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최현호 기자]'쉬리' '태극기 휘날리며' '마이 웨이' 등 굵직한 블록버스터 영화를 다뤄온 강제규 감독이 핑크빛 로맨스 영화 '장수상회'를 들고 돌아온다.
'장수상회'는 70살 연애초보 성칠(박근형 분)과 그의 마음을 뒤흔든 꽃집 여인 금님(윤여정 분), 그리고 그들의 마지막 연애를 응원하는 사람들의 특별한 러브스토리를 그렸다.
강제규 감독의 연출 데뷔작 '은행나무 침대'가 판타지, 액션과 함께 멜로를 접목하긴 했지만 장편 상업영화로 본격적인 로맨스를 다루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물론 최근 단편으로는 '민우씨 오는 날'이 있었다.
강제규 감독하면 단연 전쟁, 밀리터리 액션이 떠오른다. 강 감독의 '쉬리'는 한국형 블록버스터의 신호탄을 쐈고, 총기 액션과 남북 갈등을 테러와 첩보라는 소재로 녹여내 흥행에서도 큰 성공을 거뒀다.
당시 활약한 한석규, 최민식, 김윤진, 송강호 등은 지금도 각자 단독 주연으로 한 편의 상업영화를 충분히 이끌만한 입지를 유지하고 있다. '쉬리'는 그만큼 배우들과 함께 '강제규'라는 이름을 대대적으로 알린 작품이다.
이어 그를 한국 전쟁영화에서 빼놓을 수 없는 감독으로 이끈 작품이 2004년 개봉한 '태극기 휘날리며'다. 당대 최고의 조각미남 장동건과 원빈이 형제로 등장하는 것만으로도 큰 주목을 받은 작품. 또 당시 자신만의 입지를 다지던 여배우 故 이은주도 출연했으며, 현재 활발히 활동하는 조윤희도 현대의 학생으로 등장했다.
'태극기 휘날리며' 역시 '쉬리'에서 남과 북이 맞서는 것과 연장선에 놓여있다. 한국전쟁에 휘말리며 남과 북의 군인으로 싸우는 형제의 이야기를 그린 것. 이 영화는 전쟁을 통해 분단의 아픔을 건드리며 장대한 액션까지 선사, 강우석 감독의 '실미도'에 이어 두 번째 '천만영화'로 기록됐다. 캐릭터간의 관계 중에서도 형제애가 큰 주제였다.
그는 '태극기 휘날리며' 이후 8년만의 연출 복귀작인 '마이 웨이'를 통해 다시 한 번 장동건과 의기투합하며 전쟁영화를 만들었다. 특히 일제강점기 시절을 배경으로 일본배우 오다기리 조와 중화권 여배우 판빙빙이 출연해 시선을 모았다.
이 영화는 2차 세계대전에 휘말리는 동양인들의 이야기를 다뤄 거대한 스케일을 자랑했지만, 대규모의 제작비로 완성된 블록버스터임에도 불구하고 약 200만 관객을 동원하는데 머무는 실패를 맛봤다. 이 작품에서도 핑크빛 이야기는 찾아볼 수 없고, 남성들의 땀 냄새가 강하게 느껴졌다.
이러한 가운데 강제규 감독이 2015년 4월 들고 나오는 작품이 바로 '장수상회'다. 중견배우 박근형 윤여정을 내세워 70대의 사랑을 그려냈다. 조진웅, 한지민, 황우슬혜, 엑소 찬열 등 주변 인물들과 함께 두 노년의 러브스토리를 다뤄 기대와 함께 우려도 낳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강제규 감독이 연달아 보여준 전쟁 혹은 액션이 아닌 본격 로맨스 영화이기 때문이다. 전쟁 혹은 액션영화 팬들에게는 아쉬운 부분이 될 수 있지만 '마이 웨이'에서 이미 한 차례 흥행 브레이크가 걸린 바 있어 새로운 장르를 통한 분위기 전환점이 될 가능성도 있다.
역시 황혼 로맨스를 어떤 식으로 풀어낼지도 관건이다. 출연배우인 박근형이 드라마를 통해 연기한 바 있어 중복 혹은 반복돼 보일 위험성이 있다. 특히 중년 로맨스도 드라마에서 심심치 않게 등장해 차별성도 신경써야한다. 물론 관객층 역시 고려해야한다. 노년의 로맨스를 전면에 내놓은 만큼 이를 얼마나 폭넓게 관객이 호응할지도 미지수다.
하지만 역시 기대감이 우려보다 커 보인다. 조진웅을 비롯해 한지민, 황우슬혜, 문가영, 찬열 등의 젊은 배우들이 지원사격하며, 베테랑인 박근형과 윤여정이 최근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이전과 다른 대중적 인지도를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분명 '장수상회'의 러브스토리가 개연성 있고 참신하게 잘 나왔다면, '전쟁영화' 못지않은 뜨거운 흥행 열기도 기대해 볼 수 있다.
한편 '장수상회'는 오는 4월 9일 개봉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