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부산, 이미지 기자] 임권택 감독이 100여편을 찍은 60년 영화인생을 돌아봤다.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 임권택 감독 기자간담회가 7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동서대학교 센텀캠퍼스에서 열렸다.
임권택 감독은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은 매해 아시아영화 산업과 문화 발전에 있어 가장 두드러진 활동을 보인 아시아영화인 또는 단체에게 수여하는 상이다.
임권택 감독은 "상은 늘 받으면 좋은 건데 내가 영화를 만들어 또 어디 출품해서 상을 받아야 하는 환경이 아닌, 끝난 인생인데 상을 받게 됐다"고 수상 소감을 전했다.
이어 "상이라는 게 받는 사람들에게 격려가 되고, 위안이 되고, 노력할 수 있는 분발의 힘을 갖게 되는데 난 끝난 인생에서 공로상 비슷하게 받는 것 같아서 좋기도 하지만, 더 활발하게 생이 남은 분한테 가야하는 상이 아닌가 생각도 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차기작 계획에 대해 "지금은 무슨 계획이 없다. 평생 영화 찍기로 직업을 삼고 세월을 살다가 쭉 쉬고 있으니 영화 더 하고 싶지 않냐고 하는데 이제는 영화와 친해지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도 스스로 멀어져야 할 나이가 된 것 같다"고 털어놨다.
뿐만 아니라 임권택 감독은 "내 역량은 못미치는데 큰 영화제에서 상을 타오기를 기대하는 기대 심리가 영화인생을 너무 쫓겨 살게 만들었다. 여유를 갖고, 즐기면서 영화를 찍었어야 했는데 너무 고통 안에서 작업을 했었구나 싶다"고 회상했다.
특히 '취화선'으로 칸국제영화제 감독상을 품에 안은 것을 두고 "기대를 잔뜩 보냄에도 불구 내 능력으로는 일궈내지 못했다는 열패감에 빚진 것 같았다. 그 상을 받고 조금 체면이 서게 됐다. 영화제가 이렇게 나를 옥죄고 그랬던 것 같다"며 "영화인생을 훨훨 살았으면 내 영화도 훨훨 날았을 텐데 옹졸스럽게 틀 속에서 산 것 같다. 영화가 좋아 좇아서 살았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임권택 감독은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을 비롯해 후배 감독들이 자신을 이어 한국 영화의 위상을 높이고 있는 것에 대해 "몇해 전까지만 해도 한국 영화를 보고 나 스스로도 그 일에 종사하면서 짜증날 정도로 허점들이 있었다. 근래에는 그런 허점이 보이지 않고 꽤 완성도 높은 영화들을 내고 있어서 한국 영화에 대한 불만이 없다"며 "'기생충'은 너무 좋았다. 우리 영화도 세계적 수준에서 별로 뒤처질 것이 없는 수준인 것 같다"고 흡족해했다.
마지막으로 임권택 감독은 버팀목으로는 아내를 꼽으며 "집사람을 칭찬하고 싶다. 신세 많이 졌다. 수입도 별로 없었는데 잘 견뎌줘 내가 영화감독으로 대우받게 살게끔 해준 마누라에게 감사말씀 드린다"고 감사를 표했다.
한편 임권택 감독은 지난 1962년 데뷔작 '두만강아 잘 있거라'를 시작으로 102번째 영화인 '화장'에 이르기까지 60여년간 쉬지 않고 영화를 만들어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