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김나희 기자] 내게도 이런 친구가 꼭 하나 있었으면 싶다. 최근 방송 중인 tvN '치즈인더트랩'(이하 '치인트')에서 홍설(김고은)과 희로애락을 함께하는 장보라(박민지) 같은 절친 말이다. 극중 장보라 역을 맡은 배우 박민지는 김고은과는 진짜 친구 같은 친근함을, 남주혁과는 친구인 듯 친구 아닌 달달한 로맨스를 펼쳐 호평을 받고 있다. 함께 캠퍼스를 누비는 세 사람의 모습에 시청자들은 입가엔 절로 미소가 지어질 정도.
사실 박민지는 벌써 데뷔 11년 차인 베테랑 배우다. 지난 2005년 영화 '제니, 주노'로 데뷔한 그는 KBS2 '열여덟 스물아홉', KBS2 '최강! 울엄마', tvN '결혼의 꼼수', MBC '남자가 사랑할 때'와 영화 '피터 팬의 공식', '도레미파솔라시도' 등 브라운관과 스크린을 넘나들며 꾸준히 활동을 이어왔음에도 이렇다 할 성공작이 없어 아쉬움을 자아냈다.
하지만 이러한 감내의 시간도 인생작 '치인트'와의 만남으로 전환점을 맞이할 것으로 보인다. 비록 분량이 많진 않지만 제 몸에 딱 맞는 옷을 입은 듯 자연스러운 연기로 안방극장에 확실히 눈도장을 찍고 있기 때문. 이렇듯 '치인트'로 연기인생 2막을 열게 된 박민지. 당찬 눈으로 '야무진 배우'를 꿈꾸는 그를 헤럴드POP이 만나봤다.
Q. 혹시 웹툰은 봤나? 당시 운명 같은 끌림을 받진 않았나? "웹툰은 예전부터 봤지만 이렇게 인연이 될 줄 몰랐어요.(웃음) 여동생이 대학교 새내기 때 재밌게 보더라고요. 저한테 소개해 줘서 몇 년 전부터 보게 된 것 같아요."
Q. 어떻게 합류하게 됐나? "보라 역할로 오디션을 봤고 합격해서 합류하게 됐어요."
Q. 보라와 스스로 닮았다고 생각하는지? "네. 평소 제 성격도 보라처럼 에너지가 넘쳐요. 키도 혈액형도 같고요. 친구 일에 대해서 같이 걱정해주거나 기뻐해 주는 것도 비슷하죠. 약간(?)의 의리가 있는 것도요.(웃음)" Q. '치어머니'('치인트'+시어머니)라는 신조어가 나올 정도였는데 부담이 되진 않았는지? "제가 보라랑 비슷한 면이 많아 스스로도 자신감이 있었어요. 다른 배우들도 같이 연기하면서 모두들 자신의 역할들을 훌륭하게 소화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죠. 방송이 시작되면 다들 좋아해 주실 거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빨리 보고 싶었죠."
Q. 본인의 예상대로 요즘 '치인트'에 대한 반응이 상당하다. "사실 좋아해 주시는 것만큼 분량이 많지 않아요.(웃음) 개인적 욕심으로는 많이 보여드리고 싶은데 좀 아쉽기도 해요. 하지만 과분한 사랑을 보내주셔서 정말 감사해요."
Q. 사실 꾸준히 활동해 왔지만 이렇게 많은 관심은 '제니, 주노' 이후 오랜만이지 않나? "저는 원래 매사에 초연한 편이라 겸허하게 생각하려고 해요. 잘 될 때일수록 오히려 조심해야 하고 책임을 가져야 할 것 같아서요. 관심이 기쁨과 동시에 많이 두렵기도 해요. 그래서 각오를 다지고 있어요."
Q. 당시 '제니, 주노'가 미성년자의 임신을 소재로 해 많은 화제가 됐다. 본인도 어린 나이였는데 부담스럽진 않았는지? "그때는 오히려 너무 어렸기 때문에 순수해서 하나도 무섭지 않았어요. 원래 모르면 더 용감하다고 하잖아요. 잘 촬영을 마쳤고 즐거운 추억이라 소중한 경험이라고 생각해요. 오히려 어른이 되고 나서 생각이 많아졌죠. 나이랑 경력이 쌓일수록 책임감이 커져서 제 미래가 가끔은 두렵기도 했어요."
Q. 슬럼프가 있었을 것 같다. 어떤 마음으로 극복했는지? "다른 배우들도 고심은 다들 했을 거예요. 저 같은 경우에는 10대에서 20대로 넘어가는 시기에 일에 대한 고민이 많았어요. 다른 친구들은 새로운 시작을 할 때인데 저도 다른 공부를 시작해야 하는 건지 생각이 많았죠.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자연스럽게 연기자의 길로 돌아왔어요. 사실 멋있는 말을 하고 싶지만 배우가 아닌 일반 직장을 다니시는 분들도 자신의 일에 대해 고민하는 순간이 있잖아요. 일이 보람 있는 순간도 있고 포기하고 싶은 순간도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그때마다 운명적인 계기가 있는 건 아니잖아요. 배우라는 직업은 제게 오래된 연인의 느낌이에요. 어떻게 보면 애증관계죠.(웃음)"
Q. 어쩌면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생각도 든다. 앞으로 어떤 배우가 되고 싶은지? "박민지는 '야무진 배우'라는 인상을 주고 싶어요. 맡은 역할이 무엇이든 야무지게 해내고 '저 사람한테 맡기면 안심이지'라는 생각이 드는 배우요. 제가 지금까지 해온 연기 생활이 1막이었다면 지금부터는 2막이 열렸다고 생각해요. '치인트'라는 기회 면에서도 그렇지만 나이도 그렇거든요. 제가 10대 후반부터 20대 중후반까지 해온 게 있다면 지금부터 할 수 있는 것들, 그리고 앞으로 해나갈 것이 다를 것 같아요. 그래서 앞으로 제가 어떤 모습을 (시청자들께) 보여드릴지 많은 생각을 해야 할 것 같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