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이소담 기자]'해어화' 유연석의 윤우는 나쁜 남자일까 아니면 본능에 충실한 남자인 걸까.
배우 유연석이 최근 서울 팔판동 한 카페에서 헤럴드POP과 영화 ‘해어화’(감독 박흥식/제작 더 램프) 인터뷰를 갖고 뒷이야기와 함께 자신이 연기한 최고의 작곡가 윤우 역에 대한 엇갈린 평가에 대해 입을 열었다.
소율(한효주)을 사랑했지만 음악적 뮤즈이자 소율의 친구인 연희(천우희)에게 끌리는 남자 윤우 역을 맡은 유연석은 "그렇게 나쁘게 볼지 몰랐다. 혹자는 악역이라고 하더라. 물론 악역을 맡아 봤지만 이번엔 악역이라 생각한 적 없다"고 당혹스런 모습을 보였다.
"어느 순간 보니 누구의 시선에서 바라보느냐에 따라 모든 캐릭터가 악역이 돼 있더라. 다들 악역으로 바라볼 수 있는 여지가 있다. 동무의 남자를 사랑한 캐릭터일 수도 있고, 동무를 구렁텅이에 빠지게 만든 캐릭터, 변심한 남자 등 말이다. 그런데 그게 맞는 것 같다. 어떤 시선에서 인물을 바라보느냐에 따라서 그 사람이 착한 사람이거나 나쁜 사람일 수 있다고 본다. 이번에도 어느 편에 서서 윤우를 바라보느냐의 차이인 것 같다. 결과적으로 각자의 인물로는 다들 절실했던 거니까 말이다."
이어 "진짜 이번엔 악역이라 생각 못 했다"고 재차 강조한 유연석은 "전작 '은밀한 유혹' 캐릭터가 연상될 거라고도 생각 못 했다. '은밀한 유혹' 성열은 정확하게 자신의 계획을 세우고 여주인공을 만나는 인물이다. '해어화' 윤우는 계획을 세우고 누군가를 만난다거나 하진 않는다. 정반대의 성격이다. 성열은 이성적이고, 윤우는 본능적이고 즉흥적이고 감정적인 사람이다. 또 성열은 비즈니스맨이고 윤우는 아티스트, 예술가다"고 설명했다. 윤우의 변심에 대해서도 소율의 입장에서 본 관객들은 원망할 만 했다는 말에 유연석은 "단순히 변심했다기보다는 예전에 음악가들의 사례를 이야기를 듣고 찾아봤는데, 음악가들이 뮤즈에게 빠지는 순간 자기의 어떤 가치관이나 여러 생각들과는 다르게 본능적으로 뮤즈에게 끌려간다고 하더라. 뮤즈와 음악적 작업을 하던 와중에 생겨나는 혼란스러운 감정을 본인도 주체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고 들어서 그런 게 아닐까 싶었다. 소율에 대한 마음을 접고 변심하려고 하는 의도가 있었다고는 보이지 않는다. 단순히 일순간 내가 찾던 뮤즈를 발견한 순간 본능적으로 끌려가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소율에 대한 윤우의 마음은 어떤 것이었을까. 유연석은 "과거의 소율에 대한 마음이 거짓이었다는 말이 아니다. 영화에서 중간에 변해버린 마음을 인지하는 순간이 있다. '봄 아가씨'를 소율과 연희가 한 무대서 부르고 있을 때다. 윤우 스스로도 혼란스러운 감정 때문에 뒤돌아서 무대를 바라보고 어디로 시선을 둬야 할지 자신에게 질문을 던지는데, 그러던 중 연희에게 자연스럽게 시선이 멈추게 된다. 그때야 비로소 내가 시선이 닿는 곳이 어딘지 인식하고 혼란에 빠지는 것 같다. 그 이후에 바뀌어버린 마음에 대해서 소율에게 솔직하게 이야기한 것 같다. 처음부터 소율을 사랑하지 않았단 건 아니다"고 답했다.
"시나리오 상에서는 연희를 만나게 되고 나서 연희와의 관계를 맺는 과정이 몇 신들이 더 있었다. 연희의 아픈 가족사라든지, 연희에게 저절로 연민을 갖게 되는 자연스러운 상황이 있었다. 그게 편집을 하면서 조금 정리가 되다 보니 다소 급한 느낌이 들 수 있다. 기획 단계서는 그렇지 않았다. 그건 나도 마찬가지고, 연희 캐릭터도 그 부분에 대해선 아쉬울 수 있다고 본다. 사실 영화에서 기획단계서 어땠는지 다 설명할 수 있는 건 아니니까. 대신 소율의 시선으로 따라가는 관객의 입장에서는 조금은 심플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러면서 "거짓말 하는 건 부끄러울 수 있으니까. 마지막에 편지를 쓸 때까지도 윤우라는 캐릭터에게 연민을 가질 수 있는 부분이 아닌가 싶다. 그게 윤우의 캐릭터인 것 같다. 소신 있는 사람"이라며 "그렇다 보니 일본군들 앞에서 '아리랑'을 연주할 수 있었겠지. 비록 여자 앞에서 선의의 거짓말을 못하는 캐릭터지만 말이다. 여자 관객들 시선에서는 '선의의 거짓말이라도 해주지' 그렇게 바랄 순 있을 것 같다"고 자신이 맡은 윤우 캐릭터에 대한 끝없는 애정을 드러낸 유연석이었다.
한편 '해어화'는 1943년 비운의 시대, 가수를 꿈꿨던 마지막 기생의 숨겨진 이야기로 당대 최고의 작곡가 윤우(유연석)와 미치도록 부르고 싶은 노래를 위해 가수를 꿈꾸는 마지막 기생 소율(한효주), 연희(천우희) 세 남녀의 운명적 만남을 그린다. 오는 13일 개봉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