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박서현기자] '마스크걸'이 고현정을 만나 더욱 빛났다.
24일 오후 서울시 봉은사로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마스크걸'의 주역 고현정 라운드 인터뷰가 진행됐다.
'마스크걸'은 외모 콤플렉스를 가진 평범한 직장인 김모미가 밤마다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채 인터넷 방송 BJ로 활동하면서 의도치 않은 사건에 휘말리며 벌어지는 이야기로, 김모미의 파란만장한 일대기를 그린 넷플릭스 시리즈. 고현정은 죄수번호 1047로 불리는 것에 익숙한 중년의 김모미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고현정은 "늘 그렇듯이 아쉽다. 하겠다고 했을 때 제가 어떻게 나오는지보다도 이 작품이 전체적으로 어떤 톤으로 나오게 될까 궁금했다. 그 부분을 봤는데 기대한대로 나온 것 같아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라며 완성된 '마스크걸'을 본 소감을 전했다.
'마스크걸'은 '김모미' 캐릭터를 두고 이한별, 나나, 고현정이 연기를 한다. 3인 1역인 셈. 흔치 않은 전개 방식이듯 부담감도 많았을 터. 이에 대해 고현정은 "이 질문을 많이 받았었는데 저는 정말 좋았다. 제작발표회 때도 말씀드렸는데 살아보니 10대, 20대, 30대 그리고 지금 50대인데 나 자신은 그닥 변하지 않은 것 같지만 10대 때 봤던 친구를 우연히 보면 너무나 다르게 느껴질 때가 있지 않나. 저라는 사람도 누군가에게 그렇게 비춰질 수 있지 않나 싶어서 부담되지 않았고. 그게 훨씬 더 사실적인 구성이고 보시는 분들에 대해서도 억지스럽지 않을 수 있고 현실감이 있을 것 같았다"라고 말했다.
이어 "셋이 연기하는 것은 안 해본 것이기 때문에 하는 것에 의해 특히 좋았던 건 제가 마지막 부분이어서 더 좋았다. 저보다 어린 나이를 해야한다던가 나이 많은 나잇대를 하는 게 아니라 제 나이 비슷한 캐릭터를 해서 아주 좋았다"라고 전했다.
주오남 역의 안재홍은 '마스크걸' 공개 후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은퇴작 아니냐'는 말을 들을 정도로 파격적인 연기도 서슴 없이 했기 때문. 고현정 역시 너무 놀랐다며 "남자배우들이 여자배우들 못지 않게 외모를 신경 쓰시는 걸로 알고 있다. 거울을 더 본다"면서 "아이시떼루 할 때 '이건 진짜다, 저 사람도 그런 모습이 있나' 싶을 정도로 '연기란 이렇게 해야하는구나' 느꼈다. 새로운 역할을 맡아서 한다 하면 '이렇게 해야하는건데, 나 뭐했지?' 싶더라. 반성하게 됐다. '밀리겠다' 욕심이 나더라. '아 밀렸다, 더 했어야 했다' 할 정도로 배우로서 자극도 받고 '졌다, 배우고 싶다. 한참 멀었다' 좋은 자극을 받았다. 염혜란 씨에게도 마찬가지"라며 극찬을 쏟아냈다.
외모 콤플렉스에서 시작되는 이야기고,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미의 여신인 고현정이기에 외모 이야기도 빠질 수 없었다. 고현정은 "어떻게 보면 제가 외모로 등극을 했다. 그때는 제가 괜찮은줄 알았다. 중간에 없어졌다가 다시 나왔을 때 진짜 외모 덕인 줄 알았다. 다시 나왔을 때도 외모에 대해 극찬을 많이 받고 모질게 떠났었던 것에 비해 너무 따뜻하게 맞이해주셔서 외모 덕이라고 솔직히 생각했는데 여러가지 구설에도 오르고 난관에 봉착하기도 했을 때 '고현정에게 외모란 모든 사람에게 있는 외모와 다르지 않다, 똑같다' 싶더라. 저는 운이 8~9할이라는 생각을 50살 넘으면서 생각하게 됐다"라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이어 "이번에 '마스크걸'을 하게 된 것도 저라는 사람을 이런 장르물에서 생각했다는 게 신기할 정도다. 저는 장르물을 좋아하고, 자기 PR시대라 자신을 많이 드러내는데 저는 이메일도 없는 사람이라 아예 제 정보가 없다. 공식적인 자리가 아니고선 꾸며진 모습 외엔 실제 모습을 보여드릴 기회가 전혀 없고 저에 대한 생각을 나눈 적이 없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장르물이 저에겐 오지 않을거라 생각했다. 영화도 아는 분이 있으니 얘기도 좀 하고 인간관계를 잘 하면 그분들에게 정보를 줄 수 있지만 거의 안 하는 편이라 이 작품이 들어왔을 때 정말 반가웠고 '정말 페어한 캐스팅'이다 싶었다. '외모는 별로 중요하지 않구나' 느끼게 된 '마스크걸'이었다"며 웃었다.
