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드라마

[POP인터뷰③] 유재명, ‘응팔’ 아들 동룡이 배우됐으면

입력 2015-12-29 11:3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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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POP=김은주 기자] 준비된 배우 유재명(43)이 비상 중이다. 부산의 명문인 부산대학교 생명시스템학과 재학 시절 우연히 접한 연극 한 편이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 놨다. 생물 선생을 꿈꾸던 평범한 사내의 꿈이 재구성됐다. 연기로 사람의 마음을 만지고 그들의 삶을 사는 것. 그 뒤로 20년간 연극에 미쳐 살았다. 무대 위에서 느끼는 희열에 중독돼 청춘을 다 바쳤다. 돈이 없어도 행복했다. 오로지 ‘연기쟁이’ 유재명으로 살았다.

유재명은 부산에서 유명했다. 직접 나선 극단에서 15년 동안 150편의 연극을 했으니 연기 좀 한다는 배우들은 그의 존재를 알았다. 연기 내공만큼이나 술과 사람을 좋아한다는 것도. 그랬던 그가 인생을 재편한 건 4년 전이다. 여느 때처럼 부산에서 극단을 운영하며 알베르토 까뮈의 작품을 하던 중 번아웃 증후군에 빠져버린 것. 일에 몰두하던 사람이 극도의 피로감으로 무기력해지는 증상이 찾아와 부산 생활을 정리하고 무작정 서울로 올라왔다.

그 전에도 간간이 단역이나 엑스트라로 영화 작업을 했지만 서울에 올라오면서 본격적으로 영상 작업에 돌입했다. 영화 ‘범죄와의 전쟁 : 나쁜놈들 전성시대’ 단역을 시작으로 ‘자칼이 온다’ ‘관상’ ‘동창생’ ‘캐치미’ ‘황제를 위하여’ ‘터널’ ‘제보자’ ‘베테랑’ 등 각종 작품에 출연했다. 연극 무대에서만 닦은 내공만 십 수 년. 영화계에서 그의 존재감이 소문이 나기 시작했다.

[‘응답하라 1988’에서 활약 중인 유재명. 사진=송재원 기자]
[‘응답하라 1988’에서 활약 중인 유재명. 사진=송재원 기자]

그러던 중 찾아온 행운 같은 역할이 바로 tvN 화제의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이하 응팔)’ 동룡(이동휘) 아빠 류재명이다. 영화 ‘바람’ 출연으로 신원호 PD와 인연이 닿았다. 사실 ‘응팔’에 앞서 ‘응답하라 1994’에 러브콜을 받았다. ‘응답하라 1994’에 남자주인공으로 캐스팅 됐던 정우와는 ‘바람’에 이어 조우할 뻔했다. 하지만 출연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우연인 듯 다시 만난 ‘응팔’로 전성기를 열고 있다. 극 전개를 쥐락펴락하는 코믹함과 존재감으로 “이런 배우가 왜 이제야 나타났냐”라는 반응을 얻고 있다. 그야말로 ‘연기의 달인’ 탄생이다.

지난 28일 서울 이촌동 한 카페에서 만난 유재명은 24년간 무명으로 살아왔기에 요즘 같은 인기가 얼떨떨하다고 털어놨다. 유재명은 “‘응팔’이 내 인생을 완전히 바꿔 놨다. 욕심을 버리고 욕망을 채우는 작업이 왜 중요한지도 깨닫게 됐다.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는지 물음표가 되어 준 작품”이라며 “흐름에 흔들리지 않고 가난함과 외로움이라는 친구를 끝까지 안고 가고 싶다”라는 소망을 드러냈다.

십 수년 동안 오로지 연기만을 사랑한 진짜 배우 유재명. ‘응팔’에서도 입증했든 조만간 24년간 쌓인 내공을 폭발시킬 것으로 보인다. 아마도 2016년은 유재명의 해가 되지 않을까.

Q. ‘응팔’이 4년의 시간이 흐른다. 각자 새로운 분야에 사는 아이들의 모습이 나올 것 같다. 동룡 아빠로서 아들이 어떤 모습으로 컸으면 좋겠나

-동룡이가 아버지의 피를 받아서 춤을 잘 추는 것으로 나오는데요. 제가 스무 살 때 대학에 들어가서 연극에 빠졌거든요. 그런 제 성격으로 봐서 동룡이도 아마 배우가 되지 않을까요(웃음). 동룡이도 저처럼 연극에 빠져서 배우가 됐을 것 같습니다.

Q. 배우 이동휘랑 부자 연기를 해보니 어떤가

-연기하는 걸 보면 깜짝 놀랍니다. 동휘는 연기 힘을 빼고 하는 걸 벌써 알더라고요. 정말 깜짝 놀랐습니다. 자신이 가진 감각을 동룡에 넣어서 완전히 만드는 게 쉽지 않는데 접점을 기가 막히게 찾더라고요. 정말 멋진 친구라고 생각합니다.

[‘응답하라 1988’에서 활약 중인 유재명. 사진=tvN 화면 캡쳐]
[‘응답하라 1988’에서 활약 중인 유재명. 사진=tvN 화면 캡쳐]

Q. 앞으로 이동휘랑 어떤 연기 장면이 들어가면 좋은가 -현장에서 동룡이랑 육감을 대결하면서 촬영 중입니다. 서로 눈빛만 봐도 척하면 척이라고 해야 할까요. 호흡이 정말 잘 맞습니다. 동룡이 외에도 선우, 정환, 덕선이랑도 연기해보고 싶어요. 선생이니 진학 상담을 해준다든지. 특히 동룡이랑은 포장마차에서 ‘아빠가 주는 술이야’ 말하면서 가까워지는 모습도 찍고 싶고요.

Q. ‘응팔’에서 연기 방식이 변한 부분도 있나.

-지금까지 살아온 연기 인생을 놓고 볼 때 일이 잘 안 풀렸을 때 욕심이 많았더라고요. ‘응팔’을 할 때에도 욕심이 생겼어요. ‘어떻게 하면 분량이 늘어날까’ 했거든요. 그러다가 ‘잘해야지’보다는 ‘재밌다’는 욕망이 생기더라고요. 힘을 뺀 연기를 하고 방송을 보는 데 훨씬 더 좋더라고요. 제 연기를 보면서 설렜습니다. 아 이런 모습을 사람들이 좋아해주시는구나 생각이 들더라고요.

Q. 힘들었던 순간은 없었나 -3회 때 달리기 장면으로 힘을 주고 난 뒤 7회까지 거의 등장하지 못했어요. 몇 시간 몇일 기다려서 한 장면을 찍으니 ‘더 잘해야지’하는 압박감이 들더라고요. 집에 가는 길에 자책을 많이 했습니다. 그러다가 어제 촬영을 하면서 집에 가는데 ‘참 행복하다’ 느꼈어요. 지난 몇 개월 동안 물리적으로 힘들었지만 ‘응팔’을 통해 연기에 대해서 조금 안 것 같아요. 나란 배우가 어떤 배우인지요. 정말 최선을 다한 느낌입니다. [POP인터뷰④] ‘응팔’ 유재명, “혜리 쭉 배우했으면…라미란 무섭다” 이어서 김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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