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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돌 갑질' 논란, 과연 누구의 잘못인가 [POP분석]

입력 2015-04-28 11:4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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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POP=김은주 기자]국제적 망신을 몰고 온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땅콩 회항’. 주차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며 요원들을 무릎 꿇린 ‘백화점 모녀 사건’. 계산 문제로 직원에게 막말을 쏟아낸 ‘마트 막말녀’. 병든 우리 사회에서 요즘 빈번하게 발생하는 사건들이다. 권력의 우위에 있는 것을 뜻하는 갑이 약자인 을에게 하는 부당 행위를 하는 일명 ‘갑질’ 사태가 봇물 터지듯 나오고 있다. 갑을 관계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커지면서 이를 소재로 한 드라마도 나왔다. 최상류층의 입장에서 갑과 을의 관계에 대해 그리는 SBS 월화드라마 ‘풍문으로 들었소’. ‘갑질’에 분노를 ‘을질’에 통쾌감을 느끼며 동시간대 1위로 인기를 모으고 있다.

[KBS2 ‘해피선데이-슈퍼맨이 돌아왔다’ 장면. 사진제공=KBS]
[KBS2 ‘해피선데이-슈퍼맨이 돌아왔다’ 장면. 사진제공=KBS]

최근 KBS2 인기 예능 ‘해피선데이-슈퍼맨이 돌아왔다’도 ‘갑질’ 논란에 휘말렸다. 서울의 한 인사동 체험관에서 촬영하기로 했다가 제작진이 사전 답사 과정에서 안전상의 이유로 취소하면서 벌어진 문제다. 이후 체험관 측이 “‘슈돌’ 제작진 횡포가 너무 심하다. 막내급 스태프가 전화해서 사건을 무마시키려고 했고, 일방적인 사과를 했다”라고 온라인 게시판에 글을 남기면서 일파만파 번졌다. 이에 제작진 측은 “여러 번 설명 드리고 사과했다”며 사실과 다르다고 대립각을 세웠다. 여기에 대중과 시청자까지 가세하면서 ‘갑질 논란’ 사태가 커졌다. 결국 제작진은 “불가피한 오해로 얼굴을 붉히게 돼 죄송하다”며 공식 사과했고 체험관 측이 이를 수용하면서 일단락됐다. 이번 사태는 유명 프로그램이라는 점에서 ‘갑질 논란’이 더 크게 부각됐다. ‘슈퍼맨’은 전 연령층에서 고른 사랑을 받고 있는 육아 프로그램이다. 인기가 따르는 곳에는 잡음이 많기 마련이다. 제작진도 여러 문제에 대해 촉각을 세우고 예의주시하고 있다. 그럼에도 이번 사태가 발생했다는 것은 유명 프로그램을 바라보는 대중의 시선이 갑이 을에게 부당한 대우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체험관 측은 제작진의 선택을 당해야 하는 입장에 놓여 있었기에 취소가 되는 과정에서 제작진이 벌인 ‘갑의 횡포’라고 생각한 것이다. 제작진이 주장하는 정중한 사과마저도 곱지 않게 느껴졌을 것이다.

‘갑질’이 아닌 ‘과정’의 문제가 불러온 사건으로도 해석된다. 한 방송 작가는 28일 헤럴드POP과의 전화통화에서 “제작진의 갑질이 아닌 커뮤니케이션의 문제인 것 같다”고 바라봤다. “우리나라 방송 촬영의 현실상 장소 섭외를 하고 촬영을 진행하기까지 시간적 여유가 많지 않다. 여러 군데 섭외를 해놓고 방송 직전까지 조율하면서 최종 협의되는 장소로 가게 된다. 이 과정에서 미촬영지로 결정이 난 곳에 다시 방문하거나 전화를 해 정중하게 양해를 구한다. 하지만 간혹 촬영 문의만 드렸을 뿐인데 결과를 묻지 않고 휴업을 하고 기다리는 분들도 있다. 우리가 그 손해까지 채워줄 수 없기에 난감할 때가 있다. 서로 확실히 어떤 상황인지 충분한 대화를 통해 해결하는 자세가 필요한 것 같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에는 PPL(제품간접광고) 문제도 거론된다. 인기가 많은 프로그램에 촬영지로 확정돼 방송을 타면 막대한 광고 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슈퍼맨’의 일거수일투족은 매회 대중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송일국이 삼둥이와 함께 사용하는 물건이나 이휘재가 쌍둥이에게 바나나를 줄 때 사용했던 육아용품 등은 방송 이튿날 불티나게 팔린다. 삼둥이가 다녀간 촬영 장소는 유명 육아 커뮤니티에 발 빠르게 정보가 올라오면서 입소문이 난다. 체험관 측도 이러한 인기 파장을 예상했을지 모른다. 제작진 측이 “물질적 피해 보상을 원하신다면 합당한 보상을 약속한다”라는 부분에서도 그러한 뉘앙스를 풍긴다. 하지만 체험관 측은 “홍보를 하려고 했다면 우리 이름부터 밝혔을 것이다. 어떠한 보상을 바라지 않는다. 진심 어린 사과가 고맙다”고 반박했다. 촬영지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자동적으로 놓여지는 갑을의 관계. 그 사이에서 오는 미묘한 입장 차이. 여기에 촬영지가 막대한 간접광고 효과를 준다는 점에서 제2의 ‘슈돌 갑질’ 사태가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김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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