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최현호 기자]범죄면 범죄고 멜로면 멜로 아닌가. 범죄 멜로는 무슨 장르일까. 영화 '은밀한 유혹'(감독 윤재구)이 빠른 전개 속 배우들의 아슬아슬한 감정으로 관객을 초대한다.
'은밀한 유혹'은 친구의 빚을 떠안고 맥주를 나르며 살아가는 지연(임수정 분)이 성렬(유연석 분)의 제안으로 마카오 카지노의 절반을 소유한 회장(이경영 분)을 유혹하게 되면서 펼쳐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호화 요트를 배경으로 캡틴(박철민 분), 유미(도희 분) 등이 회장의 괴팍한 성격을 맞추며 지낸다. 지연은 회장의 재산을 지연을 통해 상속받으려는 성렬로부터 하나씩 지시를 받고 실행에 옮긴다. 회장이 자존심이 강한 여자에 호감을 느끼는 것을 아는 성렬이 이를 지연에게 알려준 것. 과연 지연이 성렬의 유혹에 흔들리지 않고 회장의 마음을 사로잡고 막대한 돈을 손에 넣을 수 있을까.
영화는 청룡영화제 여우주연상 수상작 '내 아내의 모든 것' 이후 3년 만에 스크린에 복귀한 임수정과 현재 MBC 드라마 '맨도롱 또똣'에서 활약 중인 유연석의 '케미'가 돋보인다. 또 이경영의 캐릭터 소화력은 괴팍하지만 사연 있는 노인의 모습을 무리 없이 표현하는데 발휘됐다.
특히 임수정은 불안한 심리와 성렬에 진심으로 떨리는 지연의 마음, 돈 때문이지만 회장에게 서서히 다가가며 굴욕을 참고 도도한 연기를 펼치는 부분을 충실히 소화했다.
유연석은 몇몇 작품에서 보여준 도시적 이미지가 발산하는 차가움에 로맨틱한 분위기를 결합한 묘한 매력을 드러낸다. 여성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충분할 애틋한 눈빛이 인상적이다.
범죄로 얽힌 두 사람의 아슬아슬한 관계와 싹트는 사랑의 감정이 가장 눈길을 모으는 부분이다. 반면 빠른 전개를 위한 회장이 보여주는 결혼발표 장면 등은 헛웃음을 유발하기도 하지만, 그만큼 질질 끄는 지루함은 날리려는 노력이 보인다. 뜸을 들이는 장면은 유연석과 임수정의 닿을 듯 말 듯 한 입술을 포착한 부분이 유일하지 않을까. 이는 감정적으로 오래 음미하는 멜로물와 스피디한 범죄물의 아슬아슬한 간극을 유지하려는 시도로 파악된다. 이 부분이 누군가에게는 어색하게 느껴질 수 있고, 누군가에겐 흥미롭게 다가올 수 있다.
임수정 유연석의 '케미'에 베테랑 연기자 이경영을 더한 '은밀한 유혹'. 베스트셀러 원작, 신데렐라 스토리를 떠나서 전개는 '속전속결', 감정은 '아슬아슬'한 범죄 멜로다. 오는 4일 개봉 예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