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NEMA

'순수의 시대', 살색 정사·핏빛 액션에 가려져 아쉽다 [POP리뷰]

입력 2015-02-25 17:04:35
    • 복사완료!

[헤럴드POP=최현호 기자]한 남자가 우연히 만난 여자를 사랑하고 끝까지 지킬 것을 약속한다. 순수한 사랑으로 대표되는 남자는 여자로 인해 거센 운명의 소용돌이에 휩쓸린다. 이들의 모습을 따라가는 것이 영화 '순수의 시대'(감독 안상훈)다.

'순수의 시대'는 1398년 조선 건국 초기가 배경이다. 왕자 이방원(장혁 분)과 대립각을 세우는 삼봉 정도전(이재용 분)의 사위 김민재(신하균 분)가 기녀 가희(강한나 분)와 사랑에 빠지면서 펼쳐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김민재는 위기에 놓인 가희를 도와준 뒤 머리를 얹어주는 것도 마다하고 떠난다. 하지만 김민재는 다시 운명적으로 가희를 만나 그에게 빠져든다. 결국 그는 가희를 첩으로 들인다. 이 가운데 김민재의 아들이자 태조 이성계의 사위 진(강하늘 분)은 양반의 신분으로 강간마저 일삼으며 방탕하고 파렴치한 모습을 드러낸다. 또 이방원은 사병을 키우며 야심을 숨긴 채 김민재를 견제한다.

영화는 김민재와 가희의 사랑을 중점적으로 다룬다. 이와 함께 역사적 사건인 '왕자의 난'이 얽혀 들어가게 이야기가 짜였다. 김민재, 가희, 진 등 창조된 캐릭터를 역사 속에 밀어 넣은 만큼 실제 인물 및 사건과 자연스럽게 어우러지게 하며, 감독만의 역사적 의미를 드러내는 것이 관건이다.

하지만 이런 관객들의 기대치를 높이기는 힘들어 보인다. 강한나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수차례의 정사신과 몸을 만들며 애를 쓴 신하균의 액션이 유난히 부각된 것. 오히려 장혁을 중심으로 한 역사적 사건은 익숙한 그대로 비쳐지며, 결말부에 발생하는 사건으로 이어지는 최후는 익히 예상 가능한 방향으로 흘러간다. 그렇게 흘러간 방향이 이미 알고 있는 역사를 재해석하기보다 그저 소리 없이 사라진 인물이 펼친 한바탕의 소동으로 느껴지는 면이 더 크다.

특히 영화는 사랑의 순수함을 김민재를 통해 보여주지만, 이는 사랑과 정치적 암투 속에서 흔히 나올만한 이야기로 흘러가 신선함이 떨어진다. 또 김민재와 가희가 각자 가진 순수에 대한 의미를 전달하는 부분은 지켜보는 관객 모두에게 설득력 있게 다가오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다만 연기에 있어서는 신하균이 첫 사극임에도 선전했으며, 장혁은 최근 보여준 로코물 드라마와 다소 겹치는 모습을 드러내기도 하지만 기존과 다른 이방원의 모습을 만들려고 노력한 흔적은 보인다. 강한나는 팜므파탈 면모가 부족하지만 파격 노출로 만들어낸 정사신은 그런대로 시선을 끌만하다. 특히 강하늘은 비열하고 악랄한 인물로 변신했지만 그동안 스크린에서 열연한 배우들의 비열한 캐릭터가 워낙 많았는지라 개성은 부족했다.

결국 ‘순수의 시대’는 자극적 이미지로 강렬함은 도드라졌지만, 사극이 발현해내는 시대적 재해석 부분은 상대적으로 감춰져 아쉽게 다가온다. 오는 3월 5일 개봉 예정.

이 기사가 어떠셨나요?

LATEST MUSE

MOST READ

#이달의 아이돌
CLICK
블랙핑크 지수, 제니 이어 솔로 컴백
미스터리한 놀이공원으로의 초대
CLICK
#이달의 영화
오디세이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 신작
세계 최초 전편 IMAX 촬영
오디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