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NEMA

[팝업★]'곡성' 곽도원씨 미혼 맞아요? 이런 미친 부성애라니

입력 2016-05-04 07: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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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곡성' 곽도원 스틸/이십세기폭스코리아 제공
영화 '곡성' 곽도원 스틸/이십세기폭스코리아 제공

[헤럴드POP=이소담 기자]'곡성' 곽도원의 재발견이다. 정말 자식 없는 미혼 배우가 해낸 연기란 말인가.

배우 곽도원이 영화 ‘곡성’(감독 나홍진/제작 사이드미러)을 통해 첫 주연으로 나섰다. 곽도원은 '곡성' 크레딧에 자신의 이름을 가장 먼저 올린 것 이상의 열연을 선보였다.

곽도원이 '곡성'에서 보여준 절절한 부성애는 아직 미혼이라 부성애가 무엇인지 잘 몰라 고민했다는 말이 그저 엄살로만 느껴지게 만든다. 진짜 아버지가 아닌지 의심까지 하게 만드는 연기. 그것이 곽도원의 '곡성'이고 곽도원의 종구다.

‘곡성’은 외지인이 나타난 후 시작된 의문의 연쇄 사건 속 소문과 실체를 알 수 없는 사건에 맞닥뜨린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추격자’ ‘황해’ 나홍진 감독의 6년 만의 신작이다. 곽도원이 의문의 사건 속에서 혼돈에 빠지는 경찰 종구 역, 황정민이 마을에 나타난 무속인 일광 역, 천우희가 사건 현장을 목격한 여인 무명을 연기한다.

곽도원은 '곡성'에서 어린 딸 효진(김환희)이 건강하게 자라기만을 바라는 평범한 아빠이자 동네 경찰 종구 역을 맡았다. 소심하고 겁 많은 성격에 귀도 얇고 행동은 굼뜬 종구. 그런 종구 앞에 이상 증상을 보이는 용의자 그리고 그가 저지른 살인사건이 등장하고, 종구는 용의자와 같은 증세를 보이는 딸을 보며 어떻게든 딸을 구해야겠다고 마음먹는다.

영화 초반 곽도원은 지극히 평범한 경찰의 모습을 생활연기 그 자체로 보여준다. 시골 마을 어딘가에 있을 법한 경찰, 무료한 삶에 익숙해진 종구를 연기한 곽도원은 '범죄와의 전쟁' '변호인' '무뢰한' 등에서 보여준 악질 캐릭터를 온몸으로 지워냈다. 마치 처음부터 다른 배우였던 듯, 곽도원은 '곡성'에서 종구 그 자체로 분해 관객의 시선을 '곡성'으로 이끌고 온다. 이렇듯 종구 캐릭터의 밑그림을 완벽하게 그려낸 곽도원은 여기에 '부성애'를 덧입히며 자신의 진가를 드러낸다. 대체 누가 그를 아직 미혼이라 여기겠나? 아이를 지키려는 아버지의 고군분투 그 이상의 무언가를 영화에 담아낸 곽도원. 딸을 그렇게 만든 범인으로 지목된 외지인(쿠니무라 준) 앞에선 광기에 어린 눈빛을 보이다가도 딸 앞에선 무장해제 된 아버지의 눈으로 연기하는 그를 보고 있노라면 왠지 모를 뭉클함이 솟아오른다. 살인자가 돼봐야만 살인자 연기를 잘해낼 수 있는 것은 아니라지만, 곽도원의 아버지는 달라도 무언가 달랐다. '곡성' 엔딩신을 보면 알 수 있으리라.

나홍진 감독은 '황해' 당시 조연이었던 곽도원을 과감하게 주연으로 발탁했다. 오히려 최근 수년간 주연만 맡았던 황정민을 조연으로 불러오면서까지 말이다. 이유는 간단했다. 곽도원의 연기와 그가 가진 연기 소신 때문. 생각했던 연출 방향과 다른 연기를 선보인 곽도원에게 나홍진 감독은 '연기를 왜 그렇게 하느냐'고 따져 물었고, 곽도원은 '이게 맞는 것 같다'고 맞섰다고 한다. 자신감이 없다면 나올 수 없는 대답이다.

'황해'에서 폭설 가운데 3일 밤을 길바닥에 누워 있으며 촬영했다는 곽도원은 '곡성'에선 지독한 부성애는 물론이고 산을 뛰고 구르고 절벽 앞을 헤매는 연기까지 해내야 했다. 딸을 향한 아버지의 마음으로 절벽을 절벽이 아닌 듯 기고 구르며 연기한 곽도원.

절벽에서 가까운 곳에서 연기해달란 나홍진 감독도 놀랄 정도로 그 순간에 빠져 절벽 끝까지 다다른 곽도원을 보며 이것이 아버지의 마음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던 건 왜일까. 그렇게 '곡성'에서 곽도원은 악역 이미지를 벗어 던졌고, 독특함 대신 평범함을 입었고, 아버지가 됐다. 관객은 곽도원에게 현혹될 준비만이 남았다.

한편 곽도원의 첫 주연작이자 인생작이 될 '곡성'은 제69회 칸국제영화제 비경쟁부문에 공식 초청됐으며 오는 5월12일 국내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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