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김은주 기자]잘 나가는 예능에는 공통점이 있다?! 바로 리얼 버라이어티를 기반으로 서로 다른 스타일을 추구하는 나영석표 예능과 김태호 PD가 이끄는 MBC 장수 프로그램 ‘무한도전’이다. 두 프로그램은 묘하게 닮았다. 시즌제 제작 혹은 인기 코너의 정기적 순환 방식이 커다란 톱니바퀴 역할을 하며 회를 더할수록 공고한 인기를 쌓아가도록 만드는 것이다. 40대 대표 스타 PD가 이끄는 예능이라는 점에서 젊은 감각을 유지한다는 것도 공통점이다. 우선 나영석 예능의 힘은 6년간 달려왔던 ‘1박2일’에서 다져졌다. 리얼 버라이어티를 기반으로 한 ‘1박2일’을 연출하면서 대중의 기호를 피부로 느꼈다. ‘가장 기본적인 것에서 웃음은 핀다’라는 흥행 공식을 잊지 않았다. 나영석표 예능은 KBS를 나온 뒤 CJ E&M에서 2013년부터 본격적으로 꽃피기 시작했다. 처음 선보인 프로그램이 70~80대 노년 배우들의 여행기를 다룬 ‘꽃보다 할배’. 모두의 우려를 딛고 초대박을 터뜨렸다. 인기를 모으니 무한 복제가 가능해졌다. 포맷은 그대로 두고 대상만 바꿨다. 40~60대 중년 여배우들을 데리고 여행을 떠났다. 그래서 붙여진 이름이 ‘꽃보다 누나’. 연일 시청률을 갱신했다. 이번에는 청춘들의 우정을 담은 ‘꽃보다 청춘’을 내놨다. 이렇게 해서 ‘꽃보다’ 시리즈는 전 연령층을 아우르는 가족 예능 프로그램의 대명사가 됐다.
올해 다시 ‘꽃보다 할배’를 다시 가동시키기 전 또 다른 프로그램을 제작했다. ‘한적한 시골에서 끼니를 해결한다’는 간단한 내용의 ‘삼시세끼’. 일반인에게 낯선 정선이라는 지역을 과감히 택했다. ‘삼시세끼’ 정선편이 뜨자 산지에서 어촌으로 장소만 살짝 바꿔 제작했다. 차승원이 이끄는 ‘삼시세끼’ 어촌편은 정선편의 인기를 위협했다. 실험대 위에 올랐던 ‘삼시세끼’가 성공하자 곧바로 ‘꽃보다 할배’ 시리즈를 가동시켰다. 대중은 ‘꽃보다’ 시리즈가 이미 세 차례 이상 방송된 터라 포맷을 이해하고 있었고, 완벽하게 몰입이 가능했다. 대박은 예정된 수순. ‘꽃보다 할배’ 시리즈를 마치기가 무섭게 ‘삼시세끼’ 정선편 시즌2로 돌아왔다. 정선편 시즌2가 끝나자 어촌편 시즌2를 제작하러 나섰다. 그 사이 ‘1박2일’ 원년 멤버들의 중국 여행과 게임을 접목시킨 인터넷 방송 ‘신서유기’까지 내놓으며 안전 궤도에 올려놓았다. ‘꽃보다’ 시리즈와 ‘삼시세끼’ 여기에 ‘신서유기’까지 2~3년 인기 순환 구조를 완벽히 갖췄다. 여기에 나영석표 예능에 출연했던 스타들이 하나같이 호감형 이미지까지 얻고가자 톱스타들의 출연이 줄을 잇고 있다. 나영석 사단의 영민함과 CJ의 물량 공세 덕분에 인기 신화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무한도전’은 나영석표 예능보다 7년 앞서 방송돼 진화된 예능을 보여준다. 지난 10년이라는 세월 동안 여러 굴곡을 겪으면서도 끄덕하지 않고 이어올 수 있었던 것은 나영석표 예능처럼 코너 속 코너들이 일정 순환 구조로 돌아가면서 큰 지지대 역할을 했기에 가능하다. ‘무한도전’이 쓴 첫 카드는 스타 특집이었다. ‘무모한 도전’으로 출발한 ‘무한도전’에게는 프로그램 홍보가 필요했다. 인지도가 높은 대형 스타들을 초대해 콜라보레이션에 집중했다. 첫 회를 장식한 골프 여제 미셸위부터 효도르. 앙리, 김연아, 소지섭 등을 특집 코너로 꾸미며 이목을 끌었다. 이 포맷은 향후에도 스타 게스트를 초대하기에 유용한 형식으로 사용할 수 있다.
1~2년 동안 여러 실험을 거친 ‘무한도전’은 2007년 12월부터 달력 특집을 내놓기 시작했다. ‘무한도전’ 환희의 순간들을 달력에 담아 추억을 간직했다. 해마다 주요 핵심 코너가 될 정도로 꾸준히 제작되고 있다. 달력 특집의 인기로 ‘무한택배’가 나올 수 있었다. 지난 2012년 12월 방송된 ‘무한택배’는 멤버들이 만든 ‘무도 달력’을 들고 국내를 비롯해 세계 곳곳을 누비며 정까지 배달했다. 이 포맷이 인기를 얻으며 형식을 갖춰나갔고 최근 ‘배달의 무도’까지 이어지게 됐다. 이번에 방송된 ‘배달의 무도’는 머나먼 타지에서 한국의 음식을 그리워하는 일들을 위해 각국에 배달하는 형식이었다. 이 과정에서 하시마섬과 우토로 마을 등지를 돌며 우리가 그동안 잊고 지냈던 역사의 아픔까지 얹어지면서 묵직한 감동을 선사했다. 주기적으로 돌아오는 인기 코너들이 더 있다. 대표적인 코너가 ‘무한도전 가요제’이다. 지난 2007년 강변북로 가요제를 기점으로 2009년 올림픽대로 가요제, 2011년 서해안 고속도로 가요제, 2013년 자유로 가요제에 이어 올해 영동고속도로 가요제까지 무한 변신 중이다. 시청률은 최고점을 찍고 음원 장악은 덤이다. 무한도전 가요제의 강력한 힘은 2년마다 발휘된다. 무한도전 응원단도 때마다 등장한다. 지난해에는 브라질 월드컵을 위한 응원 도전을 했고, 매년 대학 축제 등 정해진 행사 때마다 감동을 선사하고 있다.
이외에도 장기 프로젝트도 여러 개다. 댄스스포츠 특집을 시작으로 에어로빅, 조정, 레이싱, 레슬링, 복싱, 봅슬레이 등을 통해 몇 개월간 스포츠인으로 살았던 무한도전 멤버들의 모습을 담았다. 특히 에어로빅 특집은 매주 촬영할 때마다 3개월에 걸쳐 이뤄진 장기 프로젝트로 화제를 모았다. 지난 2012년 11월 첫 방송된 못.친.소 페스티벌에 이은 쏠.친.소 페스티벌까지 시리즈가 인기를 모으고 있고, 2012년 지드래곤이 특별 출연한 ‘무한상사’는 특집 때마다 방영되며 눈길을 끌고 있다.
나영석표 예능과 ‘무한도전’은 잘 되는 히트 아이템이 여러 개의 변형 진화하는 과정을 보여주는 예능 프로그램인 것이다. 결국 히트 요소들이 지속적으로 맞물리면서 ‘백전불패’ 신화가 꾸준히 이어지는 것이다. 김은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