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김지혜 기자] 박광수가 자신을 만화가의 길로 이끈 중학교 국어 선생님과 만났다.
19일 방송된 KBS2 '티비는 사랑을 싣고'에는 남녀노소가 사랑했던 만화 '광수생각'의 박광수 만화가가 출연했다.
이날 박광수가 찾는 사람은 중학교 시절 국어 선생님 김용복 씨였다. 그는 "제가 엄청 말썽쟁이였다. 그 시절엔 또래들보다 덩치도 좋아 못된 짓도 많이 하곤 했다. 그때 저를 삐뚤어지지 않게 많이 체벌하셨던 선생님"이라고 선생님을 소개했다.
박광수는 선생님과 추억의 발자취를 찾아가면서 과거 삶을 되짚어봤다. 특히 만화가 전성기 시절 연재료 500만 원, 단행본 누적 판매량이 300만 권에 달하기도 했지만 이후 사업 실패로 45억 가량을 날렸던 일을 털어놨다. 극단적 생각까지 했던 박광수는 당시 취미였던 야구를 통해 이를 극복했다고 밝히며 "그래서 귀중한 취미가 꼭 필요하다고 얘기한다. 자기 삶이 위기에 빠졌을 때 구출해줄 수 있는 통로가 되는 역할을 하더라"고 깨달음을 전했다.
만화가가 되는 데 영향을 미친 김용복 씨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그는 "선생님들이 가정방문 오시면 저희 엄마한테 본인 집 TV사야 한다고 TV값 받아가고 이런 걸 목격해서 당시 선생님들에 대한 신뢰가 없었다. 이런 분들에게 배울 게 뭐가 있을까 생각했다"며 "(촌지를 받아가면) 잠깐 잘해주시다 다시 저를 괴롭힌다. 그래야 촌지를 다시 주시니까"라고 회상했다.
이어 "그런데 김용복 선생님은 이유없이 때리는 경우가 없었다. 또 항상 좋은 말씀을 하셨던 걸로 기억한다. 저를 진짜 아끼시는 삼촌, 그런 느낌이었다"고 그리움을 표했다. 또 박광수는 김용복 씨가 자신을 만화가의 길로 이끌었다며 "일단 시집을 사게 하고 시를 읽게 했다. 그게 가장 중요한 부분인 것 같다"며 "좋아하는 시 낭독도 해주셨는데, 다양한 책들에 있는 생각들을 보면서 나도 생각을 키울 수 있었다"고 말했다.
부모님에 대한 이야기도 나왔다. 박광수의 어머니는 10년 정도 치매를 앓으며 투병하다 작년에 돌아가셨다고. 박광수는 "실감도 안나고 가끔 엄마랑 앉아있던 그 아파트 벤치에 가서 혼자앉아보고 그런다. 아직도 뒤에서 저를 부를 것 같은 느낌"이라고 말했다.
또한 "저희 아버님이 젊었을 땐 얼마를 홀대하면서 사셨다. 바람도 많이 피시고 때리셨다. 당시 가정폭력이 많았지만 저희 집은 유독 심했다. 어렸을 때는 아버지가 죽었으면 좋겠다 생각한 적도 많았다"고 털어놨다. 박광수는 "(치매 이후) 어머니 병세가 심해지는 날엔 짐을 막 싸셨다. 어딜 가야한다고. 열어보면 말도 안되는 게 들어있다"며 "젊었을 때부터 도망가고 싶었는데 지금까지 그러지 못하다가 그러신 게 아닌가"라고 덧붙여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현재는 아버지 역시 요양병원에 머물고 있다고. 박광수는 "아버지도 3년 됐는데, 엄마 계시던 요양병원에 들어가셨다"며 "어머니 병원에 모신 다음에 매일 출근하듯이 병원에 가시곤 했다. 그 전에 엄마한테 지은 죄를 씻는 과정인가 싶을 정도로 마지막엔 열심히 하셨다"고 고백했다.
방송 말미 박광수는 마침내 김용복 선생님과 재회했다. 김용복 씨는 "그분이 저를 알아요?"라면서 처음 박광수를 기억하지 못하다가도 박광수와 만나 애틋한 포옹을 나눈 뒤 "처음엔 생각 못했다. 그런데 나중에 그 얘기를 듣고서 보니까 그때 광수가 떠오르더라"며 "개구졌지만 독특했다. 훌륭한 만화가가 되어 자랑스럽고 영광"이라고 추켜세워 훈훈함을 안겼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