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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주년 명필름①] 심재명 대표 “제작 넘어 글로벌프로젝트 가동”(인터뷰)

입력 2015-04-30 09:0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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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POP=최현호 기자]4월 30일 서울시 종로구 필운동에서 경기도 파주로 자리를 옮긴 영화제작사 명필름. 이제 명필름이 20주년을 맞아 새로운 보금자리에서 재도약에 나선다.

지난 1995년 8월 종로구 운나동에서 ‘명기획’으로 출발한 명필름은 이듬해 6월 첫 작품 영화 ‘코르셋’을 개봉시키고, 10월 명륜동으로 사옥을 이전했다. 이후 ‘접속’ ‘조용한 가족’ ‘해피엔드’ 등의 작품을 내놓은 뒤 2001년 혜화동, 2004년 서초구 반포동, 2007년 종로구 필운동으로 자리를 옮겼다.

명필름의 탄생은 심재명 대표와 남편이자 ‘파업전야’ 등을 제작한 이은 감독, 심재명 대표의 동생이자 현재는 보경사를 이끄는 심보경 대표가 함께 뭉치면서 비롯됐다. 명륜동, 강남, 필운동의 시기를 거친 명필름은 기획영화들이 등장할 때 대표적인 영화사로써 활약했다.

심재명 대표. 사진제공=명필름
심재명 대표. 사진제공=명필름

그동안 20년 동안 한국영화계를 지켜온 명필름의 심재명 대표를 헤럴드POP이 만났다. 지나온 명필름과 앞으로 행보에 대해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심재명 대표는 그동안 명필름을 통해 영화적 도전을 거침없이 해나갔다. 이는 최근 임권택 감독의 102번째 작품 ‘화장’의 제작을 맡는 것에서도 알 수 있다. 이는 그동안 한국영화의 발전과 발맞춘 심 대표의 남다른 영화에 대한 애착에서 비롯됐다.

“90년대 중후반 차승재 대표, 유인택 대표, 안동규 대표 등 한국영화 르네상스 시기를 주도했던 제작자들과 행보를 같이 했어요. 명필름만의 색깔을 만들었죠. 초기에는 신인감독인 김지운, 정지우 등 데뷔 감독들의 영화를 많이 했어요. 그다음 2기라고 할 수 있는 임순례, 김기덕, 임상수 등 작가주의나 예술성을 추구하는 영화를 만드는 시기가 있었죠. 환경이 바뀌고 필요에 의해 강제규 필름과 합병을 했어요. 투자 제작 배급을 해서 4편씩 제작했는데 성과는 별로 안 좋았어요. 이후 필운동에 들어와서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으로 또 다른 명필름 색깔이 드러나는 영화를 했어요. 명필름은 20년 동안 꾸준하게 가치관과 색깔을 잃지 않으면서 제작을 해왔습니다.”

긴 시간 영화계에 몸담으면서 명필름만의 뚜렷한 색깔을 지켜나간 심재명 대표. 명필름을 통해 많은 후배 영화인들이 현직에서 활동 중이다. 한국영화의 중심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그는 자신을 친절하고 세세한 선배나 선생이 아니라고 말한다.

“저는 알아서 배우기를 원하는 캐릭터에요. 굳이 그들이 저에게서 뭘 느꼈다면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나 세심하게 영화 과정을 챙기고 배려하는 면이 아닐까요. 그리고 책임을 지려하는 것일지도 몰라요. 결과에 대해서 책임을 다하는 것이 명필름이 다해왔던 일관된 태도거든요.”

이렇게 성심을 다해 영화제작사의 대표로 한국영화의 발전을 위해 달리고 있지만, 아쉬운 한국영화의 실태에 계속해서 고민을 할 수밖에 없다. 하향평준화와 관객에 신뢰를 잃은 한국영화의 현주소 때문이다. 이전에 비해 한국영화의 시장점유율 수익도 하락세라는 것.

사진=헤럴드POP DB
사진=헤럴드POP DB

“2012년, 2013년이 정점이고, 2014년에는 하락세에요. 피부에 느끼는 것은 외국영화가 더 재밌더라는 거죠. 관객의 신뢰는 하루아침에 이뤄지는 게 아닌데 (한국영화가) 하향 평준화되면서 대중의 신뢰를 잃는 것은 아닌가 싶어요. 해외에서도 한국영화 위상이 옛날만 못하다는데 걱정이죠. 상업적 성취도 중요하지만 상업적 성장의 담보는 결국 다양성이에요. 다양한 영화로 한국영화의 허리가 튼튼해야하는 것도 중요해서 눈앞의 어떤 수익률이나 상업적 성공에 급급하지 않고 길게 봐야 해요. 제작자도 그렇고 주도하는 대기업도 필요하고, 영화진흥위원회도 함께 고민할 시점이 아닌가 싶습니다.” 한국영화계에서 꾸준히 지적하는 다양한 부분에 대해서도 심재명 대표는 역시 한국영화의 발전방향을 놓고 생각했다.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는 독립영화 문제에 대해 물었다.

“2000개가 넘는 스크린이 있지만 예술영화 전용관은 100개, 아니 50개도 안되는데 그런 면에서 전체 2000개라면 전용관이 10%는 돼야 하지 않나 싶어요. 5~10%정도 차지하는 외국이 부럽죠. 전용관이 수익에서는 경쟁성이 떨어져 정부지원도 필요합니다. 다양성을 위해서는 영화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유통환경을 마련하고 전용관을 만들면서 공적 자금을 지원하는 게 필요해요.”

