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김나희 기자] 말고 많고 탈도 많았던 제52회 대종상영화제가 막을 내렸다. '남녀 주연상 후보 전원 불참'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맞은 대종상영화제는 '대리 수상'을 없애려다 '대리 수상'만 남는 꼴이 됐다.
20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KBS홀에서는 제52회 대종상영화제가 진행됐다. 배우 신현준과 한고은이 진행을 맡은 영화제는 KBS2를 통해 오후 7시 20부터 생중계됐다.
국내 3대 영화상 중 하나인 대종상영화제는 무려 반세기의 역사를 자랑하는 영화인의 축제다. 한국 영화의 질적 향상과 영화 산업의 진흥을 도모하기 위해 1958년 문교부가 제정했으며 1962년 제1회 대종상영화제를 개최한 이래 올해로 52회를 맞이했다.
하지만 올해 대종상영화제는 시작부터 잡음이 발생했다. 영화제 측에서 "올해부터 시상식에 참석하지 않은 배우에게는 상을 주지 않겠다"라는 방침을 발표한 것. 이른바 '참가상 논란'으로 번진 이 발언은 결국 남녀주연상 후보에 오른 배우 황정민, 하정우, 손현주, 유아인, 김윤진, 전지현, 김혜수, 엄정화, 한효주 9명 전원이 시상식에 불참하는 전무후무한 사태를 초래했다.
그러나 이러한 상황에도 조근우 본부장은 "누구를 위한 영화제인지 모르겠다"며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그는 "우리 나라 배우 수준이 후진국 수준이다. 스타답지 못하다"라고 비판하며 시상식을 강행했고 결국 대종상영화제는 그토록 없애고 싶어 했던 '대리 수상'이 난무하는 모습으로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특히 이날 가장 바쁜 사람은 사회를 맡은 신현준이었다. 그는 진행과 동시에 여러 차례 대리 수상자로 나서며 MC석과 무대를 오르내렸다. 허리 부상으로 불참한 시상자 최민식을 대신해 시상식까지 진행해야 했다. 그는 대리 수상이 진행되거나 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민망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고 이는 영화제를 보는 관객과 시청자들도 마찬가지였다.
결국 신인감독상을 수상한 '뷰티인사이드' 백감독을 비롯해 의상상, 미술상, 인기상, 한국영화발전공로상, 남녀조연상, 남녀주연상 등 다수의 배우와 스태프들이 시상식에 불참해 대리 수상이 이뤄졌다. 직접 상을 받으러 나온 이들의 감동적인 소감 대신 "이 상을 잘 전달하겠습니다"는 말이 더 기억에 남았을 정도다.
이날 영화 '국제시장'으로 10관왕을 차지한 윤제균 감독은 "부득이 하게 참석하지 못한 배우와 스태프들을 우리가 역지사지의 마음으로 이해를 했으면 좋겠다"며 "앞으로는 조금 더 화합의 중간다리 역할로 선배와 후배 사이에서 잘 해서 영화계 전체가 화합의 장이 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라고 수상 소감을 전해 눈길을 끌었다.
대리수상 불가, 김혜자 봉사상 수상 번복 등의 논란으로 점철돼 스스로 권위를 땅에 떨어트린 대종상 영화제. 방송 말미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영화제이니 만큼 영화인들이 소중히 여겨주시길 바란다"는 신현준의 마무리 멘트처럼 반 백년의 역사를 지닌 대종상영화제가 내년에는 영화를 사랑하는 관객과 영화인의 축제로 다시 돌아올 수 있길 바랄 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