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이소담 기자]배우 곽도원이 영화 '곡성'으로 첫 주연 도전에 나선다. 긴 무명시절을 거쳐 인생 역전을 일궈낸 셈이다.
영화 '곡성'(감독 나홍진/제작 사이드미러)는 외지인이 나타난 후 시작된 의문의 연쇄 사건 속 소문과 실체를 알 수 없는 사건에 맞닥뜨린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추격자’ ‘황해’ 나홍진 감독의 6년 만의 신작이다.
곽도원은 '곡성'에서 의문의 사건 속에서 혼돈에 빠지는 경찰 종구 역으로 생애 첫 주연을 맡았다. 더구나 그동안 주로 맡았던 악랄한 역할이 아닌 선한 배역이다. 평범한 경찰이자 어린 딸을 끔찍이도 아끼는 아버지를 연기한 곽도원의 변신이 기대되는 대목.
영화 '범죄와의 전쟁: 나쁜 놈들 전성시대'로 얼굴을 알리기 시작한 곽도원은 이후 '변호인' '타짜2-신의 손' 등을 통해 악질 연기 최강자로 우뚝 섰다. 그러면서도 드라마 '유령'에선 태티서의 '트윙클'을 구성지게 부르는 등 폭넓은 연기를 보여준 곽도원이다.
그런 곽도원에게 첫 주연 타이틀을 안긴 이는 바로 '황해'를 함께 했던 나홍진 감독이다. "내가 주인공을 과연 할 수 있을까 그런 생각을 많이 했다"는 곽도원은 "나홍진 감독이 현장에서 어떻게 이끌어가는 것인지 알고 있기 때문에 나도 그에게 기대서 연기하면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나약한 마음으로 시작했다"고 털어놨다.
나홍진 감독을 믿었다는 곽도원. 하지만 나홍진 감독은 오히려 곽도원의 독특한 연기와 그가 가진 힘 때문에 선택했다고 한다. 나홍진 감독은 '황해' 당시 곽도원과의 첫 촬영을 회상하며 "상상도 못한 연기를 보여줬다"고 말했다. 자신이 생각했던 것과 다른 연기를 보여주는 곽도원에게 나홍진 감독은 "연기를 왜 그렇게 하느냐"고 물었단다. 그랬더니 곽도원에게서 돌아온 대답은 "이게 맞는 듯 하다"는 것이었다.
예상 못한 반응에 나홍진 감독은 한 대 얻어맞은 것처럼 당황했지만, 다시 생각해보니 자신이 틀렸을 수도 있단 느낌이 들었다고 한다. 이에 곽도원에게 그 장면을 맡겼고, 결과물은 틀리지 않았다. 나홍진 감독 마음에 쏙 들었던 것. 이후 나홍진 감독은 곽도원에게 이 것 저것 시켜보며 연출하는 재미를 느꼈다고 전했다.
감독에게 연기를 보는 즐거움을 안겨주는 배우는 흔치 않다. 그런 흔하지 않은 배우 곽도원이기에 깐깐하기로 소문 난 나홍진 감독은 곽도원을 자신의 차기작에 주연으로 캐스팅 했다. 그리고 곽도원은 첫 주연작 '곡성'이 제69회 칸국제영화제 비경쟁부문에 공식 초청되면서 칸 레드카펫을 밟게 됐다. 그야말로 인생 역전이다. 곽도원은 '범죄와의 전쟁' 직전 연기를 잠시 관뒀었다. 여러 작품에 출연하긴 했지만 단역이 대부분이었고, 배우 본인조차 스스로의 출연분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였단다. 때문에 제주도에 내려가 게스트 하우스나 하면서 살자는 생각이었다고 한다. 오디션에선 번번이 낙방했고 오랜 인고의 시간을 견뎌내야 했다. 하지만 곽도원의 연기를 알아본 이가 있었고, 배우 곽도원의 인생에도 꽃이 피기 시작했다.
이젠 주연이다. 조연에서 주연으로 올라섰다가 과욕 탓에 다시금 미끄러지는 배우도 허다했다. 달콤함에 취해 자만하기도 쉽다. 그러나 오랜 무명시절을 거쳐 지금의 자리에 선 곽도원이기에 누구보다 지금의 소중함을 알고 있을 터. "이번엔 평범한 경찰 역할이다. 갑자기 그런 생각이 난다. 시작은 미약하였으나 그 끝은 심히 창대하리라"고 말했던 곽도원. 과연 '곡성'으로 끝이 아닌 또 다른 창대한 시작을 보여줄 수 있을지, 오는 5월 12일 개봉하는 '곡성'의 곽도원이 무척이나 궁금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