이와 연관돼 심재명 대표는 대기업의 독과점 문제도 짚고 넘어갔다. 무조건적인 대기업이 나쁘다는 시선이 아닌 발전방향의 의견을 제시했다.

“대기업측면에서 1000만 영화를 만드는 게 좋지만은 않아요. 수치를 계산하면 ‘명량’도 있지만 ‘순수의 시대’로 수익이 떨어지잖아요. 대기업 독과점도 있지만 스크린 독과점도 문제죠. 10개관에서 특정영화를 50% 상영 못하게 해야 하죠. 물론 좋은 영화도 있겠지만 이에 대한 조절은 필요한 것 같아요. 영화를 만드는 입장에서 공격하자는 게 아니라 건강한 영화적 생태계와 한국영화 발전에 있어서 필요한 것 같아요.”

결국 영화는 관객에게 보여주기 위해 만들어진다. 하지만 완성된 영화를 많은 관객에게 보여주기란 힘이 든 상황이 돼 버렸다. 물론 잘 만든 영화라면 찾아보는 사람들이 있지만 보고 싶은데 보지 못하는 경우들이 생기는 법이기 때문. 이는 영화관과 관련된 시스템적인 문제이기도 하다. 명필름은 역시 이 부분에 고민하고 있었고, 그에 앞서 좋은 영화를 만드는 것에 대해서도 적극적인 지원과 활동을 펼치고 있었다. 바로 명필름영화학교가 그 대표적인 기관이다.

“영화학교는 올 2월에 시작했어요. 처음에 이은 대표가 제안해서 출발했습니다. 책임과 소명의식 때문이죠. 36편의 영화가 심재명의 능력만이 아니라 함께 한 스태프와 감독이 공동 작업한 성과에요. 영화 수십 편을 만든 그들의 경험을 후배들에게 공유해야겠다고 생각하게 된 거죠. 저희 입장에서는 영화학교를 운영하면서 가능성 있는 인재를 만날 기회에요. 졸업 작품이 장편영화인데 한국영화에 필요한 영화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심재명 대표에 따르면 명필름영화학교는 우리나라 4년제 대학과 다르다. 현재 영화계에서 활동하는 배우, 감독 등의 경험을 바로 학생에게 전하는 것이고, 실제 공부만 하는 게 아니라 1년 준비경험을 하고 실제 졸업 작품을 찍는 것. 이후 그 작품이 관객과 만나기 때문에 입학과 동시에 장편영화 데뷔의 기회가 생긴다.

“이마무라 쇼헤이의 일본영화학교, 로버트 레드포드의 선댄스 인스티튜트 등에는 개인의 정체성이 있잖아요. 명필름영화학교도 명필름이라는 정체성을 고스란히 나누는 비인가 학교인 거죠. 그래서 재단 후원인도 모집해야 해요.”

심재명 대표. 사진제공=명필름
심재명 대표. 사진제공=명필름

명필름영화학교가 한국영화의 새로운 대안이 되기 위한 움직임일까. 23일 파주로 명필름이 이사를 한 뒤, 30일 명필름아트센터와 함께 개관식을 갖는다. 아트센터는 영화관, 공영장, 아트랩, 카페모음이 위치해 다양한 문화콘텐츠를 누릴 수 있는 공간으로 꾸며졌다. 이는 영화제작을 넘어선 명필름의 넓은 영역적 확장과 관심을 의미한다.

“명필름이 그동안은 지속적으로 제작만 했다면 파주 시대에서는 좀 더 범위가 커진다고 해야 할까 싶어요. 영화를 포함한 문화적 활동을 적극적으로 하는 해가 될 것 같습니다. 저희도 중국과 준비하는 작품도 있고 글로벌한 계획이 있거든요. 영화 일은 여전히 같겠지만 좀 더 다양한 문화 활동을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한국영화 발전에 이바지하는 소임과 그런 영화들 만드는 생각을 하고 있어요.” 현재 명필름에서는 현재 4작품 정도의 시나리오 집필 중이며, 장편 애니메이션도 준비하고 있다. 내년에는 명필름 1기의 작품도 공개된다.

‘화장’ VIP시사회에서 중화권 스타 양조위와 재회한 심재명 대표는 직접 만들고 25년 동안 간직한 ‘첩혈가두’ 팸플릿에 사인을 받아 공개한 바 있다. 그는 “25년 만에 직접보니 그때도 조용했는데 이번에도 변함이 없었다. 눈빛과 태도가 깊어졌다. 뒤풀이에서 배우나 감독 할 것없이 사진찍기 바빴다”며 양조위와 만난 당시의 즐거웠던 순간을 회상했다.

한국영화사에 중요한 위치에 자리한 명필름과 심재명 대표는 영화와 추억 속 배우에 대한 사랑이 여전히 넘쳤다. 영화계에 첫발을 내딛은 순간을 기억하고, 앞으로 차세대 영화인들이 활약할 날을 기대하는 심재명 대표와 명필름의 행보를 기대하지 않을 수 없다. 20주년과 함께 시작된 파주 시대의 명필름에서 어떤 영화들이 탄생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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