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김나희 기자]배우 윤계상은 참 신기하다. 너무나 현실적이고 찌질한 연기를 하는데 멋지게 보이니 말이다. '현실적인 남자친구' 역할은 이제 그만큼 어울리는 배우가 없을 듯하다.
윤계상 한예리 주연의 영화 '극적인 하룻밤'(감독 하기호)은 연애하다 까이고 썸 타다 놓치는 연애 '을(乙)'인 두 남녀가 '원나잇 쿠폰'을 만들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로맨틱 코미디다.
동명의 연극을 원작으로 한 이 영화는 전 애인을 각자의 전 애인에게 빼앗긴 두 남녀가 사랑에 빠져가는 과정을 상당히 세밀하게 그려냈다. 헤어진 지 두 달된 여자친구 주연(박효주 분)의 결혼식에도 스스럼없이 참석하는 남자 정훈(윤계상 분). 그는 복잡한 심경으로 참석한 결혼식에서 시후(한예리 분)라는 이상한 여자를 만나게 된다.
첫 만남부터 심상치 않았던 시후는 막무가내로 정훈의 집에 난입하고 두 사람은 의도치 않게 하룻밤을 보낸다. 이렇게 큰 사고(?)를 치르고서 다시 만난 두 사람. 알고 보니 시후는 정훈이 알고 지내던 의사 형이자 전 여자친구 주연의 현재 남편인 준석(박병은 분)의 전 여자친구였다.
이렇게 꼬인 관계에서 사랑보다 몸부터 먼저 알게 된 두 사람은 연인과 헤어진 공허함과 새로운 만남의 두근거림에 결국 '커피 쿠폰'이라는 원나잇 제도를 만들어 낸다. 그리고 하나씩 커피 도장의 수가 쌓여갈수록 미묘한 감정의 변화를 겪으며 자신들의 미래와 사랑에 대해 고민하고 상처받고 성장한다.
이번 영화에서 윤계상은 마이너스 통장에 카드론은 필수고 직업은 언제 백수가 돼도 전혀 이상하지 않은 기간제 체육교사의 찌질함을 온몸으로 표현했다. 그는 시종일관 "나는 아무것도 없는 놈"이라고 한탄하며 연애도 사치로 느끼는 N포 세대의 절망을 현실적으로 연기해 관객들에게 큰 공감을 자아냈다.
하지만 윤계상은 정훈을 단순히 찌질한 캐릭터로만 그려내진 않았다. 그는 자신이 불편할 것을 알면서도 시후를 위해 준석의 병원 개업 파티에 참석하거나, 결혼 후에도 시후에게 집적거리는 준석에게 일침을 가하는 등 정훈의 따뜻한 매력을 드러며 관객들을 설레게 했다. 특히 윤계상은 특유의 친근한 미소와 시후 역을 맡는 한예리와의 찰떡 호흡으로 관객들이 지금 당장이라도 연애를 하고 싶은 마음이 들 정도의 달달함 분위기를 선사했다.
생애 처음 로맨틱 코미디에 뛰어든 한예리의 연기 또한 만만치 않았다. 그는 극중 시후가 보여주는 사랑스러우면서도 통통 튀는 매력을 자연스럽게 소화하며 러블리한 모습을 유감없이 보여줬다. 여기에 깜짝 놀랄만한 색드립과 의외의 반전 모습을 보여준 조복래, 정수영의 감초 연기는 시종일관 관객에게 웃음을 안기며 영화를 보는 재미를 더했다.
이처럼 사실적이면서도 일상적인 남녀의 러브스토리를 현실적이면서도 애정 어린 시선으로 풀어낸 '극적인 하룻밤'. "N포 세대가 연애만큼은 용감하게 했으면 좋겠다"는 하기호 감독의 바람처럼 과연 '극적인 하룻밤'이 관객들에게 깊은 공감과 용기를 선사할 수 있을지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오는 12월 3일 개봉. 청소년 관람불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