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최현호 기자]사람의 감정을 이보다 더 기발하고 재치 있으며 의미심장하게 그려낼 수 있을까. 디즈니-픽사가 또 한 번의 명작 애니메이션을 남겼다.
'몬스터 주식회사' '업'을 연출한 피트 닥터 감독의 신작 '인사이드 아웃'은 인간의 머릿속 세상에 살고 있는 다섯 감정인 기쁨, 슬픔, 소심, 까칠, 버럭의 이야기를 담았다. 다섯 감정은 마치 우주선을 조종하듯 감정 시스템을 다루며 소녀 라일리의 하루를 위해 분주하게 움직인다.
라일리는 아빠, 엄마와 이사를 하게 되고 새로운 환경 속에서 자꾸만 밀려오는 슬픔과 복잡한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게 된다. 이 스토리라인만 보자면 별다를 것 없는 아이의 성장기다. 하지만 '인사이드 아웃'은 이를 평범하게 따라가지 않는다. 다섯 가지 감정들 중 기쁨과 슬픔에게 문제가 닥치면서 생각과 감정, 기억과 망각 등을 픽사만이 가진 상상력의 세계로 풀어낸다. 이를 통해 자연히 관객을 이야기로 몰입하게 만든다.
픽사의 다른 작품들에 비해 비교적 차분한 인간의 내면 부분을 다뤄 다소 잔잔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기쁨과 슬픔의 모험을 보고 있으면, 우리 감정의 복잡한 시스템에 대한 의문이 풀리는 경험을 하면서 감동까지 얻어가게 된다.
그동안 픽사는 장난감, 곤충, 상상 속 괴물, 열대어, 슈퍼히어로 가족, 자동차, 쥐, 로봇, 소년과 할아버지, 신화 속 공주 등 다양한 대상에 생명을 불어넣고 웃음과 감동을 동시에 선사했다. 이젠 보이지 않는 인간의 다섯 감정과 사고 체계를 정교하고 아기자기한 시스템으로 구현했다. 라일리의 머릿속과 달리 아빠, 엄마의 머리 안에 있는 다섯 감정들은 그에 맞는 개성을 보여준다. 이 부분은 특히 인간 심리 묘사에 있어서 웃음이 절로 나오게 만들며 감탄을 자아낸다.
픽사는 창립 30주년을 맞아 열다섯 번째 작품으로 '인사이드 아웃'을 제작했다. 앞서 픽사는 단편 '안드레와 월리B의 모험', 스튜디오 트레이드마크인 스탠드 램프의 '룩소 주니어', 장편 '토이스토리'를 시작으로 3D 애니메이션의 세계를 이끌어왔다. 미국 캘리포니아 주 에머리빌의 CGI 영화 제작사로서 수많은 아카데미상을 수상했으며, 놀라운 흥행 성적을 거둬 명실상부한 최고의 애니메이션 스튜디오로 자리잡았다.
특히 존 라세터(토이스토리, 벅스라이프, 카), 앤드류 스탠튼(니모를 찾아서, 월-E), 리 언크리치(토이스토리2, 토이스토리3), 피트 닥터(몬스터 주식회사, 업, 인사이드 아웃), 브래드 버드(인크레더블, 라따뚜이) 등의 감독들이 명작들을 쏟아내며 픽사를 애니메이션의 명가로 이끌었다.
이처럼 재능 있는 인재들이 뛰어난 기술과 풍부한 상상력으로 픽사의 세계를 세워나가고 있다. 2006년 월트디즈니에 합병되고 나서도 꾸준히 환상적인 모습을 펼쳐놓고 있는 픽사. 공개된 작품들이 모두 연관성을 가지고 있다는 흥미로운 이론도 제기된 바 있다. 이처럼 상상력의 한계를 극복해나가는 픽사는 '인사이드 아웃'으로 다시 한 번 건재함을 과시했다. 마음 속 깊은 곳까지 울림을 주는 이 애니메이션 스튜디오가 앞으로 어떤 작품 세계를 이어갈지 기대를 모은다.
한편 '인사이드 아웃'은 오는 9일 개봉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