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NEMA

[BIFF]"모순된 욕망 有" 봉준호X하마구치 류스케, 韓·日 거장 감독들의 공통점(종합)

입력 2021-10-07 18:3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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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준호, 하마구치 류스케 대담 캡처
봉준호, 하마구치 류스케 대담 캡처

[헤럴드POP=김나율기자]봉준호 감독과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이 스페셜 대담을 나눴다.

7일 오후 봉준호 감독과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의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 스페셜 대담이 진행됐다. 각각 한국과 일본의 대표 영화 거장으로, 하마구치 류스케는 영화 '우연과 상상'으로 올해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심사위원대상을 수상한 감독이다.

봉준호는 "하마구치 감독의 오랜 팬이다. 직업적인 비밀을 캐내고 싶은 여러 가지 생각이 있다. '드라이브 마이카'에서 자동차 신을 어떻게 많이 찍었는지 알고 싶다"라고 했다.

하마구치는 "자동차신은 평범하게 차를 주행하는 과정에서 찍었다. 주행하는 과정에서 찍지 않으면, 원하는 대로 나오지 않을 거로 생각했다. 저는 자동차 트렁크 공간에 있었다. 배우들과 가까운 공간에서 소통하고 싶었다"라고 답했다.

마주보지 않는 대화에 대해 묻자 하마구치는 "제가 대사를 쓰는 것만 잘하는 감독이다. 대사를 쓸 때 움직임이 있지 않으면 재미가 없다고 생각한다. 찻집에 앉아서 하는 것보다는 차에 탄 상태에서 대화하는 게 뜸들이는 부분, 침묵하는 부분 등이 포함되어 좋다. 약점을 보완하기 위한 선택으로 그렇게 진행하기 시작한 것"이라고 했다.

봉준호는 "자동차에 있을 때 몽롱한 기분을 이야기하시지 않았나. 독특하고 몽환적이면서 되게 이상한 자동차 신을 찍는 게 우리가 함께 좋아하는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이다"라고 했다.

하마구치는 "구로사와 감독은 스크린에 자동차를 투영해 찍는다. 제가 찍는 방법은 구로사와 감독을 흉내내지 않기 위한 측면도 있다. 어딘가 다르게 찍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그렇게 해야하는 이유가 그 정도로 어마어마한 분이다. 구로사와 감독이 실제 스승이기도 했다. 배웠던 것이 따라하거나 흉내내려고 하면 잘 안된다는 것이었다. 구로사와 감독의 어떤 부분에 매력을 느꼈나"라고 물었다.

봉준호는 "그분의 작품 세계 자체가 좋다. 아시아 팬클럽을 만든다면, 저와 하마구치가 팬클럽 회장을 두고 사투를 벌여야 할 거다. '살인의 추억'을 만들 당시, 관련된 형사나 주민을 만났다. 가장 만나고 싶은 범인을 만날 수가 없어 상상을 많이 했다. 그때 기요시 감독의 영화에 나오는 살인마 캐릭터를 보며 해소한 것 같다. '저런 인물일 수 있겠구나'라고 생각했다. 사람을 미치게 만드는 대사들이 있었는데, 잊을 수 없는 순간이었다"라고 했다.

하마구치는 "저는 '살인의 추억'이 대걸작이라고 생각한다. 구로사와의 '큐어'도 그런데 두 작품의 접점을 말해주셔서 좋다"라고 하며 "구로사와 감독은 절대 흉내낼 수 없다. 에릭 로메르 감독은 흉내내고 싶다. 이분의 작품을 보며 '이렇게 재미있게 대사를 많이 쓸 수도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대사를 많이 쓰는 시나리오 자체가 연기자들의 연출이 되기도 한다"라고 전했다.

또 하마구치는 홍상수 감독에 대해 "너무 좋아한다. 저는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를 보고나서 현대의 거장이라고 느꼈다"라고 했다.

이를 들은 봉준호는 "대사가 긴 신을 찍을 때 어려움이 많다. 마주보고 대화를 나누는 장면을 찍을 때 답답함이 느껴질 때도 있다. 어떠신가"라고 했다.

하마구치는 "'위험과 상상'에서 대화를 할 때 사람을 움직이게 하는 방법에서 에릭 로메르 감독을 의식한 측면은 있다. 그저 두 사람이 떨어졌다 붙었다 하는 것을 반복하는 거다. 그 움직임 속에서 인물들이 가진 욕망, 윤리가 드러난다는 것도 배웠다"라고 했다.

또한 하마구치는 배우들을 캐스팅하는 배경으로 "저는 실제로 연기를 잘하고 못하고가 중요하지 않다. 이야기를 나누고 얼마나 자신을 드러내는지 본다"라고 했다. 봉준호는 "저도 싫어하는 게 시나리오의 한 페이지를 복사해 갑자기 해보라고 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게 민망하다. 저도 배우들과 같이 커피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눈다. 연기에 대한 능력이나 표현력은 다른 작품을 통해서도 알 수 있다. '기생충'의 박명훈 배우도 독립영화를 보고 캐스팅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저는 연기 잘하는 배우가 최고다. 연기 잘한다는 기준은 다를 거다. 배우가 내가 상상하고 구상한 뉘앙스를 정확히 해줬으면 하면서도, 예상치 못한 것을 보여줘 놀래켜줬으면 하는 모순된 마음이 있어 죄송하다"라고 했다.

봉준호는 "'드라이브 마이카'에서 식사신이 있지 않나. 여성 드라이버도 '음식 좋냐'고 물으며, 기묘하게 긴장이 풀어지는 모먼트가 있더라. 한국인 부부 역할로 나온 배우들도 있더라. 한국 배우 세 분들과는 어떤 식으로 캐스팅해서 준비하셨냐"라고 했다.

하마구치는 "그 장면은 저도 좋아한다. 이 영화에서 유일하게 마음이 따뜻해지고 편안해지는 장면이다. 작업상으로는 한국 배우라 다르게 준비하는 건 없다. 통역 외에는 일본 배우와 동일하게 작업한다. 대본을 주구장창 읽게 한다. 저도 모순된 욕망이 있다. 대본 읽는 작업을 수십번 하기 때문에 배우들이 어떻게 연기할지 스스로 전망하기 쉬워진다"라고 전했다.

또 봉준호는 "얼마 전 송강호 배우를 만났는데, 하마구치 감독에게 안부를 전해달라고 하더라"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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