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천윤혜기자]이보다 우직하면서도 여동생 바보인 오빠가 있을까. 현실감 넘치지만 그 속에는 동생만을 생각하는 진득한 오빠미가 가득한 인물을 박훈이 그려냈다.
영화 '미드나이트'는 한밤중 살인을 목격한 청각장애인 ‘경미(진기주)’가 두 얼굴을 가진 연쇄살인마 ‘도식(위하준)’의 새로운 타겟이 되면서 사투를 벌이는 극강의 음소거 추격 스릴러. 박훈은 극중 동생과 단둘이 살며 유도와 복싱 등으로 다져진 보안업체 팀장 종탁 역을 맡았다. 그는 사라진 동생을 찾기 위해 앴는 인물이다.
24일 헤럴드POP과 화상인터뷰를 통해 만난 박훈은 "영화를 두 번 정도 봤는데 스릴감 있게 나온 것 같다. 긴장과 이완이 적절히 배치된 영화가 탄생했다는 생각이다. 젊은 배우들이 의기투합한 작품이라 젊고 캐주얼한 스릴러가 나온 것 같다"며 '미드나이트'를 향한 애정을 드러냈다.
박훈은 '미드나이트' 속 종탁의 모습을 표현하기 위해 체중을 증량했다. 그는 "지금과는 12~13kg 차이가 난다. 기간은 첫 촬영까지가 1달 반 밖에 없었는데 그 동안에 9kg 찌웠고 촬영하는 기간에 총 12~13kg을 찌웠다"고 설명했다.
배우들 모두 체중 증량이 쉽지만은 않은 과정일 테지만 그에게 이번 증량은 유독 더 힘들었다. 건강 문제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사실 굉장히 힘들었다. 영화를 촬영할 당시에 갑상선항진증을 앓고 있었다. 지금은 건강해졌는데 그 병의 주된 증상이 체중이 급격하게 빠지는 거다. 캐릭터를 위해서는 증량을 반드시 해야 했다. 하준 씨와의 대립 때문에 묵직한 강자의 모습이 갖춰져야 했다. 그런데 그 와중에 살이 빠져서 억지로 먹고 식도염도 달고 다녔다."
그러면서도 "그래도 주변 동료 배우들이 열심히 달려주고 그 당시에 바쁜 스케줄 소화한 혜윤 배우도 헌신적으로 연기하는 걸 보면서 당연히 연장자로서 좋은 기운을 끼쳐야 하지 않나. 더군다나 하고 싶었던 매력적인 역할이라고 생각했다. 좋은 분위기를 그 친구들에게 드리고 싶었다. 몸이 좋지 않았지만 제작진 분들도 스케줄적으로 배려를 많이 해주셨다. 체중 증가를 하든 감량을 하든 캐릭터를 위한 과정이 다들 있지 않나. 그 시기에 몸이 안 좋다보니 두 배로 힘들었다는 느낌이지만 그럼에도 팀워크로 버무러진 영화가 나온 것 같아서 좋은 추억이 된 것 같다"며 함께 해준 배우들과 스태프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드러냈다. 다행히 지금은 건강을 회복했다고. 그는 "지금 몸은 아주 건강하다. 더 고난이도 액션을 소화할 정도로 건강해졌다"며 건강한 웃음을 지어보였다.
박훈이 연기한 종탁은 현실감 넘치는 오빠이지만 그만큼 동생바보이기도 하다. 그는 여동생바보 캐릭터를 만든 과정에 대해 "저는 남매의 감성을 이해할 수 없는 환경에서 자랐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감독님과 얘기 나누고 주변 여사친에게 제보받았다. 판타지적으로 슈퍼히어로를 만들고 싶지 않았다. 극혐 오빠를 만들고 싶었다. 여동생 입장에서 꼴보기 싫은 오빠 아닌가. '내 옆에 저런 사람이 왜 있나' 싶은 친구들을 인터뷰 열심히 해서 그분들이 싫어하는 모습을 구현했다. 그랬던 오빠가 나를 위해서 혼신의 힘을 다해 싸우는 모습을 봤을 때 가족에 대한 또 다른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지 않을까 했다. 집에서 군대 옷 입고 있고 멋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고 잔소리만 하고 어디냐고 캐묻는다. 그런 것들을 통해 현실의 오빠를 만들고 싶었다. 그러다가도 최선을 다해서 동생을 살리려 하는 오빠의 모습을 공감하실 수 있지 않을까 고민했다"고 설명해 눈길을 모았다.
그렇다면 오빠와 여동생 사이로 호흡을 맞춘 김혜윤과의 연기는 어땠을까. 박훈은 "'너한테 묻어갈 거야' 얘기했는데 혜윤 배우가 마음껏 연기하면 저는 리액션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동생이 무엇을 하든 되게 좋아할 것 같더라. 혜윤 배우가 마음껏 연기하게 만드는 게 남매 케미가 살 것 같았다. 혜윤이가 편하게 생활할 수 있게 장난쳤다. 지금도 장난치듯이 잘 지내고 있고 좋은 배우다. 단역부터 해와서 그런지 모르겠는데 제가 오히려 많이 배우게 된다"며 김혜윤을 향한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지난 2015년 드라마 '육룡이 나르샤'에 이어 '태양의 후예'에 출연하며 본격적으로 브라운관에 모습을 드러냈고 이후 '맨몸의 소방관', '투깝스',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 '해치', '아무도 모른다'를 비롯해 영화 '골든슬럼버' 등에 출연하며 필모를 차곡차곡 쌓아가고 있는 박훈.
그는 여전히 자신이 힘들 때 도움을 준 사람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잊지 않으며 겸손함을 드러냈다. "가족 중에 형이 극단적 선택을 하면서 죽게 되고 부모님도 이혼하시게 되면서 가족 해체를 겪었다. 그런 상처나 흉터들이 다행히 주변 사람들로 잘 아물었다. 그 당시 만났던 사람들이 저에게 큰 용기와 힘이 돼줬다. 어려운 시기 삶을 지탱해줬기 때문에 항상 감사함을 갖고 있다. 그래서 나도 그런 사람이어야 한다는 보상심리가 있는 것 같다. 그런 사람이 되려고 애쓰고 있다. 감사함도 갖고 살고 있다."
덧붙여 "내가 잘 못해도 도전을 계속 해보려 한다. 제가 할 수 있는 한에서의 멋짐도 도전해보고 싶다. 그런 모습이 설득력을 줘서 환호를 받을 수도 있고 아쉽다는 평가를 받을 수도 있지만 배우로서 스펙트럼을 넓히는 게 제가 할 수 있는 일 아닐까 생각한다. 과감히 선택하려고 한다"며 배우로서 앞으로도 많은 도전을 해보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한편 박훈이 출연한 영화 '미드나이트'는 오는 30일 티빙과 극장에서 동시 공개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