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NEMA

'널기다리며' 허술함에 먹힌 스릴러

입력 2016-03-10 09:2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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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POP=임지연 기자] 살인마 기범(윤성오)이 15년 만에 출소한다. 그러자 세 사람이 그를 추적한다. 기범에 의해 아빠를 잃은 소녀 희주(심은경), 동료를 잃은 형사 대명(윤제문) 그리고 기범을 경찰에 제보한 남자 민수(오태경)다. 영화 '널기다리며'는 순수함과 잔인한 면을 동시에 가진 소녀 희주를 중심으로 기범의 출소 후 벌어지는 7일간의 추적을 담았다. 이 과정에서 과거 기범이 저질렀던 살인 패턴과 유사한 사건들이 벌어지면서 네 인물이 얽히고설키는 이야기가 펼쳐진다.

'널기다리며' 속 희주는 보통의 스릴러와 달리 복수의 주체가 소녀라는 점에서 독특하다. 영화는 사랑스럽던 소녀가 극한의 상황에 몰리면 어떤 모습으로 성장할까에 주목한다. 그래서 시작부터 극한 설정에 소녀를 가둬놓는다. 6살 꼬마가 하루아침에 세상 전부인 아빠를 잃는다. 그것도 아빠의 생일이었다. 아이는 너무 순수한 나머지 죽은 아빠에게 생일 축하 고깔모자를 씌우곤, 아빠의 동료가 그들을 발견하기 전까지 아빠를 안고 있다. 아빠를 죽인 범인은 증거 불충분으로 죗값을 제대로 치르지 않는다. 더 잔인한 설정을 입힌다. 멀리서나마 볼수 있는 엄마가 계부에게 손찌검과 욕을 먹는 게 일상이다. 그렇지만 위에서 언급한 잔혹한 설정만으로 희주가 왜 아이 같은 순수함과 잔인성이라는 이중적인 면을 가진 인물인지를 설명하기엔 역부족이다. 심은경의 열연으로 희주가 아빠를 잃은 트라우마로 자신만의 세계에 갇힌 인물인 건 공감이 되지만, 벽에 붙여진 빼곡한 명언 메모와 분홍색 목도리만으론 희주라는 인물에게 매력을 느끼긴 어렵다.

영화는 감성적인 부분과 잔혹한 화면에 집중한 나머지 연이어 벌어지는 잔혹한 사건들의 개연성이나 촘촘한 서사에 힘을 싣지 못했다. 희주를 중심으로 4명이 엮이게 되는 초반 전개가 혼란스럽다. 기범과 민수가 잔인한 살인을 저지르는 이유라던가, 진짜 희주의 아빠를 죽인 범인, 민수라는 인물의 묻지마 살인, 희주 엄마의 극단적인 선택, 희주라는 소녀의 복수 방식 등 부족한 서사와 개연성이 보든 이들의 고개를 갸웃하게 만든다. 명확하게 설명되지 못하는 살인이 여러 차례 일어나는데, 이때 경찰 대명은 계속 헛다리만 짚는다. 대명은 기범의 출소를 15년이나 기다려온 인물로 기범을 내내 쫓으면서도 뒷북만 친다. 또 희주 곁에 오랜 기간 머무른 몇 없는 사람임에도 희주가 가진 복수 등은 전혀 알아차리지 못한다. 허점 많은 서사와 부족한 개연성이 인물들을 한 데 묶지 못한다.

그렇지만 기범과 민수의 모텔신이라던가, 후반부 희주와 기범이 대립하는 장면 그리고 희주의 계획된 복수와 기범-희주의 결말 등은 흡입력있다. ‘널기다리며’를 통해 처음 스릴러에 도전한 심은경과 16kg를 감량하며 기범을 준비한 김성오. 반대로 살을 찌워 민수를 만들어낸 오태경의 연기 역시 충분히 인상적이다. 10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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