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천윤혜기자]송중기와 진선규가 '승리호'에 대해 이야기하며 해외에서의 한국 콘텐츠의 성공에 뿌듯함을 드러냈다.
7일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BIFFXGENESIS 야외무대에서 영화 '승리호' 오픈토크'가 열려 배우 송중기, 진선규와 조성희 감독이 참석했다.
'승리호'는 2092년, 우주쓰레기 청소선 승리호의 선원들이 대량살상무기로 알려진 인간형 로봇 도로시를 발견한 후 위험한 거래에 뛰어드는 이야기를 담은 영화. 지난 2월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됐다.
송중기는 어제(6일) 개막식 사회를 진행했다. 그는 "작년부터 약속이 돼있었는데 어려운 상황으로 못하지 않았나. 어제 개막식을 하는데 처음에 든 생각은 오길 잘했다였다. 경험도 적은 후배지만 많은 영화 선배님들이 앞에 앉아계시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자 오신 게 느껴졌다"며 부국제에 온 것에 만족스러움을 드러냈다.
진선규는 "저는 오기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늘 같은 느낌이라 좋다. 축제같고 영화를 사랑해주시는 사람들 속에 있다는 거 자체가 좋다. 좋은 바다와 날씨, 맛있는 먹거리가 변하지 않게 늘 좋다. 영화를 할 때까지 계속 오고 싶다"고 인사했다.
조성희 감독은 10년 만에 송중기와 다시 부국제를 찾은 것과 관련해 "햇수로 10년 만에 이 자리에 왔다. 송중기 배우와 같이 '늑대소년'이 첫 선을 보였던 곳이 이 극장이었다. 다시 올 수 있게 돼 개인적으로도 영광이고 10년 만이 아니고 3, 4년 만에 자주 오는 부지런한 감독이 돼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남다른 감회를 전했다.
조 감독은 이어 '승리호'를 "한국 사람이 우주선을 타고 나오는 영화"라고 소개했다. 그는 "우주를 배경으로 한 SF 영화 대부분이 영웅이나 엘리트였는데 '승리호'에서는 우리나라 사람들, 그리고 대단한 사람이 아닌 옆집 아저씨처럼 보이는 사람이 나와서 세상을 구하는 영화기 때문이다"라고 했다.
송중기는 '송중기' 속 태호 캐릭터에 대해 "전형적인 소시민 캐릭터로 봤다. 시야가 좁고 자기만 알고 남과 더불어 살지 못하는 폐쇄적인 인물로 봤고 어느 면에서는 감독님께서 창조하셨지만 감독님의 작품에서의 남자 캐릭터가 비슷한 결이 있었다고 느꼈다. 거기에서만 끝나면 매력이 없는데 더불어 함께 하는 감정들을 많이 그리시는 것 같다. 그런 면이 성장해가는 것 같아서 좋았고 현실적인 소시민 캐릭터라 정이 갔다. 허세가 느껴지지 않았다"고 해석했다.
이어 진선규는 타이거박 캐릭터를 "우락부락하지만 따뜻함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영화적으로 봤을 때는 우주와 한국사람과 외국사람들 사이를 이어줄 수 있는 캐릭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를 듣던 송중기는 "선규 형이 사람 자체로도 더불어라는 가교 역할을 해주시는 존재였다. 유해진 형, 김태리 배우 사이에서 다 이어주고 그런 매력이 있었다. 그런 모습이 타이거박에도 투영돼 시너지가 있지 않았나 싶다"며 사람 진선규에게 존경심을 드러내 눈길을 모았다.
조성희 감독은 "'ET'나 '빽 투 더 퓨처 를 보면서 받았던 감동을 '승리호'에서 따라해보고자 보여주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그래서 옛스러운 부분도 있는데 제 나이 또래의 아저씨들이 보시면 '옛날에 저런 영화가 있었지' 봐주시지 않을까 싶다"며 과거 SF 마니아였음을 밝히기도.
진선규는 드레드 헤어부터 분장을 상당히 많이 해야 하는 캐릭터를 소화했다. 송중기는 "콜타임이 보통 한국 영화 현장에서는 후배들이 먼저 도착하는 게 있다. 제가 먼저 갔어야 했는데 형이 한 시간 반 빨랐다. 고생이 많았다. 형이 목에 담이 오는 거다. 드레드 헤어 때문에 잘 때 베개를 잘 못 베고 자야 해서 그랬다더라"라고 대신 입증했다.
그러자 진선규는 "드레드는 냄새가 날까봐 일주일 반 참다가 감았다. 잘 말려야 냄새가 안 난다고 해서 말리는 데 1시간 반~2시간 걸린다"고 고충을 전하면서도 "SF 영화에 제 모습이 아닌 모든 게 바뀐 상태가 된 거다. 분장을 하거나 문신을 하거나 머리를 하는 게 육체적으로 힘들 수 있는데 스트레스가 전혀 없었다. 연기를 하기 시작하면 다른 인물로 존재한다는 게 현장 자체도 판타지했다. 좋았던 기억밖에 없다"고 웃었다.
