, 적어도 1번은 작품을 공개하고 관객들을 만나는 게 내 일상이었는데 어느 순간 뚝 끊기고 소통 없이 촬영만 하고 지내다가 며칠 전 시사회를 통해서 극장 안에서 관객들을 만나게 됐는데 감정이 새로웠다. 늘 하던 일이었는데도 감사한 일이라는 걸 새삼 느꼈던, 너무 좋았던 날이었다."

영화 '비상선언' 스틸
영화 '비상선언' 스틸

이병헌은 극중 딸아이의 치료를 위해 비행기에 오른 탑승객 '재혁' 역을 맡았다. '재혁'은 비행기 탑승 전부터 자신의 주변을 꺼림칙하게 맴돌던 의문의 남성이 같은 비행기에 탄 사실을 알고 의심과 불안에 빠지다가 재난 상황에 닥친 혼란의 비행기 안에서 자신이 할 일이 무엇인지 점점 깨닫기 시작한 인물이다. 무엇보다 이병헌은 실제 공황장애를 겪은 경험이 있어 연기에 도움이 됐다고 돌아봤다.

"감독님에게 처음 이 캐릭터를 받았을 때 평범한 딸아이의 아빠 모습이었으면 좋겠다고 하셨다. 이 사람이 왜 이렇게 공포스러워하고 불안해하는지는 나중에 다 나오기는 하지만, 어쩌면 이 영화 안에서 공포감, 두려움 등을 가장 먼저 표현하는 승객들의 대변인이라고 생각했다. 비행기를 탑승하는 자체에서 이미 공포감을 느끼고 있기 때문에 작은 것 하나에도 놀라고 무슨 일이 벌어지는 건지 고개를 빼꼼 내밀고 관찰하기에 승객들을 대변하는게 아닌가 싶었다."

이어 "25~6살 때쯤 미국 가려고 비행기를 탔을 때 처음 공황장애를 느꼈다. 숨이 안 쉬어지고 답답한 경험을 했다. '난 이렇게 죽는구나' 싶을 정도로 너무 충격적이라 잊을 수 없다. '재혁'이 어떤 공포를 느끼고 증상이 어떤지 감독님과 계속 이야기를 나눴는데 내가 경험이 있는 만큼 잘 표현할 수 있겠다 싶었다. 공황장애에 대한 표현들을 슬쩍슬쩍 보여주는데 이걸 아는 사람으로서 리얼하게 표현하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뿐만 아니라 이병헌은 이번 작품에서 평범한 아빠로 변신한 가운데 실제로도 자식이 있는 만큼 확신과 자신감을 갖고 연기할 수 있었다고 털어놨다.

"아이가 있기 전이라면 한 아이의 아버지로 나오는 것에 대한 부담이 있었을 거다. '아빠가 되면 어떤 기분일까?', '아이를 어떻게 대해야 할까?' 등 고민이 많았을 텐데 실제 경험이 확신과 자신감을 줬다. 다만 난 아들밖에 없으니 지인들 중에 딸이 있는 아빠들을 관찰 많이 했다. 아들 둔 아빠와 딸을 둔 아빠는 되게 다른 것 같다. 아이와 노는 방법도 다르더라."

배우 이병헌/사진=BH엔터테인먼트 제공
배우 이병헌/사진=BH엔터테인먼트 제공

더욱이 '비상선언'은 할리우드 세트 제작 업체와 협력해 실제 대형 비행기를 미국에서 공수하고, 비행기의 본체와 부품을 활용해 세트를 제작한 것은 물론 비행기 세트를 360도 회전시킬 짐벌을 완성해 촬영에 투입했다. 지름 7m, 길이 12m의 사이즈로 제작된 롤링 짐벌로 실제 크기의 항공기 세트를 회전시키며 촬영한 사례는 대한민국 최초일 뿐 아니라 외국에서도 찾아보기 어려울 만큼 독창적인 프로덕션으로 극한의 사실감을 선사한다. 야외에서 촬영을 한 송강호는 비행기 세트 촬영을 부러워했다가 직접 방문해본 뒤 공포스러웠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병헌은 대단한 촬영이었다고 치켜세웠다.

"원래는 미국에서 짐벌 작업을 많이 했었던 팀을 불렀는데 팬데믹 때문에 딜레이가 되다가 결국 못오게 됐고 우리가 직접 만들게 됐다. 할리우드에서도 이렇게 큰 사이즈의 비행기를 돌린 적은 없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러다 보니 겁이 나고 긴장이 됐다. 배우들이 탑승하기 전에 수십번 테스트를 진행했지만 100명 정도 인원이 탑승한 상태에서 돌리는 건 또 다르니 걱정됐다. 그런 공포스러움이 연기에도 도움이 어느 정도 되지 않았을까 싶다. 며칠 지나고는 익숙해졌고 나중에는 놀이기구 타는 것처럼 여유롭게 탈 수 있었다. 대단한 촬영이었다고 생각한다. 안에서만 하는 배우들이 있고, 바깥에서만 하는 배우들이 있었는데 서로가 서로를 궁금하고 부러워했던 것 같다."

'비상선언'은 재난을 맞닥뜨린 인물들이 각자의 방식으로 소중한 사람을 지켜내기 위해 애쓰는 모습을 담아낸 만큼 코로나19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 모두의 공감대를 형성하기 충분하다.

"처음 영화 촬영이 시작되고 나서 팬데믹이 시작됐다. 현실이 영화를 앞서가는 상황들도 생기지 않았나. 우리가 힘든 시간들을 보내고 나서 영화를 보니깐 감정이입이 심하게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영화를 보면 여러 인간 군상들이 나오지 않나. 나라면 과연 어떤 판단을 내리고 행동했을까 자기를 대입시켜서 질문하게 되는 상황들이 여러 군데 있는 영화라고 생각한다. 팬데믹을 겪고 난 이후라 생각이 더 깊어지고 많아질 것 같다. 우리 영화가 팬데믹 상황과 묘하게 맞닿아 있는 느낌이 들어서 공감대를 깊게 형성하지 않을까 싶다. 모두 힘든 시간들을 보냈는데 거기에 보답할 만한, 훌륭한 영화가 나온 것 같아 뿌듯하다.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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