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김나희 기자]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스타 예능 PD를 꼽자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인물이 두 명있다. 바로 KBS2 '1박 2일'로 시작해 현재 CJ E&M 예능의 간판으로 자리매김한 나영석 PD와 10년째 '무한도전'의 정상을 이끌고 있는 김태호 PD다. 이들의 프로그램을 통해 탄생한 스타들이 하도 많아 각각 '나영석 사단' '김태호 사단'이라고 불릴 정도. 현재 웬만한 톱스타 못지않은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두 PD의 인기 비결은 과연 어디에 있는 것일까.
같은 충청도 출신에 1살 차이인 두 사람은 서로 닮은 점도 다른 점도 많다.
먼저 닮은 점을 꼽자면, 연출자인 본인들이 출연자들과 맞먹는 자신만의 캐릭터를 창조했다는 것이다. 일반적인 프로그램들의 경우 보통 PD가 방송 전면에 드러나는 경우가 많지 않다. PD는 늘 카메라 뒤에서 현장을 진두지휘하는 게 보통. 하지만 이 두 사람은 출연진과 대화하는 자신의 얼굴을 출연시키거나 자막을 내보내는 등 자신의 존재감을 서슴없이 드러냈고, 짧은 출연만으로도 멤버들과 특급 케미를 선보이며 시청자들에게 큰 웃음을 선사했다.
나영석 PD와 김태호 PD의 또 다른 공통점은 그 이름 자체로 독보적인 브랜드를 형성했다는 것이다. 어느 순간 '믿고 보는 나영석과 김태호'라는 수식어를 얻을 만큼, 각자의 프로그램에서 두 사람의 영향력은 다른 사람이 대체할 수 없을 정도로 성장했다. 과거 '무한도전'은 지난 2010년 MBC 파업으로 인해 7주 동안 결방을, 2012년에는 무려 6개월 동안 시청자들과 만나지 못하는 사태를 겪은 바 있다. 김태호 PD가 아니면 '무한도전'의 제작이 불가능기 때문. 최근 인기리에 방영되고 있는 '삼시세끼' 또한 항상 등장하는 이서진과 나영석 PD의 특급 케미가 하루라도 빠지면 시청자들은 허전함을 느끼지 않을까.
그러나 비슷해 보이는 이 두 사람은 각자의 색깔이 뚜렷한 만큼 다른 점도 많다. 먼저 시즌제를 도입해 동시에 여러 개의 프로그램을 연출하는 방식을 택한 나영석 PD는 자신의 프로그램들 사이에 거미줄형의 관계망을 형성해 보는 재미를 더한다. 한 프로그램의 출연진을 다른 프로그램에도 등장시켜 캐릭터의 연속성을 강화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1박 2일' 출연으로 나영석 PD와 인연을 맺었던 이서진은 이후 '꽃보다 할배'와 '삼시세끼'에 등장했으며, 최지우 역시 '삼시세끼' 출연 이후 '꽃보다 할배'를 함께 했다. 현재 화제를 모으고 있는 '신서유기'도 이전 '1박 2일' 멤버들이 대부분 출연 중이다.
또한 나영석 PD는 다수의 프로그램 속에서 공통적인 메시지를 중심에 놓는 특징도 지닌다. 그는 여행과 귀농으로 색다름을 추구하면서도 결국은 '어디서 자느냐' '무엇을 먹느냐' 등과 같은 일상적인 고민을 주제로 프로그램을 만든다. 대신 새로운 프로그램을 만들 때마다 콘텐츠의 형식 혹은 매체의 활용 면에서는 매번 도전적인 모습이다. 지상파 PD로 이름을 날리던 그는 케이블로 자리를 옮겨 과감한 시즌제 도입을 시작했으며, 이번엔 '신서유기'를 통해 웹 콘텐츠에 새로운 지평을 열려고 하고 있다. 주로 젊은 세대만 활용하던 웹 콘테츠에 다양한 세대의 팬을 보유한 기존 '1박 2일'의 시청자를 끌어들임으로써 웹 콘텐츠의 활용도와 저변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반면, 김태호 PD는 한 프로그램 안에서 끊임없는 도전을 시도를 하고 있다. 그는 올해만 해도 '토토가'에 이어 '가요제', '배달의 무도'까지, 매주 바뀌는 주제에 맞춰 다양한 장르를 선보이고 있다. 그 노력을 인정받아 지난 3일 '제42회 한국방송대상' 시상식에서는 본심 심사위원 전원 일치로 영예의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당시 김태호 PD는 "'유재석은 그렇다 치고 박명수, 정준하, 노홍철. 이런 애들 데리고 되겠냐'는 말을 들었던 게 10년 전 9월이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무한도전'은 잘 진행되고 있다. 사실 한 주 한 주가 무섭고 두렵고 어쩔 땐 도망가고 싶은 중압감을 느낀다. 그러나 저희 멤버들과 스태프들이 있기 때문에 믿고 녹화장에 나올 수 있다"며 그동안의 고충을 털어놔 눈길을 끌었다. '무한도전'은 고정된 형식이 없는 프로그램이기에 그는 앞으로도 이 안에서 예능의 모든 장르를 담아내기 위해 끊임없이 도전할 것으로 보인다.
이제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 여러 곳에서 러브콜을 받고 있는 나영석과 김태호 PD. 과거 인터뷰에서 나영석 PD는 김태호 PD와 전화 통화를 한 사연을 언급하며 "'1박2일'과 '무한도전'의 콜라보에 대해 이야기한 적이 있다. '1박2일'이 마무리되니까 '무한도전 특집'을 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했다. 결론적으로는 잘 안 됐다. 양쪽 회사에서 '다른 방송국과 콜라보를 한다는 게 말이 안 된다'고 막아섰다"고 말한 적이 있다. 비록 과거에는 실패로 끝났으나 이 두 거목이 언젠가는 함께 할 날을 기대해 보며, 앞으로 두 사람이 보여줄 새로운 모습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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