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NEMA

[POP리뷰] 첩보액션 제대로 포장한 특급 코미디 '스파이'

입력 2015-05-15 09: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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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POP=최현호 기자]더 이상 나올 스파이물이 없을 것 같을 때 등장한 '킹스맨: 시크릿 에이전트'. 그 후속타가 통통하고 수다스러운 아줌마 비주얼의 여인을 통해 터져 나왔다. 바로 영화 '스파이'(감독 폴 페이그)가 그 주인공.

'스파이'는 CIA 현장요원 파인(주드 로 분)을 돕는 내근요원 수잔 쿠퍼(멜리사 맥카시 분)가 직접 현장에 투입, 핵무기 밀거래를 막는 임무를 수행하게 되는 이야기를 그렸다.

사진=영화 '스파이' 포스터
사진=영화 '스파이' 포스터

아무도 나설 수 없는 적진에 투입하게 된 수잔 쿠퍼. 그는 우스꽝스런 사진이 첨부된 위장신분을 받아들게 된다. 수잔은 동경하던 현장에 나서게 된 것이 즐거워 천진난만하게 임무 수행에 나선다. 하지만 도처에 위험한 마피아들이 깔려있다. 게다가 입이 거칠고 허풍에 의외의 수다쟁이인 또 다른 현장요원 릭 포드(제이슨 스타뎀 분)가 등장, 못미더운 수잔을 막으면서 일은 걷잡을 수 없는 상황으로 흘러간다. 여기서 릭 포드의 허풍을 설명하자면 긴 허세작렬 끝에 “두 다리가 부러지면 두 팔로 걷는다”는 식이다.

'스파이'는 그야말로 배꼽을 쉴 새 없이 자극하는 멜리사 맥카시의 연기가 빛난다. 그는 다변하는 성격을 각 상황에 적절히 어우러지게 하며 최상의 시너지를 만든다. 멜리사 맥카시는 '스파이의 나라' 영국 출신의 두 스타배우 주드 로와 제이슨 스타뎀의 아우라도 조연급으로 만들어버리는 거대한(?) 포스를 발휘한다.

특히 스파이라고 믿을 수없는 여성이 임무에 투입돼 의외의 실력발휘를 지켜보고 있자면 감탄이 터져 나온다. 마치 ‘수잔은 그 임무를 수행하지 못할 거야’라는 생각이 ‘그가 꼭 해낼 거야’라는 방향으로 전환되는 것이 노골적이지만 기대하게 만드는 흡인력을 선사한다.

이 허무맹랑한 듯하면서도 의외의 설득력을 발휘하는 묘한 상황들은 스파이물을 자유자재로 가지고 놀았던 올 상반기 히트작 '킹스맨: 시크릿 에이전트'와는 또 다른 재기발랄함으로 다가온다. 수잔은 비밀요원으로서 누가 봐도 동네 아줌마의 위장신분을 받고, 가지고 다니기도 민망한 용품들로 위장된 무기를 사용하게 된다.

사진=영화 '스파이' 스틸
사진=영화 '스파이' 스틸

물론 스파이물 패러디는 계속 만들어져 왔다. 마이크 마이어스가 주연을 맡은 '오스틴 파워' 시리즈는 성적인 개그를 노골적으로 사용하면서 멋있지 않은 스파이를 내세워 이목을 끈 바 있다.

나아가 스파이물의 진화도 끊임없이 이어졌다. '007'에 이어 '미션임파서블' '본' 시리즈 등은 액션과 첩보활동 스타일의 변신으로 큰 성공을 거뒀다. 이 작품의 주인공들은 외모도 수려하고 기술도 최강일 뿐만 아니라 로맨스도 성공적이다.

하지만 '스파이'의 수잔 쿠퍼는 본드걸 같은 외모가 아니며 물론 여성이고 내근직이다. 로맨스도 짝사랑뿐이며 기대하기 힘들다. 비전형적인 스파이물의 캐릭터이기 때문에 액션이나 두뇌플레이가 현저히 떨어진다고 예상할 수 있겠지만 물론 코미디만이 전부가 아니다. 긴장감 넘치는 스토리 전개는 물론 톡톡 튀는 캐릭터, 인물들의 화학반응이 다채롭게 터져 나온다.

수잔과 짝사랑남 파인 사이의 '썸', 수잔과 친구 낸시(미란다 하트 분)의 잡담과 뒷담화, 무지막지한 릭 포드와 수잔의 신경전 및 액션, 악당녀 레이나 보야노프(로즈 번 분)와 수잔의 막말 대결, 알도(피터 세라피노윅 분)가 수잔에게 던지는 19금 멘트와 행동 등으로 매 순간 관객의 입에서 소리 나는 웃음을 이끌어내는 것이 이 영화의 힘이다.

특히 수잔의 성장하는 모습은 내근을 충실히 수행 덕분에 가능하다는 교훈도 준다. 파인이 추적을 피하기 위해 이어폰 속 수잔의 지시가 필수였다면, 수잔에게는 그간의 노하우가 인간 내비게이션으로 만들며 각종상황의 대응 능력을 키워낸 것이다.

폴 페이그 감독은 그동안 익숙한 스파이물을 제대로 된 코미디로 포장해냈다. 그리고 그 포장 안에는 각종 스파이물에서 봐온 캐릭터들이 하나같이 개성 있게 뒤틀린 채 가득 담겨있다. 코믹액션 스파이물의 종합선물세트를 열어보고 싶은 관객은 오는 21일 개봉하는 '스파이'를 찾으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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