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NEMA

[팝인터뷰①] 남대중 감독 "'위대한소원', 섹스코미디? NO!"

입력 2016-04-21 16:3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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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서보형 기자
사진 = 서보형 기자

[헤럴드POP=임지연 기자] B급 섹스 코미디를 기대하고 극장을 찾은 관객이라면 '위대한소원'을 보다 "이게 뭐야?"라고 할 것 같다. 그러나 의아함을 누르고 잠잠히 스크린을 보다보면 아직 어리고 철 없어서 순수한 세 친구의 웃픈 이야기를 통해 우정과 가족, 죽음에 대해 유쾌하면서도 뻔하거나 슬프지 않게 이야기하는 '위대한소원'의 묘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위대한소원'의 시나리오를 쓰고 메가폰을 잡은 남대중 감독을 최근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위대한소원'은 루게릭 병으로 시한부를 선고받은 소년 고환(류덕환)과 그의 마지막 소원을 이뤄주기 위해 애쓰는 두 친구 남준(김동영), 갑덕(안재홍)의 이야기를 그린다. 영화는 시작은 남 감독의 고교시절 이야기에서 시작됐다.

"고등학교 때 친구들이랑 소원에 대해 이야기를 했는데 한 친구가 '섹스'라고 하더고요. 그 친구와 꽤 친했어요. 사회생활을 해서 자주는 못 보지만 정기적으로 꾸준히 보는 친구였는데, 사고로 세상을 떠났어요. 그 친구를 보내고 버킷리스트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어요. 제작이 진행되면서 영화를 같이 만든 스태프 중 한 명이 본인의 이야기를 해주더라고요. 우리 영화와 비슷한. 사실 시나리오를 써도 되나하는 생각도 있었는데, 그 친구가 '이런 식으로 써 주시면 좋을 것 같다'며 여러 에피소드를 전해주더라고요. 그렇게 영화가 시작됐죠."

'위대한 소원'은 정신적으로 미성숙한, 그래서 역설적으로 순수한 친구들의 이야기가 담겼다. 세 친구의 웃지 못할 이야기가 더 정감가는 이유다.

"학교에서 꼭 한명씩 있을법한 친구들을 모델로 생각했어요. 저는 갑덕에 가까운 친구였죠. 선생님한테 진짜 많이 맞고 떠들고 장난도 많이 치는(웃음) 지금 생각하면 흑역사가 많아서 이불킥 할정도에요. 그래서 갑덕이에게 애정이 가는 것 같아요. 영화에서 성을 다루고 있지만 학창시절에 소위 말하는 노는 애들은 그러고 안놀았거든요. 순수한 친구들이나 영화나 드라마 등을 통해 접한 죽음과 성에 대해 생각하고 판타지를 가지고 있는 거죠. 우리 영화에는 그런 순수한 친구들을 담고 싶었어요."

'위대한소원'은 '성 관계'를 기대하는 청소년의 이야기 등을 다룬다. 이는 누군가에게 불편함을 줄 수 있는 소재. 남대중 감독은 죽음과 성 그리고 B급 코미디라는 극과 극의 소재를 버무리면서 밸런스를 맞추기 위해 꽤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분명 불편하게 보는 관객들이 있을 수 있는 소재를 다루잖아요. 그래서 촬영 준비 전에 프리 프로덕션 등 다양한 인터뷰를 수백억 대작마냥 많이 했어요. 내부적으로, 시나리오 관계자들, 10대 여고생 20대 여대생 30대 주부 등 2~300명에게 인터뷰를 했던 거 같아요. 관대하셨는지 전체적인 맥락을 보고 괜찮다고 해주셔서 힘 입어 진행했죠(웃음). 영화를 보고 나면 꼭 섹스 코미디가 아니라는 점을 아실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우리 영화에는 신파와 섹스 코미디가 겹치는데, 밸런스를 마추기 위해서 노력을 했어요. 개인적으로 '위대한소원'은 섹스 코미디는 아닌 가족, 친구 영화라고 생각해요. 물론 그 평가는 관객의 몫이지만, 그렇게 봐주셨으면 하는 바람이죠."

남대중 감독은 인터뷰 동안 몇번이나 "나는 운이 좋은 감독"이라고 말했다. 계획부터 제작까지 좋은 스태프와 배우들을 만났기 때문이었다.

"류덕환부터 전노민 선배까지 원샷원킬 캐스팅 진행이 이뤄졌어요. 머리 속에 그렸던 배우들이 바로바로 캐스팅 됐고 그래서 작업을 빠르게 할 수 있었어요. 촬영 전부터 시나리오에 대해 많이 공유를 해서인지 호흡이 너무 좋았어요. 다양한 의견을 주고 받아서 한 번은 쪽대본처럼 포스트잇에 대본을 적어 준 적도 있어요(웃음). 그런데 그걸 또 배우들이 살려주니 현장이 좋을 수밖에 없었죠."

"사실 주변에서 겁을 많이 줬어요. 신인감독이 가면 배우들이 스태프들고 그렇고 겁을 많이 너무 좋았어요. 전노민 선배는 당시 다른 드라마 촬영 중이셨는데, 영화 촬영이 없는 날에도 촬영 장에 오셨어요. 촬영장이 힐링 된다고 하시더라고요. 또 '빨리 끝내면 오늘 내가 쏜다'라고 해주시니까, 흥이 나고 신도 나고(웃음). 조금 과장하면 출연료 대부분을 회식비에 쓰지 않으셨을까 싶어요. 한번은 막내 스태프한테 '지갑 통째로' 용돈을 주셨는데, 그 친구가 아이스크림을 사와서 돌리더라고요. 이런 훈훈한 현장이라니, 감독으로써 엄청 뿌듯했어요. 그 분위기가 영화에 담긴 것 같아요(웃음)."

'위대한소원'에는 뜬금없이 등장해 큰 웃음 안기는 카메오도 매력적이다. 우지원과 지난해 영화 '스물'을 선보였던 이병헌 감독이 그 주인공. 우지원은 고환을 병문안하는 농구 스타로, 이 감독은 양아치 건달 선배로 출연한다.

"우지원 선수는 개인적인 친분 없이 코트의 황태자라는 이미지로 섭외했어요. 10대들은 모르실까봐 친절하게 '코트의 황태자'라고 자막 넣어드렸습니다(웃음). 연기가 조금 어색한 부분이 있지만 그게 오히려 현실적이라고 생각했어요. 왜 스포츠 선수들 인터뷰할 때 어색하지 않아요. 마치 '서프라이즈' 같은 재현 프로그램보는 것 같은 재미가 있더라고요(웃음)."

"이병헌 감독은 작가시절부터 알고 지내던 사이에요. 저보다 먼저 입봉을 했는데, 입봉하면 꼭 도와주겠다 약속했었어요. 연출하게 됐다고 얘기했더니 회식이나 밥차 간식차 등을 기대하고 있었는데 자기 배역 뭐하면 되냐고 하셔서 조금 당황했어요(웃음). 역할 중에 정해지지 않은 세 개를 드렸는데, 양아치건달선배를 선택하시더라구요. 또 촬영 몇일 전에는 전화와서 '현장에서 배우로 대접 안하면 안 가겠다'고 하셔서 분장, 코디 등도 완벽하게 준비해드렸죠(웃음). 하셔서 팬티랑 런닝셔츠를 준비해 드렸다. 처음엔 당황하시더니 은근 좋아하셨어요. NG가 조금 나긴 했죠(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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