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김나희 기자]이순신에 이어 이번에는 명포수다. 국민 배우 최민식이 칼 대신 총을 들었다. 이순신을 소재로 다룬 전작 ‘명량’을 통해 1761만이라는 경이적인 기록으로 역대 1위 흥행 기록을 새로 쓴 최민식의 쉼 없는 도전이다. 호랑이가 가진 정서적 상징성에 매료돼 출연하게 됐다는 말처럼 ‘대호’ 속 최민식은 관객을 홀리기에 충분하다. 그렇다면 ‘명량’의 최민식과 ‘대호’의 최민식은 어떻게 다를까.
‘명량’ 최민식은 어떻게 성공했나
◎ 쓰러진 경쟁작 지난해 여름에는 유독 사극을 기반으로 한 영화들이 많이 나왔다. 그중에서도 가장 많은 관심을 모았던 작품은 배우 강동원과 하정우를 내세운 영화 ‘군도’(감독 윤종빈). 하지만 예상했던 것보다 실망스러운 결과가 나왔고 이는 자연스럽게 ‘명량’의 흥행 올인으로 이어졌다.
이후 뒤를 이어 영화 ‘해적: 바다로 간 산적’(감독 이석훈)과 ‘해무’(감독 심성보)가 개봉했으나 ‘명랑’의 흥행 독주를 추격하기에는 부족했다. 결국 1761만 명이 다녀갔다.
◎ 영웅을 원하는 시대적 요구 당시 온 국민은 세월호 사건으로 비통함에 잠겨 있었다. 특히 아이들을 버리고 도망친 선장의 무책임함과 사고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는 정부의 무능함에 국민들은 허탈감을 감추지 못했다.
이렇듯 온 국민이 ‘영웅’이라는 존재를 갈구하고 있던 상황에서 화통한 리더십으로 통쾌한 승리를 이끄는 이순신 장군의 영웅적 면모는 국민들의 갈증을 해소시켜줬고 ‘명량’의 흥행 신화를 이뤄냈다.
◎ 적절한 상황
지난해 7월 30일 여름, 영화계 최대 성수기에 개봉한 ‘명량’은 총 1587개 스크린에서 상영돼 수많은 관객의 발길을 이끌어냈다.
이는 외화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과 ‘트랜스포머: 사라진 시대’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스크린수다. ‘명량’이 1761만 명이라는 싹쓸이 관객을 동원하는데 다소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 최민식=이순신
만약 이순신을 다른 배우가 연기했으면 이 정도의 성과가 나올 수 있었을까. 최민식은 적은 수의 배로 수많은 왜구를 물리쳐야 하는 극한 상황에서 고뇌하고 또 고뇌하는 이순신 장군의 모습을 사실감 있게 그려내 감동을 자아냈다.
특히 최민식은 “살고자 하면 죽을 것이고 죽고자 하면 살 것이다”라는 명대사로 진한 울림을 주며 당시 왕이 아닌 백성을 위해 목숨을 걸고 싸웠던 이순신의 위대함을 극적으로 살려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대호’ 최민식 또 하나 수작 만드나
◎ ‘CG+최민식’ 새로운 시도
‘대호’는 100년 전 사라진 조선의 마지막 호랑이에 대해 다룬 영화다. 몸무게 400kg, 길이 3m 80cm에 달하는 이 산군을 스크린으로 옮겨놓기 위해 배우와 스태프는 다양한 시도를 했다.
컴퓨터 그래픽으로 구현된 거대한 호랑이는 기대 이상으로 잘 표현됐다. 간간이 어색한 부분들이 보이나 최민식의 연기력이 구멍을 채워주면서 전체적으로 어울리는 그림을 만들어냈다. 주인공 캐스팅에 어려움을 겪었다던 박훈정 감독의 가슴앓이를 한 방에 날려주는 작품이 탄생됐다. ◎ ‘최민식+박훈정’ 명콤비의 만남
개봉 전부터 작품 ‘대호’가 관심을 받았던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영화 ‘신세계’에서 호흡을 맞췄던 박훈정 감독과 최민식의 두 번째 만남 때문일 것이다.
468만 명의 선택을 받으며 흥행성을 검증받은 이 명콤비는 ‘대호’에서도 빛을 발했다. 완성도 높은 스토리, 깊이 있는 연출, 명품 연기가 얹어지면서 다시 한 번 관객들의 만족을 이끌어낼 것으로 보인다.
◎ 막강한 경쟁작
하지만 아쉽게도 ‘대호’는 올해 1000만 영화 3연타에 도전하는 ‘믿고 보는 배우’이자 어제의 동지였던 황정민 주연의 영화 ‘히말라야’와 정면으로 붙게 됐다. 히말라야 설산에 잠든 동료의 시신을 찾으러 떠간다는 내용을 담은 ‘히말라야’는 공교롭게도 16일 ‘대호’와 같은 날 개봉한다. 지난해 866만 관객을 돌파하며 역대 성적 19위에 오르며 흥행 연출자에 이름을 올린 ‘해적: 바다로 간 산적’ 이석훈 감독의 차기작으로 ‘대호’에게는 호락호락한 상대가 되지 않을 것이다.
이석훈 감독과 황정민도 마찬가지로 ‘댄싱퀸’에서 이미 호흡을 맞춘 명콤비이기에 ‘히말리야’의 도전을 지켜봐야 한다. 또한 ‘히말라야’에는 대세 순정남으로 불리는 배우 정우가 합류해 ‘대호’의 막강한 위협이 되고 있다.
◎ 역시 또 최민식
하지만 그래도 최민식은 최민식이었다. “답은 최민식이었다”는 박훈정 감독의 말처럼 최민식은 산에 대한 예의를 지키는 천만덕 역으로 분해 ‘산군’ 대호와 숙명적인 대결을 펼치는 인물을 제대로 소화해냈다.
특히 최민식은 한겨울 눈 덮인 지리산을 뛰고 구르는 액션 연기를 직접 소화하는 연기 열정으로 후배들을 감동시켰다는 후문이다. 여기에 아들 석이(성유빈)을 향한 절절한 부성애와 컴퓨터 그래픽인 호랑이와 대화를 나누는 장면을 깊이 있게 소화한 그의 연기 내공은 관객들을 극장으로 끌어들이기에 충분해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