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노윤정 기자]이준익 감독이 다시 한 번 수작의 탄생을 예고했다. 영화 ‘동주’에서 이준익 감독은 누구나 알고 있으면서도 잘 몰랐던 윤동주 시인의 비극을 담아냈다.
28일 오후 2시 서울 메가박스 동대문점에서 영화 ‘동주’(감독 이준익) 언론/배급 시사회가 진행됐다.
‘동주’는 이름도, 언어도, 꿈도 허락되지 않았던 1945년, 평생의 친구이자 라이벌이었던 시인 윤동주와 독립운동가 송몽규의 빛나던 청춘을 담은 작품이다. ‘왕의 남자’, ‘사도’ 이준익 감독의 신작으로, 배우 강하늘과 박정민이 각각 윤동주와 송몽규로 분했다.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모르는 이가 없을 시인 윤동주, 그의 치열했던 삶이 송몽규와의 관계 안에서 재조명됐다.
그저 시를 쓰는 것이 좋고 정지용의 시집 하나면 행복했던 청년 윤동주. 윤동주는 시인이 되겠다는 꿈을 품고 있었지만, 그의 아버지는 윤동주가 의대에 진학하길 바라며 갈등을 빚었다. 또한 가장 가까운 친구이자 가족인 송몽규는 윤동주가 그토록 원하던 신춘문예에 먼저 당선되며 그에게 패배감을 안겼다.
또한 “너는 시를 써라. 총은 내가 들 거니까”라는 박정민의 대사에서도 알 수 있듯이, 송몽규와 윤동주는 똑같이 조국과 시대의 비극에 아파하면서도 서로 다른 길을 걸었다.
이처럼 영화 ‘동주’는 윤동주와 송몽규라는 인물의 삶을 동시에 담아낸다. 이와 관련하여 이준익 감독은 “윤동주보다 3개월 먼저 태어나고 1달 뒤 죽은 송몽규와의 관계 속에서 한 편의 드라마를 만들 수 있을 것 같았다”며 “윤동주는 결과가 좋다. 과정을 보잘 것 없더라도 시집이 발간되어 지금까지 기억되고 있다. 그런데 송몽규는 결과가 없다. 하지만 과정이 훌륭하다. 과정이 아름다웠던 사람이 잊히고 무시된 것을 다시금 보여주는 게 목표였다”고 설명했다.
또한 영화는 두 사람의 관계 속에서 관객들에게 색다른 청년 윤동주의 모습을 보여준다. 우리에게 ‘위인’ 윤동주가 익숙하다면 영화 속 윤동주는 그저 보통의 20대 청년이다. 때문에 윤동주로 분했던 강하늘은 “‘동주’ 대본을 보면서 좋았던 점은 윤동주 시인도 열등감을 느끼고 패배감을 느끼기도 하고 승리감도 느끼고, 여러 가지 감정을 느낄 수 있었던 젊은이였다는 거다. 그런 점에서 이 대본이 큰 충격을 줬었다”고 말하며 ‘동주’라는 작품에 끌렸던 이유를 전했다.
영화는 대한민국 역사에 가장 아픈 기억으로 남아있는 시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으며, 대한민국 사람들이 가장 사랑하는 시인으로 꼽히는 인물을 다루고 있다. 당연히 제작진과 출연진, 모두에게 부담일 수밖에 없다. 강하늘과 박정민 모두 ‘감히’ 그 시대 사람들의 마음을 이해한다고 할 수가 없다며 말을 조심스러워했으며, 이준익 감독은 “당연히 겁이 나고 부담감이 있었다”고 고백했다. ‘중압감과 부담에 잠 못 이루는 날들’이었다는 말이 과장으로만 들리지 않았다.
이러한 부담감 때문에 박정민은 직접 윤동주와 송몽규의 묘가 있는 북간도를 다녀오는 수고를 아끼지 않았으며, 강하늘은 윤동주의 필체까지 찾아보며 연습했다. 그리고 마지막 촬영을 마친 날, 졸업식 때 학사모를 던지듯 대본을 던지고 서로 끌어안았다는 비하인드 스토리까지 전했다.
이준익 감독의 말에 따르면 영화 ‘동주’는 70% 사실에 기반했으며, 30% 정도의 영화적 상상력을 가미했다. 이 안에서 한 시대를 치열하게 살았던 두 청춘, 윤동주와 송몽규가 자신들의 이야기를 관객들에게 전했다. 아름다운 ‘시’로만 기억되고 있는 시인 윤동주와 꼭 기억해야 하지만 많은 이들이 기억하지 못하는 독립운동가 송몽규, 두 사람의 이야기가 잔잔하지만 큰 감동으로 관객들의 가슴을 울릴 것으로 보인다.
‘동주’는 오는 2월 18일 개봉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