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이소담 기자]‘시간이탈자’ 임수정에게 ‘시그널’과 흥행실패는 어떤 의미일까.
배우 임수정은 최근 서울 삼청동 한 카페에서 헤럴드POP과 인터뷰를 갖고 영화 ‘시간이탈자’(감독 곽재용/제작 상상필름, CJ엔터테인먼트)에 대한 이야기를 전했다. tvN 드라마 ‘시그널’과의 유사성, 전작 ‘은밀한 유혹’ 흥행 참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배우이자 인간 임수정의 진솔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이날 임수정은 “2014년 6월, 영화 ‘은밀한 유혹’을 찍고 있을 때 ‘시간이탈자’ 시나리오를 받았다. 이야기가 정말 재밌었다”며 “그때까지만 해도?”라고 말하며 웃음을 터트렸다. 아마도 ‘시그널’과 유사하단 평을 의식한 듯 했다.
‘시간이탈자’는 30년을 간격을 두고 같은 날, 같은 시간, 같은 병원으로 실려 간 지환(조정석)과 건우(이진욱)가 꿈을 통해 서로의 일상을 보기 시작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임수정이 1983년의 윤정과 2015년의 소은, 1인2역을 연기했다.
드라마 ‘시그널’은 무전기를 매개체로 과거의 형사와 현재의 형사가 미제사건을 해결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아무래도 ‘시그널’이 먼저 시청자를 만났고,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기에 ‘시간이탈자’는 어떻게든 이와 비교대상이 될 수밖에 없는 상황.
임수정은 “‘시간이탈자’ 내용이 지금 봐도 재밌긴 하지만 현재 유사한 내용에 관객들도 많이 익숙해졌다. ‘시그널’도 그렇고 말이다. 우린 공교롭게도 영화팀에선 감독님을 포함해 스태프들이 드라마 ‘시그널’을 보진 않았는데 화제가 되니 내용이 들려오더라. 그래서 유사한 부분이 있다고 들었는데, 처음에 ‘시간이탈자’ 시나리오를 본 게 2014년이었다. 이야기가 되게 좋고 아이디어가 좋다는 생각을 했었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러면서 임수정은 “‘시간이탈자’는 시간여행까진 아니어도 꿈을 매개체로 두 시대가 보여 지는 복합장르 영화이며 그동안 없었던 새로운 소재라는 게 좋았다. 내가 맡은 역은 두 남자가 사건을 추적해나가기 위해 필요한 장치이자 동기부여의 역할이긴 하지만, 그건 전혀 고민한 지점이 아니었다. 이정도 재밌는 이야기, 이정도 작품이면 왜 안 해? 그런 생각뿐이었다”고 말했다.
“‘시그널’이 화제작이었고, 배우들 연기도 좋았다고 들었다. 그게 내게 부담이라기보다는, 우연하게도 이렇게 비슷하게 작품이 연달아 선보이게 됐어도 오히려 이번 기회로 잘됐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더 커진다. 관객에게 익숙해진 내용이고 코드이기 때문에, 생각보다 쉽게 영화에 몰입할 수 있을 거란 생각도 들고 말이다. 장점을 찾아간다고 해야 하나.(웃음)”
이와 함께 임수정은 ‘시간이탈자’를 택한 이유로 독특한 소재와 스릴러 장르 이야기가 지닌 힘이 가장 컸다고 말했다. “개인적으로는 장르영화를 굉장히 좋아한다”며 “기회가 된다면 장르영화에 언제든지 참여하고 싶다”는 임수정이었다. 때문에 임수정은 “이런 스릴러 영화에 멜로 감성이 녹아있다는 것 자체가 새롭고 좋은 시도라고 느껴졌다. 멜로 영화 제작이 한국영화 전체 시장에서 보면 비율도 확률도 떨어지다 보니 말이다. 제작이 아예 안 되는 건 아닌데 비율이 낮다보니 거기서 다른 여러 장르의 멜로 감성이 스며든다면, 그래서 관객의 선택을 받는다면, 또 다른 복합장르가 마련된다면 한국 영화도 더 다양해질 수 있지 않겠냐”고 영화인으로 현재 한국 영화 장르 편중에 대한 고민도 전했다.
이어 임수정은 “그런 면에선 ‘시간이탈자’ 흥행을 기대하고 싶은데 결과는 관객이 선택하는 거라서 기다려봐야 할 것 같다”며 “언론시사회를 했는데 기자들의 의견이 반반이더라. 익숙했던 내용이 영화에 도움이 될 수도 있지만, 어떻게 될지도 모르겠다. 비슷한, 유사한 내용이나 이야기 구조가 유사한 작품(시그널)이 있는 상황에서 우리 영화가 개봉하는 것도 운명이겠거니 하는 생각을 한다”고 흥행에 대한 기대감도 드러냈다. 하지만 전작 ‘은밀한 유혹’ 흥행 실패 탓인지 “기다려봐야죠. 어떤 결과가 나오는지”라고 말을 아끼는 임수정이었다.
“나이를 먹으면서 더 편해진 것 같다. 물론 ‘시간이탈자’ 흥행이 잘됐으면 좋겠다. 결과는 알 수 없지만, 그래도 전보다 부담은 덜 되는 것 같다. 왜냐면 함께하는 사람들과 그 부담감을 나누기도 하니까 말이다. 전작에서 흥행에 실패한 다음에 개인적으로 느낀 점이 많았다. 물론 ‘은밀한 유혹’도 영화 완성도적인 평은 아쉬움이 많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관객이 조금이나마 봐줬으면 했는데 메르스 때문에 극장에 관객이 없는 시기였다. 관객에게 선보일 수 있는 기회조차 없었던 게 아쉽지만 그 것도 운명이라 생각한다. 이렇게 지나오면서 뭔가 느끼고 깨달았다. 담담해진 부분이 있다. 나 스스로도, 배우로서 뭔가 다시 내 연기적인 부분을 점검하는 시간이 되기도 했다. 더 좋은 작품으로 많이 보여줘야겠다는 의지도 불끈 다시 생겼고, 여러모로 힘들기도 했다.”
이어 “솔직히 안타깝고 속상했었다”는 임수정은 “하지만 지나고 나니까 그게 큰 전환점이 됐던 것 같다. 단단해진 부분이 있어서 목소리 톤이 달라진 것도 있고, 어떤 결과가 나오던 일희일비하지 않고 배우 본연의 모습으로 하다보면 인생작, 대표작 등 모두에게 인정받는 작품으로 만날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작품에 대한 욕심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그동안 좋은 분들과 작업하며 운이 좋았고 덕을 봤다. 손익분기점을 대부분 많이 넘겼었다. 물론 스코어가 아주 크게 성공하거나 그런 건 아니었지만 말이다. 그런 점에서 ‘은밀한 유혹’은 내게도 특별한 작품이 됐다”고 말하는 임수정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