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김은주 기자]‘1박 2일’은 유호진 시대를 맞으면서 자연스럽게 물들어갔다. 자극적인 맛 대신 근본적인 맛에 집중했다. 유호진 PD는 “늘 ‘1박2일’스럽게 연출하는 걸 고민한다”고 말했다. 프로그램 본연의 힘에 집중하니 매회 특별한 에피소드가 없어도 다섯 명의 수다스러움이 풍성한 맛을 내고 있다. 다섯 남자의 입담에 빠져들면 쉽게 나오기 어려운 중독성이 있다. 그래서 시청자는 ‘1박 2일’을 두고 ‘깨알 재미’를 주는 프로그램이라고 한다.
‘1박2일’의 소소한 재미는 연중 행사에서도 드러난다. MBC ‘무한도전’처럼 기발한 아이디어를 내세운 대형 특급 프로젝트가 빈번이 있는 게 아니다. 제작진은 매주 전쟁 같은 기획 회의와 현지답사를 거치면서 매주 비슷한 그림에서 색다른 느낌을 뽑아내는 데 고심하고 있다. 가끔 특급 게스트를 활용하는 방향으로 풍성한 그림을 만들어내고 있다. 지난해 연말에는 김주혁이 떠나 아쉬움을 주던 찰나에 추신수 선수 섭외에 성공하면서 위기를 기회로 극복했다. ‘1박 2일’ 제작진이 수 개월간 공을 들인 결과였다. 추신수의 특급 매너와 멤버들의 환상 호흡으로 시청자 반응이 뜨거웠다.
특급 게스트와 더불어 ‘1박2일’ 시즌3가 만들어낸 간판 프로젝트는 지난해 6월 방송된 ‘여사친 특집(여자 사람 친구를 소개합니다)’이다. 유호진 PD도 “지난해 가장 즐거웠던 순간”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지난 2011년 나영석 사단이 끌고 갈 당시 ‘여배우 특집’은 있었다. 김하늘부터 염정아, 최지우, 서우, 김수미, 이혜영이 다녀간 대형 프로젝트. 제목 그대로 여배우들만 섭외한 것으로 출연진과 연관성은 없었다. 유호진 PD는 이것을 활용해 출연진의 친구인 ‘여사친 특집’으로 업그레이드 했다. 김주혁은 문근영, 김준호는 김숙, 차태현은 박보영, 데프콘은 민아, 김종민은 신지, 정준영은 이정현을 데려왔다. 올해도 또 다시 하게 될까. 이에 유호진 PD는 “만약 하게 된다면 김숙은 꼭 나와줬으면 좋겠다. 요즘 제2의 전성기라 과연 와줄지 모르겠다”며 웃었다.
-추신수 선수는 어떻게 캐스팅하게 됐나. 추신수 선수가 미국으로 초대도 했는데 갈 의향이 있나.
정말 오랜 시간 공을 들인 게스트였어요. 세계적으로 유명한 야구 선수를 데려다가 ‘1박2일 입단 테스트’를 하고 싶었어요. 거포의 예능 입단 테스트라 재미있을 것 같았거든요. 추신수 선수가 연기하는 모습을 통해 재미를 주고 싶었어요. 리그를 끝내고 와서 쉬고 있는 상황이라 여러 그림이 딱 맞아떨어졌죠. 사실 기획이라는 게 따로 떼어놓을 정도로 개별적일 수 없고 에피소드들의 연관 관계 속에서 발생하게 되거든요. 추신수 집에 찾아가고 싶긴 한데요. 전국으로 비행기를 타고 다니는데 정작 집에 있는 시간이 얼마나 될까요. 간다고 해도 헛걸음 할 것 같고요(웃음). 마음이야 여건만 허락되면 가고 싶죠.
-박찬호, 추성훈, 추신수 등 스포츠 스타들이 ‘1박2일’ 출연을 선호하는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나. 어떤 스포츠 스타가 왔으면 좋겠냐.
게스트 자체를 많이 안 부르는 프로그램이다 보니까 나가도 괜찮은 것 같다는 생각을 하는 것 같아요. 여행 프로그램이라는 포맷과 특징이 호감으로 다가가는 것 같고요. 굉장히 아슬아슬한 과제가 많이 주어지죠. 고기 한 점에 애걸복걸 하는 인간적인 모습도 자연스럽게 보여줄 수 있고요. 이를 본 시청자들도 ‘배고프면 다들 비슷하구나’ 하는 친근감을 느끼는 것 같아요. 배우나 개그맨은 다른 예능 프로그램에서도 자주 볼 수 있지만 스포츠 스타는 시청자 기억에도 잘 남죠. 다음에는 기회가 된다면 김연아가 와줬으면 좋겠습니다(웃음).
-지난해 가장 재밌던 방송으로 ‘여사친 특집’을 꼽았다. 올해도 한 번 더 할 생각이 있나.
여배우 특집이 다행히 반응이 좋아 시즌3의 독특한 포맷이 되고 있어요. 지난번 다녀간 김숙 씨는 정말 제2의 전성기 아닙니까. 기회가 된다면 꼭 다시 나와주셨으면 해요. 근데 요즘 바빠서 나올까요. 다른 배우들도 연초라 바쁘겠죠.
-아침에 멤버들을 깨우는 ‘모닝 엔젤’도 지속할 계획인가.
날이 풀리면 한 번 해야할 것 같아요. AOA 설현 이후 아직 출연하지 않았는데요. 어울리는 그림이 나올 때 한 번 초대할까 합니다. 모닝 엔젤에 어떤 기준이 있는 건 아니지만 멤버들이 일어났을 때 기쁨을 줄 수 있는 스타들로 섭외하고 싶습니다(웃음).
-시청자와 함께하는 ‘1박2일’도 계획하고 있는 게 있나. 시청률이 20% 넘으면 한 번 시도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런데 ‘1박2일’ 시청자 투어를 할 정도면 전국에 신드롬이 일어나야 가능하거든요. 지금 같은 상황이면 그냥 우리끼리 소소히 하는 게 나아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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