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NEMA

'협녀, 칼의 기억', 찻물처럼 익어갈 韓 무협의 '3초식' [POP리뷰]

입력 2015-08-07 07:3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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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POP=최현호 기자]한국 무협영화의 새로운 시도가 될 수 있을까. 고려 무인시대, 검으로 살아온 세 남녀의 운명과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무협 멜로 '협녀, 칼의 기억'(감독 박흥식)이 오는 13일 개봉을 앞두고 언론에 선 공개됐다.

'협녀, 칼의 기억'은 칼만 있으면 천민도 왕이 될 수 있었던 시대 고려 말, 유백(이병헌 분), 월소(전도연 분), 홍이(김고은 분) 세 검객의 숙명적인 이야기를 그렸다. 전체적인 풍경은 고려시대 갈대밭과 대나무 숲이 등장하며 무역이 활발했던 벽란도와 왕실의 모습이 고루 담겼다.

영화는 해바라기를 뛰어 넘을 정도로 경공술을 익힌 홍이가 유백의 무술대회에 뛰어들어 청년 율(이준호 분)을 상대로 검술 실력을 과시하면서 시작된다. 홍이는 집에 돌아오는 길에 유백에게서 3초식 만에 복면을 빼앗는 대결을 제안 받고 이를 빼앗게 된다. 이후 홍이는 자신을 키워 준 월소에게 유백에 대해 이야기 하게 되고, 자신이 유백과 월소에게 복수를 해야 하는 운명임을 전해 듣게 된다.

사진=영화 '협녀, 칼의 기억' 포스터
사진=영화 '협녀, 칼의 기억' 포스터

이야기는 홍이가 풍진삼협의 맏형 풍천(배수빈 분)의 딸임을 알게 되고 그의 사제였던 유백과 월소에게 복수하기 위해 무공을 익힌 사실도 확인한다. 이에 홍이는 절망에 빠지게 되고, 유백과 월소, 홍이와 율의 관계는 물론 고려 무협들의 의와 협이 얽히면서 무협 멜로적 형태가 만들어진다.

액션 역시 신재명 무술감독이 밝혔듯이 무협의 종주국이라고 할 만한 중국을 비롯해 기존 영화와 차별을 두려 노력했다. 이점이 득일지 실일지는 보는 사람에 다를 수 있지만, 확실히 홍콩영화의 과도한 무사들의 회전과 ‘동방불패’ 등에서 흔히 보이는 로우앵글로 인물을 올려다보는 신들도 배제됐다.

특별히 신경 쓴 효과는 슬로우 모션으로 멋을 낸 것과 실루엣 등이다. 와이어는 적극 활용됐고, 격렬하거나 거친 액션보다 물처럼 흐르듯이 흘러가는 액션으로 배경인 자연경관과 어우러지는 것에 초점을 맞춘 듯하다.

사실 온전히 기존 작품들에서 벗어나기란 쉽지 않다. 그럼에도 '협녀, 칼의 기억'은 유려한 비주얼과 감각적인 톤을 스크린에 펼쳐놓았고, 그동안의 한국 액션 중 무협영화라고 부를 만한 결과물을 내놓은 것만은 분명하다.

사진=영화 '협녀, 칼의 기억' 스틸
사진=영화 '협녀, 칼의 기억' 스틸

이처럼 '협녀, 칼의 기억‘은 추후 한국 무협영화가 나아갈 충분한 도전이 됐다. 배우들의 연기, 스토리의 무거움과 흐름, 새로운 형식으로 짜인 액션 등의 유무를 떠나 결합된 멜로와 무협으로 아름다움을 이끌어내려 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보인다.

또 기존 중국 무협영화의 남자가 여자가 되고, 비급으로 절정고수가 되는 황당무계한 설정은 없지만, ‘3초식’ 승부, 고수의 가르침 등 무협영화 팬들에게 반가울 만한 여러 요소가 포함돼 있다.

무엇보다 유백이 정자에서 월소의 찻물을 끓이는 방법을 기억하는 가운데 사병이 습격당하는 장면은 묘한 매력을 발한다. 박흥식 감독 역시 이 신을 인상적인 장면으로 꼽았다. 시간이 정지한 듯한 효과는 이 장면 외에 클라이맥스 부분에도 있다. 찻물이 익는 소리와 이병헌의 회상 모습은 ‘칼’과 ‘차’ 모두를 통해 사랑하는 연인을 기억하는 고수의 차분한 아련함을 효과적으로 표현해냈다.

‘협녀, 칼의 기억’은 한국에서 만든 무협영화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고, 이병헌 전도연 김고은의 출연으로 더욱 이목이 집중됐다. 영화적으로 액션과 박흥식 감독이 강조한 멜로적 감정선이 더해져 독자적인 색깔을 내려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명작이 즐비한 중국, 홍콩무협 영화에 '일검'을 날릴 '3초식' 중 첫걸음이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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