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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만에 서울 땅 밟은 본조비는 늙었다 [POP종합]

입력 2015-09-22 23: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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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POP=김은주 기자] 전성기 시절 쨍쨍한 음색은 아니었다. 대신 세월의 흔적이 내려앉은 은발을 휘날리는 노장들의 투혼만큼은 빛났다. 고사리 손으로 음악을 꺼내들었던 어린 팬들은 이제 어른이 됐다. 노장들의 구멍 난 목소리에 덧칠을 해주듯 추억을 채워넣는 이들의 굵은 목소리가 절묘하게 화음을 빚어냈다. 마치 오늘을 오래 기억하려는 듯. 20년의 간극을 거슬러 올라가던 노장과 어른들의 머리 위로 구름 한 점 없는 밤하늘에 쉼표처럼 반달만이 반짝거렸다.

[사진제공=라이브네이션코리아]
[사진제공=라이브네이션코리아]

1995년 5월 10일. 정규 6집 ‘디즈 데이즈(These days)’ 투어로 한국을 처음 찾았던 세계적 록 밴드 본조비가 정확히 20년 4개월여 만에 돌아왔다. 2015년 9월 22일 오후 8시 8분. 새 역사가 써졌다. 같은 서울 하늘이었지만 무대는 달랐다. 첫 내한 당시 공연을 열었던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약 6km 정도 떨어진 잠실종합운동장 보조경기장. 스탠딩과 2층 객석까지 1만 4000여 관객(주최사 기준)이 가득 채운 야외무대에 오른 본조비는 “로큰롤 베이비”를 외쳤다. 20년 만의 재방문이 감격스러운 듯 서울을 불렀다. ‘댓츠 왓 더 워터 메이드 미(That’s What The Water Made Me)’로 한국 관객과 오랜만에 인사한 보컬리스트 존 본 조비(53)는 어느덧 중년의 신사가 돼 있었다. 올 블랙 차림. 상반신 근육이 확연히 보이는 자신감 넘치는 의상. 록 밴드를 이끄는 50대 보컬리스트가 이토록 멋질 수 있는지 몸소 보여줬다. 이어진 ‘유 기브 러브 어 배드 네임(You Give Love a Bad Name)’으로 무대 분위기를 끌어올린 뒤 휴식 시간도 갖지 않고 노래를 이어갔다. ‘위 갓 잇 고잉 온(We Got It Going On)’을 부를 때에는 섹시한 엉덩이를 흔드는 팬 서비스도 아끼지 않았다. 한국 팬들이 좋아하는 곡 중 하나인 ‘잇츠 마이 라이프(It's My Life)’를 부를 때 객석이 온통 녹색 플랜 카드로 물결이 치자 존 본 조비는 가슴에 손을 얹고 감격스러워했다. 2시간 넘게 23곡을 쏟아낸 노장들은 무대를 내려왔다.

[사진제공=라이브네이션코리아]
[사진제공=라이브네이션코리아]

1983년 데뷔한 본조비는 현재까지 1억 3000만 장의 앨범을 팔았다. 50개국에서 3000회 가까이 공연을 하며 관객과 가까이에서 호흡한 록 밴드이다. 데뷔 당시 ‘틴 아이돌 밴드’라는 혹평을 받았던 본 조비는 32년이 지난 현재 세계적 록 밴드에 이름을 올리며 자리를 지켜내고 있다. 존 본 조비(보컬, 기타), 티코 토레스(드럼), 데이빗 브라이언(키보드). 리드 기타로 선 필엑스(리드 기타)까지. 한국에서 다시 만난 전설의 밴드는 혈기 왕성한 나이에 무대를 마구 베어내던 날카로운 음색은 세월이라는 칼날에 많이 무뎌진 듯했다. 프런트 맨 존 본 조비는 120분간 쉴 틈 없이 이어진 공연이 다소 벅찼는지 중간 중간 마이크를 관객에게 넘기도 했다. 앙코르 무대를 앞두고서는 웃옷이 온통 땀으로 번졌다. 관객을 쥐락펴락하는 무대 매너는 찾아 보기 힘들어 실망감이 컸다. 오히려 드럼 소리조차 뚫고 나오지 못한 힘없는 노래들보다 기타 하나에 의존해 잔잔하게 부른 ‘썸데이 아윌 비 새러데이 나이트(Someday I’ll Be Saturday Night)’가 더 멋지게 들렸다. 20년만에 내린 단비같은 존재였기 때문이었을까. 기대보다 실망이 컸던 무대. 그럼에도 본조비의 공연이 빛났던 것은 쉰 살을 훌쩍 뛰어넘은 노장들이 현역 시절의 감동을 잊지 않고 다시 찾아준 약속과 혼신의 힘을 다한 투혼에 있었다.

내한에 앞서 인도네시아와 태국 말레이시아 팬들과 만났던 본 조비는 아시아 4개국 관객을 만나러 걸음을 재촉한다. 오는 25,26일 마카오 코타리 아레나, 28,29일 대만 난강홀, 10월 1일 아랍에미레이트 아부다비 두 아레나에 선다. 10월 3일 이스라엘 텔 아비브 하야콘 파크에서 아시아 투어 ‘본 조비 라이브’의 대미를 장식한다. 김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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