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김나희 기자] 말도 많고 기대도 많았던 '응팔'이 드디어 베일을 벗었다. 첫방부터 진항 향수와 뭉클한 가족애로 무장한 '응팔'은 시청자들의 코끝을 찡하게 만들며 세 번째 시리즈의 성공적인 출발을 알렸다.
6일 오후 첫 방송된 케이블 채널 tvN 금토드라마 '응답하라 1988'(이하 '응팔') 1회에서는 1988년 88올림픽을 앞둔 서울 도봉구 쌍문동 봉황당 골목의 세 가족들과 쌍문동 절친 5인방의 이야기가 그려졌다.
이날 '응팔'은 배우 이미연의 내레이션으로 시작됐다. 이미연은 "가진 것은 없어도 마음만은 행복했던 1988년"이라며 포문을 연 뒤 슬립온, 워크맨, 소피 마르소, 톰 크루즈 등 소품들과 스타들을 언급하며 당시 추억을 회상했다.
이어 쌍문동 5인방이 '영웅본색2'를 보는 장면이 등장, 앞으로 홍일점 성덕선(혜리)을 두고 그의 남편이 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일 류동룡(이동휘), 김정환(류준열), 택(박보검), 선우(고경표)가 차례로 소개됐다. 특히 성덕선은 짧은 단발 헤어스타일에 진핑크 티셔츠인 80년대 의상을 매치해 강렬한 비주얼을 뽐냈다. 그는 첫 대사부터 김정환을 향해 "뭐 냐고"라며 괴성을 질러 심상치 않은 여자 주인공이 탄생했음을 예고했다.
이어 쌍문동에 모여 아기자기하게 살고 있는 세 가족의 모습이 그려졌다. 빚보증을 잘못 서 반지하에 사는 성동일(성동일)과 이일화(이일화) 네는 저녁 식사도 조용하게 하는 법이 없다. 허구한 날 싸우는 성보라(류혜영)과 성덕선 때문. 반면 아들만 있는 김성균(김성균)과 라미란(라미란) 네는 언제나 썰렁하다. 벼락부자라 돈은 많지만 생활도 검소한 편. 라미란은 무뚝뚝한 아들들과 해외는커녕 제주도(?)도 제대로 못 가는 남편 김성균 때문에 늘 외로운 표정을 짓는다.
그리고 자상하면서도 잘난 아들을 둔 선우(고경표) 네가 있다. 남편은 없고 선우 외에 어린 딸도 있지만 선우 엄마는 언제나 행복하다. 항상 자신을 챙기며 딸보다 더 다정다감하게 대화를 나누는 아들 선우가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세 가족은 때론 음식을 나눠먹고 때론 수다 삼매경에 빠지며 그때 그 시절 정다웠던 시대를 살아간다. 어른들은 어른들만의 대화를 나누고 아이들을 아이들만의 우정과 추억을 차곡차곡 쌓아가면서 말이다.
하지만 소박하면서도 행복하게 사는 것 같은 이들에게도 소소한 걱정거리가 있다. 착한 아들 자랑에 힘든 줄 모르고 살던 선우 엄마는 최근 선우 얼굴에 난 상처와 방에 떨어진 담배를 보고 그를 의심하며 절망에 빠진다. 선우 엄마는 "아빠 없다고 이러냐?"며 화를 냈지만 이는 모두 그의 오해인 것으로 밝혀졌다. 모자는 눈물을 흘리며 화해했고 이후 선우 엄마는 선우 아버지의 제사에서 서럽게 울어 시청자들의 가슴을 먹먹하게 했다.
아들에게 섭섭하긴 라미란도 마찬가지다. 선우 엄마에게서 항상 자상한 선우 자랑을 듣는 라미란은 동네 형에게 돈과 운동화를 빼앗겨도, 공부로 1등을 해도 자신에게 아무 말도 하지 않는 아들 김정환이 야속하기만 하다. 내내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지 못하던 라미란은 결국 "엄마한테 이야기 좀 해줘. 선우 엄마가 얼마나 부러운지 알아? 선우는 다 이야기한데"라며 솔직한 마음을 털어놨고 무뚝뚝하게 아들을 안아줘 감동을 자아냈다.
그리고 마지막 가족인 성동일 네. 공부 잘하는 언니 성보라(류혜영)와 막둥이 남동생 성노을(최성원)에게 늘 치이면서 살아가는 성덕선. 그의 요즘 최대 관심사는 바로 고등학생 중 3명만 나갈 수 있는 88올림픽 피켓걸이다. 반년 동안 얼굴이 새까맣게 탈 정도로 연습에 매달린 그는 88올림픽 개막식에 참석할 수 있다는 사실에 들떠있지만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듣게 된다. 바로 성덕선이 담당했던 나라인 마다카스카르가 88올림픽 불참을 선언했던 것.
좌절한 성덕선은 눈물을 흘리며 집으로 돌아왔고 언니의 생일에 얹혀 자신의 생일도 해치우려는 성동일과 이일화의 행동에 폭발해 버렸다. 그는 "왜 맨날 나한테만 그래? 왜 나만 계란 프라이 안 줘? 왜 노을이만 월드콘 줘? 왜 나만 덕선이야? 언니는 보라고 얘는 노을인데 나만 이름이 덕선이냐고"라며 둘째의 서러움을 토로해 시청자들의 공감을 자아냈다.
집에서 뛰쳐나간 성덕선은 눈물을 펑펑 쏟았지만 평소 성실히 연습에 참여했던 덕분에 결국 우간다 피켓걸로 88올림픽에 설 수 있었다. 성동일은 집으로 돌아오는 성덕선을 기다린 뒤 몰래 준비한 생일 케이크를 건네며 "아빠 엄마가 미안하다. 아빠도 태어날 때부터 아빠가 아니잖아. 아빠도 아빠가 처음이니까 우리 딸이 조금 봐줘"라고 진심 어린 말로 사과해 시청자들에게 진한 감동을 안겼다.
이날 '응팔'은 과거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88올림픽 당시의 추억 돋는 장면과 가슴을 따뜻하게 하는 가족애로 '응답하라' 시리즈가 어째서 여태껏 큰 성공을 거둘 수 있었는지 다시 한 번 증명해냈다. 앞서 "이전 시리즈 보다 잘 되지 않을 것이다. 망할 거란 생각 나도 든다"라고 겸손한 태도를 보인 신원호 PD의 말이 무색했을 정도.
특유의 개그 코드와 추억의 음악, 그리고 뭉클한 대사로 시종일관 눈을 뗄 수 없는 재미를 선사한 '응팔'. 특히 방송 말미에는 성덕선의 이후 모습인 이미연이 등장, 쌍문동 5인방 중 한 명이랑 결혼했음을 암시함과 동시에 예고편에서는 쌍문동 4인방이 "덕선이 요즘 좀 귀엽지 않느냐?"라고 말한 상황. 이에 다음 화에 본격적으로 이어질 쌍문동 5인방의 러브 라인도 많은 기대를 모으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