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김종효 기자]‘공연의 신’ 이승환이 단단히 화가 났다. 공연과 관련된 홍보에 있어 합의된 내용 외의 홍보가 진행됐기 때문이다.
뮤지션 이승환은 오는 5월 15일 오후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JTN LIVE CONCERT(출연:이승환)(이하 편의상 ‘JTN 이승환 라이브 콘서트’로 표기)’ 공연을 갖는다. 문화 전문 멤버십 JTN이 자사 회원들을 위해 진행하는 5월 라이브 무대에 서기로 한 것이다.
그러나 공연 홍보 과정에서 문제가 불거졌다. 이승환 측은 해당 행사를 협찬 및 후원하는 업체 등에서 이승환의 이름과 이미지를 이용해 무차별 홍보를 하면서 초상권을 침해받았고 당초 출연하기로 한 공연의 성격이 변질된 듯한 인상을 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 JTN 이승환 라이브 콘서트와 관련해 인터넷 상에선 협찬업체를 제목에 넣은 ‘○○와 함께하는 이승환 콘서트’라는 홍보문구를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심지어 ‘○○ 구매시 무료 티켓 이벤트’, ‘SNS 좋아요 누르면 추첨해서 무료 티켓 증정’ 등 이벤트도 있다. 자칫 후원 및 협찬업체가 주관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는 문구도 대다수다.
이승환은 지난 5월 4일 SNS를 통해 불편한 심기를 나타냈다. 이승환은 “21세기에 아직도 이런 일이.. 지난 번에도 이런 일을 당한 터라 이번엔 계약서에 명시해뒀다”며 “‘2016년 5월 JTN LIVE CONCERT(출연: 이승환)’ 이게 우리가 합의한 공연명이다. 정말 심각한 침해다”고 항의했다. 이어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 간략히 설명드리면 제 이름이나 이미지가 무언가의 홍보에 이용돼선 안된다. 전 JTN 회원들을 위한 행사성 공연을 하는 것으로만 섭외됐다”고 설명했다.
이승환 소속사 드림팩토리 측은 JTN 행사와 관련해 이승환의 초상권이 부당하게 침해돼 홍보 목적으로 이용된 사례를 제보받았다. 앞서 언급했듯 해당 사례는 인터넷에서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는 만큼 드림팩토리 측엔 많은 제보가 쏟아졌다. 보도자료 등의 형태로 매체에 기사화시킨 후원업체도 다수 있었다.
이승환은 “어떻게 내 초상권을 이용해 기사를 낼 수 있느냐. JTN 측도 알겠지만 내가 요구하는 무대 크기와 음향, 조명 등 하드웨어를 맞춰준다는 조건으로 내 개런티를 낮추고 하는 공연이다. 게다가 일반적 수준의 요구다. 어떻게 이 따위로 할 수 있느냐”며 왜곡된 홍보가 기사화까지 된 것에 대한 불쾌감을 토로했다.
이어 며칠 간의 시간이 흐른 뒤인 5월 9일, 이승환은 “지난 주 이 일이 불거졌을 때 JTN 측에선 자신들의 잘못을 인정하고 곧바로 협찬사에 연락해 모든 광고물을 내리겠다고 했다. 하지만 오늘도 이런 기사가 나오는 상황으로 미뤄볼 때 JTN의 사과와 조치에 신빙성이 없다고 판단된다”며 보도자료로 배포된 듯한 협찬업체 홍보 기사를 링크하곤 섭섭한 감정을 드러냈다. 또 “JTN은 계약 내용 중 5조 2항, 3항, 5항을 위반해 저희의 권리를 심각하게 침해했으므로 이에 따른 적절한 권리를 행사할 것임을 알려드린다”고 경고했다.
드림팩토리 측 역시 “이승환의 초상권과 상표권이 무단으로 변조돼 침해 악용된 사례들”이라며 제보받은 내용을 공개하고 “아직도 제대로 조치가 되지 않고 있다. 이 와중에도 새로운 침해 자료들이 올라오고 있다. 매우 유감스럽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승환은 과거에도 비슷한 사례로 곤욕을 치른 적이 있다. 공교롭게도 당시 행사 역시 JTN 관련 공연이었으며 초상권을 침해당한 사례 역시 비슷했다. 이에 이승환은 이번 JTN 이승환 라이브 콘서트 공연 계약시 같은 문제를 겪지 않도록 계약서에 명시한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같은 문제가 터진 이유는 왜일까.
