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드라마

[종영①]‘결혼계약’, 클래식이 사랑받는 이유

입력 2016-04-25 06:4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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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POP=노윤정 기자] ‘결혼계약’이 마지막까지 동화 같은 사랑 이야기로 막을 내렸다.

사진 : MBC 제공
사진 : MBC 제공

지난 24일 방송된 MBC 주말드라마 ‘결혼계약’(연출 김진민/극본 정유경) 최종회에서는 병마와 싸우는 강혜수(유이 분)와 그런 혜수 곁을 지키는 한지훈(이서진 분)의 모습이 그려졌다.

지훈은 프러포즈를 준비하던 중 혜수가 쓰러졌다는 연락에 병원으로 달려갔다. 응급수술을 통해 다행히 혜수는 컨디션을 회복했지만, 종양을 제거한 것은 아니기에 혜수의 상태는 여전히 위태위태했다.

퇴원한 혜수는 지훈이 마련한 집으로 향했다. 그곳에서 혜수와 지훈, 그리고 이제 혜수만의 딸이 아닌 혜수-지훈 두 사람의 딸이 된 은성(신린아 분)과 함께 꿈 같이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지훈은 “넌 뭘 믿고 그렇게 예쁜 거야?”라는 낯간지러운 말로 혜수에게 사랑을 속삭였고, 혜수는 더 이상 그런 지훈을 밀어내지 않고 적극적으로 마음을 표현했다.

지훈과 혜수는 지훈의 어머니 오미란(이휘향 분), 혜수의 시모 심영희(정경순 분)에게도 응원을 받았다. 그리고 ‘프라미스’에서 함께 일했던 동료들 역시 한 마음으로 두 사람의 사랑에 축복의 말을 건넸다. 이 행복이 영원하길 바랐지만 혜수의 병세는 점점 악화되고 있었다.

혜수는 뇌종양으로 인해 시력도 나빠지고 미각도 잃었다. 자신이 오래 살지 못할 것임을 안 혜수는 은성에게 “엄마는 우리 은성이가 사랑을 주는 사람이 됐으면 좋겠어. 그럼 아마도 온 세상이 다 은성이 엄마가 돼줄 거야”는 말을 해줬다. 지훈에게는 “사람은 누구나 죽는다. 누구나 시한부다”며 “울지 말기. 앞으로 울지 말고 웃기만 하기”라고 말하며 자신이 떠난 뒤에도 그가 너무 슬퍼하지 않도록 다독였다.

함께 할 시간이 남들보다 짧을 것을 알기에 혜수와 지훈은 더욱 더 열심히 사랑했고, 하고 싶었던 일들을 하며, 매 순간 사랑을 고백했다.

사진 : 방송화면 캡처
사진 : 방송화면 캡처

‘결혼계약’의 스토리는 솔직하게 말해 클리셰가 가득하다. 재벌가의 혼외자이자 오만한 재벌 2세 남자 주인공과 절망적인 환경에서도 씩씩하게 살아가는 ‘캔디형’ 여자 주인공이 얽히고, 반복된 우연이 인연이 되고 사랑으로 발전하는 이 이야기는 익숙하기 짝이 없다. 캐릭터, 소재, 전개 모두 신파 멜로의 전형을 따른다.

하지만 대본과 연출, 연기 삼박자가 고루 갖춰지며 진부할 수 있는 이야기가 식상하게 느껴지지 않았다. 여기에 ‘결혼계약’이 성공한 이유가 있다. ‘넌 어느 별에서 왔니’, ‘결혼해주세요’, ‘최고다 이순신’ 등을 집필한 정유경 작가는 캐릭터의 성격을 명확히 드러내고, 낯간지럽지만 연인에게서 한번쯤 들어보고 싶은 대사들로 대본을 채워 시청자들을 빠져들게 했다. 김진민 PD가 연출한 화면은 그저 바라보는 것만으로 아름답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감각적이었고, 수채화처럼 따뜻한 영상미가 돋보였다. 전개는 빠르지만 그 안에서 적절히 쉬어가는 대본·연출 상의 탁월한 완급조절은 극을 세련되게 만들었다.

‘뻔한’ 소재가 ‘뻔하다’고 느껴질 정도로 쓰이는 이유는 어떤 식으로든 시청자들에게 통하기 때문이다. 이것이 클래식의 힘이다. 어떤 소재가 오랫동안 사랑받는 데는 이유가 있다. 그 오래된 소재를 얼마나 세련되고 작품성 있게 표현하느냐에 통속극의 성패가 달려 있다. ‘결혼계약’은 한지훈-강혜수의 감정에 집중하며 애절함을 품은 멜로 장르의 특성을 십분 살렸고, 그걸 담백하면서도 감각적인 화법으로 전하며 성공을 거뒀다.

11회 방송 중 지훈과 혜수는 혜수의 상상 속에서 동화 ‘미녀와 야수’의 ‘야수’와 ‘벨’로 변했다. 우스꽝스러울 수도 있었던 그 장면이 아름답게 느껴졌던 것은 ‘결혼계약’ 자체가 이미 동화 같은 이야기를 풀어가고 있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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