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김나희 인턴기자]배우 김수미는 눈물을 흘렸고 가수 조영남은 자리를 박차고 나갔다. 파일럿 프로그램에서 정규 편성으로 돌아온 '나를 돌아봐'의 첫 시작은 말 그대로 아수라장이었다.
13일 오후 서울시 서초구 반포동 엘루체컨벤션에서 열린 KBS2 새 예능 프로그램 '나를 돌아봐' 제작발표회에는 조영남-이경규, 김수미-박명수, 최민수-이홍기가 참석했다. 진행은 조우종 아나운서가 맡았다.
'나를 돌아봐' 제작발표회는 전날 발표한 장동민 하차로 냉랭한 분위기에서 시작됐다. 제작사 코엔미디어 안인배 대표는 장동민의 하차에 대해 "제작진이 많은 회의 끝에 프로그램에 더 어울리는 사람을 선택했다. 장동민도 이를 이해해줬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때 김수미가 "심란하다"며 자신의 불편한 심경을 밝혔다. 김수미는 "어제(12일) 한숨도 못 잤다. 장동민 하차 소식에 '같은 고향이라고 (박명수는) 김수미가 꽂았냐. 전라도 출신끼리 다 해 먹어라' 댓글을 보고 괴로웠다"라며 "너무 충격을 받아서 자해를 했다. 울면서 가위로 머리카락을 잘랐다"고 자신의 혼란스러운 심경을 털어놨다. 김수미의 거침 없는 발언은 이어졌다. "나는 박명수를 뽑을 이유도 힘도 없다. 처음부터 손발이 맞았기 때문에 장동민이 그립고 박명수는 아직 낯설다"라며 두 사람을 비교했다. 이에 박명수는 멋쩍은 표정을 짓기도 했다. 앞서 박명수는 김수미에 대해 "평소 존경했던 분이다. 굉장히 독하실 것 같은데 전혀 그렇지 않다"며 칭찬한 게 무안해지는 순간이었다. 박명수를 향한 김수미의 일침은 끊이지 않았다. "박명수가 잘해야 시청률이 오를 것"이라며 시종일관 박명수를 겨냥한 날이 선 말들을 쏟아내 현장 분위기를 어색하게 만들었다.
그렇게 마무리 될 것 같았던 현장은 조영남의 갑작스러운 퇴장으로 위기를 맞았다. 출연진 중 가장 연장자인 조영남이 김수미와의 언쟁 후 현장을 이탈한 것. 김수미는 시청률과 관련해 "이경규와 조영남이 나오는 장면이 분당 시청률이 가장 낮았다. 본인(조영남)이 자진 하차한다고 하지 않아도 제작진에서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조영남은 "이런 모욕적인 말을 처음 들어본다. 수미 씨 얘기대로라면 제가 해야 할 이유가 없다. 이 자리에서 사퇴하겠다"라고 선언해 모두를 놀라게 했다.
이후 조영남은 이경규의 만류에도 자리를 빠져나갔다. 당황한 이경규는 "4시에 라디오 생방송이 있어서 나간 것 같다. 오해 말아달라"라며 상황을 수습하려고 했지만 기사들은 이미 '조영남 퇴장' '조영남 돌발 행동' 등으로 헤드라인을 뽑았다. 결국 장동민의 하차에 따른 냉랭한 분위기에서 시작된 제작발표회가 김수미의 날선 말들로 논란이 가중되면서 조영남 퇴장이라는 황당한 결말까지 이른 것이다. 조영남의 이러한 돌발 행동에 대해 일부 출연자는 "설정은 아니지만 조영남의 평소 욱 하는 캐릭터라면 굳이 문제될 것은 아닌 것 같다. 오후 4시 상암동에서 라디오 생방송이 있어서 본인의 캐릭터대로 격한 상태로 마무리하고 나간 것 같기도 하다"라고 해명하기도 했다. 실제로 조영남은 오후 4시 5분부터 MBC 표준FM '조영남, 최유라의 지금은 라디오 시대' DJ로 활동하고 있다.
이후 제작진은 "제작발표회가 긴장과 웃음의 연속이었다. 그저 조영남 씨의 돌발행동에 따른 해프닝일 뿐"이라면서 "조영남씨 스타일이다. 라디오 생방송 때문에 이동한 것이다. 하차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취재진도 처음에는 어리둥절했다. 도대체 이 상황이 재미를 위해 일부러 연출된 설정인지, 아니면 아무도 예측하지 못한 사고인지 짐작할 수 없었던 것.
결론적으로 이러한 상황을 만든 조영남이 나서서 진실을 규명해야 할 때다. 하지만 사건이 일어난 지 5시간이 지난 현재까지도 조영남의 행방은 묘연하다. '나를 돌아봐' 제작진도 아직까지 조영남을 만나지 못하면서 논란들이 가중되고 있다.
'나는 돌아봐'가 타인을 배려하고 자신을 돌아본다는 취지에서 만들어진 프로그램인 만큼 출연자가 개인적인 감정으로 자리를 박차고 나가는 행동은 원인을 떠나 문제가 있어 보인다. 그것이 진짜였다면 대중, 출연진, 취재진에 대한 배려나 예의가 없었던 것이고 재미를 위한 기획된 설정이었다면 즐거움보다는 불쾌함을 안겨 실패 작전이라고 볼 수 있다.
특히 가장 연장자인 김수미의 독설과 조영남의 이탈로 첫 인사를 하러 나온 새 멤버 최민수와 이홍기는 제대로 된 발언조차 하지 못했다. 박명수와 이경규도 제작발표회 직후 김수미가 가져온 떡을 돌리며 상황을 수습하기 위해 진땀을 흘려야 했다.
이렇듯 서로에 대한 배려가 없는 출연진들의 모습이 과연 시청자에게 진실된 감동을 안길 수 있을까. 멤버 교체부터 제작발표회까지 정규 방송 전부터 논란에 휩싸인 '나를 돌아봐'가 앞으로 KBS를 대표하는 예능 프로그램으로 자리를 잡을 지 귀추가 주목된다. 오는 24일 9시 30분 첫 방송.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