한 공연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헤럴드POP에 “행사를 진행하고 주관하는 측에서 협찬이나 후원업체를 배려하지 않을 수는 없다. 심지어 몇몇 행사에선 공연을 중간에 끊고 감사패 등을 증정하는 방식으로 협찬업체를 홍보해주기도 한다”며 “관례, 관행이라는 이름으로 행해지는 매우 안좋은 절차다. 결국 터질게 터진 것 같다”고 의견을 드러냈다. 행사 업계의 뿌리 깊은 악습이라는 것이다.
다른 관계자 역시 “협찬사가 주관사를 넘어 공연인의 이미지까지 훼손하는 사례는 종종 있었다. 이번 사례 외에도 공연장 대관료나 공연장 세팅비 후원을 미끼로 행사가 아닌 일반적인 단독 공연에 자금을 대면서 공연 내용을 침해하거나 포스터 등을 왜곡하는 행위도 있다. 이번 경우 역시 결국 제 살 깎아먹기고 이미지 훼손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주관사는 행사 진행에 있어 협찬사를 배제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고 공연자들도 씁쓸해하며 공연을 하곤 했다”며 “할 말은 하는 이승환이 공연자들의 권리를 위해 과감히 총대를 멘 것 같다. 이번 기회로 공연자들의 공연 내용도 보장하고 행사 업체의 이미지도 지킬 수 있는 윈-윈 관계가 정립됐으면 한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드림팩토리 측은 “이승환은 계약에 명시된, 초상권이 정당한 홍보에 사용될 권리를 주장한 것이다. 아티스트가 가질 당연한 권리를 침해당했기에 이를 JTN에 항의한 것이고 이전에도 그렇게 해왔다는, 잘못된 관행이라는 이유로 정당하지 못한 것을 좋게좋게 넘어갈 생각은 전혀 없다”고 못박았다. 이어 “당연한 것이 논란으로 번지는 것이 안타깝다. 아티스트는 좋은 공연을 하는 것이 의무이고 이승환은 이 의무를 지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대우가 아니라 계약서에 명시된 내용을 지켜달라는 것일 뿐”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이승환이 직접 언급했듯 이승환과 JTN 간의 의견이 좁혀지지 않을 경우 공연이 취소될 수 있는 최악의 시나리오까지 가능했다. 그러나 다행히도 공연이 불과 일주일도 남지 않은 시점인 5월 10일, JTN은 드림팩토리를 통해 사과문을 전달했다.
JTN은 “2016년 5월 JTN 라이브 콘서트에 출연하는 가수 이승환 씨의 초상권을 침해해 가수 이승환 씨와 관계자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드렸습니다. 이 점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며 “출연계약서 5조 1,3,5항 등을 위배, 아티스트의 초상이 들어간 홍보자료 및 보도자료는 이승환 씨의 소속사인 드림팩토리클럽의 동의 없이 배포됐고 5조 2항에 의해 ‘JTN LIVE CONCERT(출연:이승환)’으로 표기해야 하는 부분이 일부 협찬사 이벤트 이미지 및 보도자료에 ‘이승환 콘서트’, ‘JTN 이승환 콘서트’ 등으로 잘못 표기된 채 배포되는 등 아티스트의 초상권 및 상표권이 침해되는 상황을 사전에 방지하지 못한 점 사과드립니다”고 전했다.
이어 JTN은 “저희는 현재 문제가 되고 있는 광고물 등이 조속히 게시 중단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JTN미디어는 이승환 씨 뿐 아니라 관객들에게도 심려를 끼쳐드린 점 사과드립니다”고 고개 숙였다.
JTN은 “JTN미디어는 공연 주최사로서 이번 잘못에 대한 책임을 다하고 이승환 씨와 관객들에게 진정성 있는 사과를 구하는 방법은 아티스트가 더 좋은 공연을 만들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에 따라 ‘JTN LIVE CONCERT(출연:이승환)’ 공연의 무대제작 비용 전액을 지원할 것을 약속드립니다”며 “다시 한 번 드림팩토리클럽과 가수 이승환 씨, 관계자 여러분과 관객 분들에게 심려를 끼쳐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고 재차 사과했다.
이에 대해 이승환은 해당 사과문을 게시하며 “저희는 밴드, 댄서, 퍼포머, 헤어, 메이크업, 개인 경호팀의 비용을 부담합니다. 언제나 그렇듯 좋은 공연이 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고 답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