고현정은 "저도 다른 배우들처럼 뽀얗고 그렇지 않다. 기미도 좀 있고 선블록을 그렇게 열심히 바르는 사람도 아니다. 잘 안 돌아다니고 잘 씻고 그래서인 것 같다. 최대한 덜 바르고 최대한 남의 손에 제 얼굴을 안 맡긴다"며 피부비결을 언급하면서도 "외모는 처음이자 끝인데 빈껍데기가 되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편이다"라고 덧붙여 눈길을 끌었다.
고현정은 '마스크걸' 제작발표회에서 "30년 넘게 연기를 하다보면 누구나 다 생각하시는 부분일 텐데 너무나 봐왔던 내 모습, 얼태기(얼굴+권태기) 등 늘 쓰던 모습들을 최대한 안할 수 있게 어떻게 하면 그렇게 할 수 있을까 고민한다. 고현정이 아니고 모미로 보일 수 있을까 고민했는데, 감독님이 많이 도와주셨다"라고 언급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얼태기는 저만 느끼는 것은 아닐 것 같다. 아무리 예쁜 사람도 만족할 때가 있지만 '저 얼굴이 내 얼굴이면 어땠을까' 할 수 있는거다. 제가 요즘 많이 그런 게 와서 너무 똘망똘망한 이런 얼굴 아니고 페이소스가 있는 얼굴이라면 '좀 다양한 역할이 들어올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을 하는 중이었어서 그런 단어를 쓴 것 같다"라고 웃어보였다.
고현정과 염혜란의 젓갈창고 싸움 신도 인상 깊었다. 두 배우 모두 몸을 아끼지 않고 열연을 펼쳤기 때문. 고현정은 "젓갈창고에서 김경자와 한판 승부를 벌이는데 아예 출구가 없는 세트장이었다. 액션 하면 돔처럼 닫혀서 꼭 있으셔야 하는 분만 들어와도 안이 꽉 찬다. 너무 더울 때 촬영을 해서 숨을 못 쉬었는데 사정 없이 싸워야 하는 부분이라 제가 김경자의 목을 조르면서 '그냥 끝내자'고 하는데 진심이었다. 필요에 의해 있는건데도 너무 답답해서 한 번 닫았을 때 죽었다 생각하고 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염혜란 씨의 기운도 저에게 많은 도움이 됐다. 배우들이 힘든 것은 화면에 남지만, 스태프분들이 정말 고생하셨다. 저도 항아리 맞고 뒤로 넘어가서 혹이 날 정도로 쾅 했었는데 아프지도 않더라. '그냥 빨리 하자' 했다. 많은 스태프분들이 마음 고생 더 많이 했다"라며 명장면의 공을 스태프에게 돌려 훈훈함을 더했다.
고현정은 "밝은 고현정 하고 싶다. 제가 자꾸 검사, 변호사, 판사 따지고 들고 그만 하고 싶다"라며 밝은 캐릭터에 대한 열망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여우야 뭐하니' 그런 캐릭터, 제가 '대추나무'에서 말숙이로 데뷔했는데 밝은 역할을 하고 싶다. 또 제 안에 그게 없다고 하면 많다. 그래서 힘 안 들이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더 늙기 전에, 멍하니 있을 때가 많은데 그럴 때 갖다 쓰는 게 좋지 않을까 싶다"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또한 "어울리는 것에 대한 기쁨을 '마스크걸'에서 진하게 느꼈다. 이번에 감독님이 장으로서 아우르면서 이끌어가는, 대화를 좀 하고 나면 설득이 돼서 다른 게 더 많이 생각나고 윽박지르거나 강요하는 게 아니라 디렉션 주시는 게 '바른 것의 힘'이 이렇게 크구나 많이 느꼈다. 그래서 다 해주고 싶었다. 배우들과 즐겁게 오랜만에 해본 것 같아서 행복했다"라며 환하게 미소 지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