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NEMA

[팝업★]얼굴에 검은칠 할 여배우 없다고? 천우희 있잖아요

입력 2016-05-09 18: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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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십세기폭스코리아 제공
이십세기폭스코리아 제공

[헤럴드POP=이소담 기자]누가 얼굴에 검댕을 묻히고 카메라 앞에 설 한국 여배우가 없다고 했나. '곡성'에 올인 한 천우희가 있는데 말이다.

한 여성 영화 제작자의 발언에 갑론을박이 벌어진 적 있다. 매거진M 인터뷰에서 "어떤 배우가 샤를리즈 테론처럼 얼굴 전체에 검댕을 묻히고 카메라 앞에 설 수 있을까"라고 말한 것이 시작이었다.

그런데 여기 '매드맥스:분노의 도로'의 샤를리즈 테론 같이 투혼을 불사를 한국 여배우는 없을 것이란 비관적인 생각을 뒤엎은 젊은 배우가 있다. 바로 영화 '곡성'(감독 나홍진/제작 사이드미러)에서 목격자 무명 역을 맡은 천우희다.

'써니'에서 본드녀 역을 맡아 강렬한 인상을 남긴 천우희는 이후에도 마냥 예쁘기만 하거나 민폐로만 작용하는 역할 대신 연기력을 보여줄 수 있는 작품을 주로 택했다. 작은 영화 '한공주'로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며 연기 잘하는 배우로 모두에게 인정받은 천우희. '손님'에선 무당 역으로 신들린 연기를 보여주더니 '곡성'에선 도무지 정체를 알 길 없는 묘한 여인으로 등장해 적은 분량에도 묵직한 존재감을 남긴다.

특히 천우희는 '곡성'을 위해 배우들이 자주 찾는 피부과도 마다했고, 헤어스타일도 그대로 방치했다. 천우희는 헤럴드POP과 인터뷰에서 "현장에서 즉흥적인 것들이 많았다. 고민도 분석도 많이 했지만, 그동안 연기했던 것 중 최고로 날것이었다. '곡성' 무명을 자세히 보면 머리카락이 조금씩 길어진다. 대부분 신 연결 때문에 머리카락을 자르는데, 난 6개월 넘게 머리카락도 안 자르고 피부과도 안 가고 자연인처럼 살았다"고 밝혔다.

날것 그대로의 모습을 담아낸 천우희는 "그냥 그 마을에 있는 느낌이고 싶었다. 피부가 푸석하고 얼굴도 조금 그래서 분장팀이 걱정했는데, 난 그게 더 좋았다. 있는 그대로 화면에 나오고 싶었다"고 말했다. 누군가 여배우는 사랑스러워야 한다는 둥, 여배우는 현장의 꽃이라는 식의 말을 내뱉을 때 천우희는 여배우이길 거부하고 그저 배우로 살길 원했다.

그러고 보면 남자 배우의 피부나 몸매 관리에는 관대하면서 여배우에겐 무척이나 엄격한 대중이다. 그렇기에 이러한 이중 잣대에서 벗어나 오롯이 연기로만 승부하는 천우희의 행보에 관심이 더욱 쏠리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지난 10년간 사연 있는 캐릭터만 연기해왔다는 천우희는 '예쁜 역할'이 아니라 '밝은 역할'을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하지만 애써 밝은 것만 찾진 않을 것이라 말하는 천우희였다. 캐릭터가 어둡건 밝건, 천우희는 천우희다. 연기 잘하는 배우 천우희 말이다.

한편 ‘곡성’은 외지인이 나타난 후 시작된 의문의 연쇄 사건 속 소문과 실체를 알 수 없는 사건에 맞닥뜨린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추격자’ ‘황해’ 나홍진 감독의 6년 만의 신작이다. 곽도원이 의문의 사건 속에서 혼돈에 빠지는 경찰 종구 역, 황정민이 마을에 나타난 무속인 일광 역, 천우희가 사건 현장을 목격한 여인 무명을 연기한다. 제69회 칸국제영화제 비경쟁부문에 공식 초청됐으며, 오는 11일 국내서 전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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