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이미지 기자] 김지운 감독에게 '거미집' 작업은 영화에 대해 다시 한 번 고민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됐다.
김지운 감독과 영화 '거미집'을 통해 다섯 번째 협업을 한 송강호는 김지운 감독의 '조용한 가족', '반칙왕'이 떠오르는 작품이라고 치켜세운 바 있다. 이는 김지운 감독이 팬데믹을 겪으면서 영화란 무엇인지 돌아보게 됐고, 그걸 투영한게 '거미집'이기 때문이다.
최근 서울 종로구 소격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헤럴드POP과의 인터뷰에서 김지운 감독은 앞으로도 안주하지 않는 감독이 되고 싶다고 바람을 표했다.
이날 김지운 감독은 "팬데믹으로 인해 한국 영화가 침체기를 맞게 되면서 영화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됐다"며 "한국 영화계를 더 되돌아보니깐 70년대가 암흑기, 침체기였다. 검열이라는 가장 고통스러운 장치까지 있었다. 60년대가 한국 영화의 첫 번째 르네상스였다가 70년대에 뚝 떨어진 건데 그 시대 선배 감독들은 어떻게 그걸 돌파했을까 싶었다"고 전했다.
이어 "선배 감독들은 이런 곤경을 어떻게 헤쳐나가 2000년대 두 번째 한국 영화 르네상스를 가져올 수 있었을까 고민하면서 '거미집'이라는 영화를 만들게 됐다"며 "70년대를 배경으로 해서 결국 모든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끝내는 한 사람의 이야기로 지금 시점에서 뭔가 격려와 응원을 줄 수 있는 영화가 되지 않을까 싶었다"고 덧붙였다.
더욱이 김지운 감독은 '거미집' VIP시사회 후 한 동료 감독의 반응에 감동을 받은 일화를 공개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팬데믹 이후 한국만 유난히 회복력이 더딘 것 같다. 시사회 후 영화인들이 속을 트이게 해준 영화라고 해줘서 기분 좋았다. 어떤 동료 감독은 영화를 너무 좋게 봐서 시나리오 쓰러간다고 하더라. 누구에게 힘을 북돋아주는 영화가 됐구나 싶었다. 팬데믹 기간에 영화는 이렇게 사라지고 마는 건가, 나한테 영화란 무엇인가라는 고민들을 많이 했었다. 내가 처음 영화를 사랑하고 꿈을 꾸던 시기에 내가 던진 질문이 뭐였나 고민할 때 만난 작품이 '거미집'이었다."
그러면서 "실제 내가 영화를 만들면서 현장에서 느낀 크고 작은 상념들과 감정들이 김열을 통해서 반영됐다. 나한테 국한된게 아니라 모든 감독, 창작자, 책임자에게 똑같이 적용되는 메시지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며 "영화 작업에 대해 환멸이 올 수도, 식을 수도 있지만 내가 사랑해서 하는 거니 더이상 힘을 잃지 말고 계속 찍어야 한다는 메시지를 주더라. 긍정의 메시지를 전달해야겠다는 생각으로 만들었는데, 누군가에게 작용이 된 것 같아 뿌듯했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김지운 감독은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새로운 시도를 계속해서 하고 싶다고 털어놨다.
"난 영화적 야심을 갖고 있는 사람은 아니다. 보고 싶은 영화, 만들고 싶은 영화를 만들어왔다. 다른 장르를 시도했었는데, 리프레시 상태로 만드는게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나도 안주하지 않고 다른 걸 했을 때 나에게 에너지가 되고 원동력이 되는 거다. 그래서 항상 새로운 것들이 무엇인지 찾는 거다. 내가 나이먹는 건 상관없는데, 내 영화는 늙지 않으면 좋겠다고 말하는 이유가 그래서다."
아울러 "미국에 간 것도 그런 이유에서였다. 내가 한국에서 최고 지점에 있는 건 아니었지만, 편한 상태로 뭔가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같이 작업하는 사람들이 어려운 말을 잘 안 하고 내가 하는 건 맞는 것처럼 리액션하니 진짜 맞는 건지 어느 순간부터 불안하더라. 너무 편해지는 순간에 미국에 가게 됐다"며 "밑바닥에서부터 시작해보자 싶었고, 리프레시되는 과정이었다. 성공 자체는 중요하지 않다. 꿈과 에너지를 잃지 않는 걸 끊임없이 모색해야 하지 않나 싶다. 그게 내 텐션을 유지하는 방식이다"고 강조했다.
한편 김지운 감독의 신작 '거미집'은 다 찍은 영화 '거미집'의 결말만 다시 찍으면 걸작이 될 거라 믿는 김감독(송강호)이 검열, 바뀐 내용을 이해하지 못하는 배우와 제작자 등 미치기 일보 직전의 악조건 속에서 촬영을 밀어붙이며 벌어지는 일들을 그리는 작품으로, 현재 절찬 상영 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