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최현호 기자]KBS2 일일드라마 ‘달콤한 비밀’(극본 김경희, 연출 박만영) 속 막말부터 육탄전까지 거친 연기를 도맡아 펼친 여배우가 눈길을 끌고 있다. 극중 위너스 그룹 고문변호사 고윤이 역을 맡은 배우 이민지가 그 주인공이다.
이민지는 ‘달콤한 비밀’에서 성운(김흥수 분)의 오랜 친구로, 한아름(신소율 분)을 괴롭히기 시작하면서 협박과 독설, 손찌검까지 서슴없이 보여주는 질투심 많은 고윤이의 악독한 모습을 충실히 소화했다.
드라마를 통해 얼굴을 알려온 이민지는 일본에서 영화로 먼저 활동한 독특한 이력을 지녔다. 그는 이번 ‘달콤한 비밀’을 통해 첫 일일드라마에 도전, 일일극의 필수 역할인 악역으로 극의 흥미를 높였다.
“감독님과 이야기하면서 제 역할이 변호사에서 디자이너, 다시 변호사로 바뀌었어요. 악역이 아니다가 중간에 바뀐 거죠. 감독님이 윤이가 성운을 좋아하니까 악역인 것은 신경 쓰지 말고 그를 좋아하는 마음을 보여주는 게 우선이라고 해서 그렇게 했죠.”
그는 애초에 고윤이 캐릭터가 악역이 아니라고 해서 그렇게 생각하고 연기했다. 이후 달라진 상황에 흔히 말해 센 캐릭터로 고윤이를 몰고 갔다. 특히 뺨을 맞고 때리는 장면까지 찍으면서 오히려 캐릭터를 분명히 하는 도움을 받았다.
“사람 뺨을 때린 게 처음이에요. 막 물건을 던지고 소리 지르는 걸 어느 정도까지 해야 하나 생각했는데 하다 보니 은근히 스트레스가 풀렸어요. 하지만 캐릭터가 명확해지니 처음보다 연기하기에는 쉬웠죠. 그전에는 어느 정도까지 연기를 맞춰서 해야 하는지 몰랐으니까요.(웃음)”
그는 점점 표독스러운 고윤이로 몰입하면서 급기야 황인영과 육탄전을 펼쳐야 했다. 선배와 서로 때리는 연기를 주고받아야하는 상황에서 아프기도 했지만 돌아보면서 웃어넘길 만한 남다른 따귀 실력을 보여주기도 했다. 황인영에게 먼저 맞고 이어 때리는 장면에서 맞자마자 자신도 모르게 ‘풀스윙’으로 뺨을 때린 것.
“들어가기 전에 선배님이 ‘나는 진짜 세게 때릴 테니 너는 가짜로 때리라’고 하셨어요.(웃음) 그런데 연기 들어가자마자 제가 때린 거예요. 끝나자마자 선배님께 죄송하다고 했는데 얼음찜질하시면서 ‘나한테 화풀이한거 아니지’라고 하셨어요.(웃음)”
그렇게 반사적으로 날리는 따귀 연기까지 펼친 그는 오히려 액션연기에는 어려움을 드러냈다.
“‘아테나: 전쟁의 여신’ 출연할 때 액션스쿨을 다녔어요. 하루 4시간 몇 달 동안 다녔는데 액션은 제 장르가 아닌 것 같아요. 오히려 사극은 해보고 싶어요.”
종영을 향해 앞두고 막바지에 접어든 ‘달콤한 비밀’이 20%의 시청률을 넘었으면 좋겠다는 이민지. “드라마가 잘 마무리 됐으면 좋겠다”며 ‘달콤한 비밀’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드러냈다. 강렬한 인상을 이번 작품을 통해 남긴 이민지가 악녀에서 개과천선하는 모습을 극중 보여주듯이 대중에 자신의 진면모를 어떻게 펼쳐보일지 기대된다.
〈다음은 이민지와의 일문일답〉
- 캐스팅은 어떻게 됐나.
미팅할 때 처음에 제가 만난 분이 감독님인 줄 몰랐다. 그냥 이야기하면서 수다를 떨고 나와서 내와 얘기한 사람이 누구냐고 했다. 나중에 감독님인줄 알았다. 감독님이 저를 보고 양면성이 있다고 하셨다. 원래는 배역이 없었는데 캐스팅되고 캐릭터가 만들어지게 됐다.
- 첫 일일드라마 연기는 어땠나. 일일극 세트에서 연기하는 것은 처음이다. 카메라를 어떻게 봐야할지 몰라서 혼나기도 했다. 카메라의 빨간 불도 안보였는데 적응되니 보이더라. 선배님들이 많이 도와주셔서 잘 연기할 수 있었다. 한 공간에서 연기하는데 순발력이 좋아지는 것 같다.
- 연기는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 고등학교 때였다. 청담고에 다녔는데 옆이 SM엔터테인먼트였다. 학교 축제 준비 중 어느 여자분이 오시더니 손목을 잡으시면서 나를 캐스팅했다. 연습생으로 지냈는데 집에서 반대 심해 대학을 들어갔고, 잡지 모델이나 뮤직비디오 출연 등을 재미로 했다. 그러다 일본분이 뮤직비디오를 보고 일하고 싶다고 했다. 그래서 졸업하고 일본에 갔다.
- 일본 활동은 힘들지 않았나. 일본어는 학교에서 잘하지 못해서 회화 과외를 받고 갔다. 원래 한국에서 통금시간이 20대 초반에는 10시였다. 이후 12시가 됐다. 그러다가 자유라고 하고 일본에 갔는데 막상 집에만 있고 ‘미드’를 봤다. 힘들었던 것 같다. 3년 동안 있으면서 영화에 출연하면서 일은 재밋었는데 외로운 점은 있었다. 항상 신경이 곤두서 있어서 머리가 아파 응급실에도 갔는데 머리에 근육통이 있다더라. 머리 근육통은 나도 처음 들어봤다.
- 한국에서는 어떻게 연기자로 활동하게 됐나. 한국에 와서 영화 ‘포화속으로’ 시사회에서 정태원 대표님을 만나 ‘아테나: 전쟁의 여신’에 캐스팅 됐다. 그 당시에는 연기하는 게 어렵고 긴장됐다. 작품이 끝나고 본격적으로 연기를 배우게 됐고 재밌어졌다. 그 전에 대본 리딩 공포증도 있었을 정도였다.
- 연기를 안할 때 주로 하는 일은. 책을 읽거나 TV를 본다. 다큐멘터리 ‘명의’를 본다. ‘생노병사의 비밀’ 같은 프로그램도 좋아한다. 음악도 듣는다.
- 연기를 포기하고 싶은 적은 없었나. 연기 그만둘까 고민할 때 일본어 통역 대학원에 갈까 했다. 하려면 1년간 준비해야한다고 해서 연기를 그만두고 해야 해서 막상 하려니 힘들었다.
- 연애나 결혼 생각은 없는지. 27살쯤에는 결혼이 하고 싶었는데 시기가 지나니까 별로 하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는다. 지난해에는 친구들이 많이 시집을 갔다. 축의금 때문에 등이 휘었다. 주변에서 시집을 가니 휩쓸리면서 나도 가야하나 했는데 지나니까 아직은 하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더 크다.
- 어떤 배우로 남고 싶나. 어떤 연기를 해도 자연스럽게 잘 보였으면 좋겠다. 아직 해본 게 많지 않아 모르지만 하나의 이미지로만 기억 안됐으면 좋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