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최현호 기자]곽경택 감독이 수사극과도 제법 잘 어울린다. 조폭들의 이야기를 '멋'있게 이끌어낸 '친구', 비운의 복서 김득구의 삶을 그린 '챔피언', 슬프고도 아름다운 사랑을 선사한 '통증', 천방지축 청춘의 인생을 담은 '똥개', 자전적 이야기로 감동을 자아낸 '미운 아기 오리 새끼', 그리고 데뷔작 '억수탕'.
곽경택 감독에겐 대표작 '친구'와 '부산'이 등식처럼 따라다니는 것처럼 보이지만, 각각의 작품 그 안에는 다양한 인생과 메시지가 서로 다른 색깔로 그려지고 있다. 흥행의 맛도 보고, 블록버스터 영화의 실패도 겪은 곽경택 감독. 그가 영화계에서 물러서지 않고 또 다른 의미 있는 작품을 완성했다. 바로 영화 '극비수사'다.
곽 감독은 '극비수사'에서 김윤석, 유해진, 장영남, 송영창 등 베테랑 배우들로 연기에 대한 걱정을 덜었다. 따라서 실화를 바탕으로 한 스토리와 시대적 배경을 완성하는데 더욱 공을 들인 결과, '물건'이 나왔다.
김윤석이 형사로 돌아와 범인을 잡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은 이전의 추격전에서 보여주던 그가 아니었다. 물론 관례상 돈을 받아 나누는 형사, 독불장군 같은 설정은 여느 영화들의 설정처럼 남아있다.
하지만 형사 공길용(김윤석 분)은 유괴된 아이를 구할 인물로 자신을 지목한 도사 김중산(유해진 분)의 말을 믿는 아이 엄마의 눈빛에 흔들리는 부성애를 가진 인간적인 형사다. 자신의 아들과 같은 학년인 아이를 찾기를 주저하는 남편을 나무라는 아내(박효주 분)의 말에 불만 섞인 말을 하지만, 수사에 뛰어들자 뒤도 돌아보지 않고 아이를 찾는 일에 '직진'한다.
이 과정에서 그의 '직진'은 영화가 나가는 흐름처럼 뒤틀리거나 동시다발적이지 않다. 공길용은 주변의 방해와 혼란의 순간에도 '아이를 찾는 것'에 집중한다.
그동안의 범죄 소재의 작품들이 국내외를 막론하고 마치 '누가 더 피를 많이 보는가' '누가 더 사이코패스인가' '얼마나 교묘하게 죽이고 많이 목숨을 앗아가나'라면서 경쟁하듯 과도하게 자극적 범행과 표현으로 관객을 자극하며 시선을 붙들었다.
결국 이러한 효과들도 관객에겐 어느새 익숙해져 무감각해져가고, 신선하지도 않을 뿐더러 식상해졌다. 그렇다고 낡은 구식은 누구나 싫을 게 뻔하다.
이런 상황과 한국영화의 위기까지 언급되는 가운데 '극비수사'는 약 30여 년 전이라는 시대적 배경과 수사극이라는 면에서 '구식'이라는 오해를 살 법하다. 과연 그럴까. '극비수사'는 이야기에 관객을 스며들게 한다.
결국 당시 빈번했던 유괴사건 실화를 바탕으로 기교를 떨쳐내고 이야기를 밀고나가는 힘, 사투리부터 감정까지 빈틈없이 소화한 배우들의 연기가 어색함 없이 사실적으로 어우러지는 합, 70년대 말 부산의 재현을 통한 향수, 형사와 도사의 수사 중 가려져 있던 사실을 포착한 점을 뚝심 있게 밀고나가 관객을 이야기 자체에 몰입케 하고 있다.
묵직한 유괴 사건 수사극을 들고 돌아온 곽경택 감독. 관객에게도 그가 전하려는 메시지와 이전과 또 다른 시도가 먹혀들지 기대를 모은다.
'극비수사'는 오는 6월 18일 개봉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