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김나희 기자]"그 누구도 이유 없이 이곳에 오진 않았다"
10편의 장편 영화만을 만들고 은퇴하겠다고 선언한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이 자신의 8번째 작품 '헤이트풀8'으로 돌아왔다. 지난 1996년 '저수지의 개들'로 화려하게 데뷔한 쿠앤틴 타란티노 감독은 '킬 빌' 시리즈, '바스터즈: 거친 녀석들', '장고: 분노의 추적자'에 이어 또 한 번 자신만의 세계를 영화 속에 구현해냈다.
'헤이트풀8'는 각자 비밀을 감춘 채 눈보라 속에 고립된 8인, 서로에 대한 불신과 증오로 광기에 휩싸인 그들의 하룻밤을 그린 작품이다. 마치 한 편의 추리 소설을 보는 듯 치밀한 구성으로 짜여진 '헤이트풀8'은 '폭력 미학의 거장' 쿠엔틴 타란티노의 전작들에 비해 난폭함과 잔인함은 줄어든 편. 하지만 그로 인해 스토리의 긴장감은 높아진 느낌이다.
광활한 설원 속, 레드락 타운으로 죄수 데이지(제니퍼 제이슨 리)를 이송해가던 교수형 집행인 존(커트 러셀)은 우연히 현상금 사냥꾼 마커스(사무엘 L 잭슨)와 보안관 크리스(월튼 고긴스)와 합류한다. 거센 눈보라를 피해 산장으로 들어선 4명은 그곳에 먼저 와있던 또 다른 4명, 연합군 장교 샌포드(브루스 던), 이방인 밥(데미안 비쉬어), 교수형 집행자 오스왈도(팀 로스), 카우보이 조(마이클 매드슨)를 만난다.
교수형 집행인 존은 큰 현상금이 걸린 죄수 데이지를 호시탐탐 노리는 이들에게 날선 경고를 하지만,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 참혹한 독살 사건이 일어난다. 이후 각자 숨겨둔 비밀이 하나씩 밝혀지면서 서로를 향한 불신은 커져만 가고 팽팽한 긴장감 속에서 '헤이트풀8' 서스펜스의 막이 오른다.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은 5개의 챕터를 통해 8인의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극중 인물들이 나누는 대화를 듣다 보면 남북전쟁부터 노예해방, 인종차별까지 당시 있었던 사회 문제들을 엿볼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어느 한 명 이유 없이 그곳에 모이진 않았다는 점. 서로가 생존을 위해 벌이는 심리 싸움은 산장이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이뤄지기에 더 짜릿하다.
영화는 감독의 뛰어난 연출력에 배우들의 탄탄한 연기가 더해져 완성도를 높였다. 특히 눈빛만으로 모든 것을 꿰뚫어 버릴 것 같은 사무엘 L. 잭슨의 카리스마가 인상적이다. 멍든 눈에 부러진 이를 드러내며 미친 듯 웃는 여배우 제니퍼 제이슨 리도 강렬하다. 그 외에도 커트 러셀, 월튼 고긴스, 브루스 던, 데미안 비쉬어, 팀 로스, 마이클 매드슨 등 모든 배우들이 자신의 역할을 충분히 완수했다.
빠른 속도로 비밀들이 풀리는 후반부는 약간 지루할 수도 있는 167분이라는 상영 시간을 의미 있게 만든다. 극중 의문의 남자로 등장하는 채닝 테이텀의 활약은 관객을 위해 준비한 감독의 깜짝 선물 같다. 여기에 영화 음악의 거장 엔니오 모리꼬네의 O.S.T는 쿠앤틴 타란티노 감독의 마법에 강력한 힘을 실어줬다. 지난 7일 개봉 후 절찬리 상영 중. 청소년 관람불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