송중기는 배우들의 합에 더없이 만족했다. 특히 그는 "유해진 형이 배우들의 결이 맞다고 하셨는데 감독님이 만들어놓은 세계에서 크게 벗어나서 하려는 편이 아니다. 선봉장이 해진이 형이었는데 신선한 대사를 한 글자라도 쳐주시면 그런 것들이 캐릭터들 관계 형성에 도움이 됐다. 해진 형의 애드리브가 짜릿짜릿할 때가 있었고 관계 형성에 도움이 많이 됐다"고 유해진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조성희 감독은 이 자리에 함께 하지 못한 김태리에 대해 "김태리는 정말 제가 본 배우 중 가장 성실한 사람 중 한 명이다. 너무 많이 준비해오고 스스로도 많이 고민한다. 그런데 현장에서는 너무 유연하고 변화에 열려있고 또 소신도 뚜렷하다. 작업하면서 태도나 진지함에 존경스러운 순간들이 많이 있었다. 태리 씨는 본인 아이디어도 굉장히 많다. 김태리가 캐스팅된 이후 이야기를 나누며 선장 캐릭터가 많이 발전했다. 김태리 본인이 이 인물을 만들지 않았나 싶다"고 극찬했다.
뒤이어 진선규는 "배우 대 배우로서 처음 만났는데 제 삶을 사는 철학 중 하나가 좋은 배우를 갖기 전에 좋은 사람이어야 한다다. 태리는 좋은 배우인 걸 알았지만 좋은 사람이기도 했다. 이렇게 좋을 수가 있나. 선을 가지고 누군가를 바라본다든가 이런 거 없이 온전히 봐주고 칭찬하고 부족한 걸 얘기하게 된다. 중기, 해진이 형과 같이 얘기하고 놀면 그냥 그렇게 좋았다"고 했다.
송중기도 "김태리라는 배우를 싫어하는 사람은 본 적이 없다. 사람 김태리로서도 저에게는 장선장이랑 비슷한 느낌이 많았고 작은 체구의 친구가 너무 그릇이 크다는 걸 많이 느꼈다. 선규 형이랑 촬영할 때 얘기를 했는데 저희도 사람인지라 작품을 할 때 좋은 사람들하고 협업을 하고 싶다. 그런데 우리는 그런 면에서 복을 받은 것 같다고 얘기했다. 거기에서 김태리 씨가 차지했던 부분은 어마어마하게 크다"고 덧붙였다.
송중기는 '승리호'를 찍으며 고민했던 지점들이 있었음을 밝히기도 했다. 그는 "많이 불안하고 고민했던 지점들이 있었다"며 "촬영 전에 '과연 이 영화를 봐주시는 관객분들이 송중기라는 배우가 부성애를 가진, 아기를 대하는 감정을 받아들여주실까. 제가 도움이 안 된다면 이 영화를 하면 안 되겠다'고 말씀을 드렸다. 대중 분들이 송중기라는 배우가 아버지를 표현하는데 공감해주실까 스스로 많이 힘들었다. 지금도 잘 모르겠는데 협업 때문에 극복할 수 있었다. 저 혼자만의 고민은 내가 밸런스를 깨트리지 않을까 꽤 많이 했다"고 고백했다.
최근 한국 작품이 국경 없이 빠른 속도로 전 세계에 퍼지고 사랑 받고 있는 상황에 대해 조 감독은 "최근 많은 변화가 있고 속도도 빠른데 '승리호'를 만들기 시작할 때만 해도 스스로 회의감과 싸우면서 작업했다. 2021년 한국에 이 이야기가 무슨 의미가 있을까, 관객 분들이 어떻게 받아들여주실까, 사회에 무엇을 얘기할까. 복잡한 생각을 했는데 지금은 그런 게 무용지물이라고 생각한다. 많은 작품이 한국에서만 소비되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스토리 본연의 힘, 상상력, 한국뿐만이 아닌 범인류적인 가치에 대한 이야기를 하게 되고 그런 게 더 필요할 것 같다. 접근 방식이 달라질 거라고 예상한다"고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또한 송중기는 "저번주에 '보고타' 때문에 해외 촬영을 갔다 왔는데 유럽의 섬에 갔는데 섬에 가는 비행기가 작았다. 제 주위만 해도 외국분 세 분이 '오징어게임'을 다운 받아 보고 계시더라. 거기에서 생활하고 있으면 외국인들이 또 '오징어게임'을 보고 있다. 외국 분들과 식사하는 자리가 있었는데 봉준호 감독님의 '기생충'으로 시작하다가 '우주에서 하는 영화가 있는데' 하길래 '그게 나야' 했다. 너무 재밌게 봤다더라. 우리의 정서를 이해할 수 있을까 했는데 기분 좋기도 한데 잘 만들어야겠다는 책임감도 느꼈다. 뿌듯하기도 했다"고 해 눈길을 모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