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NEMA

곽도원 "'곡성' 촬영, 행복하기만 했다면 개소리"[팝인터뷰③]

입력 2016-05-15 11:2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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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지숙 기자
사진=이지숙 기자

[헤럴드POP=이소담 기자]곽도원이 자신만의 연기 소신과 함께 ‘곡성’으로 느낀 첫 주연의 무게감을 전했다.

배우 곽도원은 최근 서울 팔판동 한 카페에서 헤럴드POP과 인터뷰를 갖고 영화 ‘곡성’(감독 나홍진/제작 사이드미러)에 출연하며 겪은 고충과 그로 인한 고민을 털어놨다. 힘들었던 당시 상황을 떠올리는 곽도원의 말 속에서 그가 얼마나 연기를 사랑하는지가 묻어 나왔다.

이날 곽도원은 “‘곡성’ 촬영이 안 힘들었다고 한다면 100% 거짓말이다. 재미만 있었다고 해도 거짓말이다. 행복하기만 했다? 진짜 개소리다”며 “가장 힘들었던 건 종구의 감정을 어떻게 표현해야할지 모를 때였다. 그리고 그럴 때가 너무나도 많았다”고 운을 뗐다.

이어 곽도원은 “나홍진 감독도 나도 겪어본 적 없는 일을 표현을 해야 하지 않나. 특히 천우희와 만나는 장면은 원래 이틀이었는데 더 길어졌다. 밤이라 조명을 설치하는 것도 힘들었고, 어둠 속에서 연기하는 것도 힘들었다. 누굴 믿어야 하는지 모르는 상황이 됐다. 갈등을 표현해야 하는데 그 감정과 호흡을 잡아 나가는 게 너무나도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5일 촬영 중 4일째 되는 날 계속 NG가 났다. 소리를 지르는 장면도 많아서 목소리도 안 나오더라. 프로폴리스 원액을 먹으면 목이 마비돼서 일시적으로 목소리가 나오더라. 30분이 지나면 또 원상태로 돌아가는데, 가수나 뮤지컬 배우들이 자주 쓴다고 했다. 서울 약국을 찾아다니면서 그걸 공수 해다가 연기할 때 썼다. 그렇게 너무 힘들어하던 중 스태프들은 조명 세팅을 하고 있고 나머지 스태프들 50~60명이 좁은 골목에 서있었다. 촬영을 위해서 그 골목길 사이를 지나가는데 한 스태프가 ‘형님 힘내세요! 파이팅!’이라고 외치더라. 그러더니 누군가는 또 박수를 쳐주더라. ‘고맙다’고 말하는데 눈물이 찔끔 나왔다.”

사진=이지숙 기자
사진=이지숙 기자

그러면서 곽도원은 “4일째 박수를 받았으니까 어떻게든 멋있게 그 신을 찍었어야 했는데, 결국 못 해서 다음 날 또 찍었다”고 웃음을 터트리며 “어쨌거나 그 장면은 찍어냈다. 감정이 극한에 치닫는다고 해서 무조건 세게 연기해서도 안 됐기 때문에 ‘곡성’이 내겐 가장 힘들었다. 또 절벽에서 딸 이름을 부르며 우는데 그 절박함이 어떤 형태이며 어떤 색깔과 모양새일까 찾는 과정도 어려웠다”고 강조했다. ‘곡성’뿐만이 아니다. 나홍진 감독과 함께 했던 전작 ‘황해’에서 김승현 교수 역할을 맡은 곽도원은 현장에서 나홍진 감독도 예상 못했던 연기를 선보이며 충무로에 눈도장을 제대로 찍었다. 자신이 맡은 배역에 대해선 조연이든 주연이든 가리지 않고 몸 바쳐 열정적으로 연기하는 곽도원. 때문에 자신만의 김승현 교수를 연기했다가 나홍진 감독에게 ‘연기를 왜 그렇게 하느냐’는 말을 들었다고. 이에 곽도원은 ‘이게 맞는 것 같은데요?’라고 맞받아쳤단다.

곽도원은 “이 역할을 써낸 것은 감독이고 작가지만 그 역할을 나만큼 준비할 사람은 없을 것이란 생각을 하고 현장에 간다. 작은 캐릭터이지만 그의 인생을 분석하고 버릇을 연구하고 발걸음을 만드는 등 내가 가장 많이 분석하지 않겠냐”고 연기 소신을 밝혔다.

“‘황해’ 시나리오엔 ‘셔터 문을 내리는 김승현 교수. (깜짝 놀라며)아이쿠 깜짝이야!’라고 쓰여있었다. 나홍진 감독은 김승현 교수가 더 놀라는 반응을 원했는데 난 굉장히 평온하게 ‘아유 깜짝이야’라고 연기했다. 그러자 ‘컷!’ 하더니 나홍진 감독이 ‘왜 그렇게 놀라요?’라고 하더라. 그래서 김승현 교수는 체육대 유도 전공에 룸살롱과 안마시술소를 운영하고 있으니 분명 깡패들도 연관돼 있는 사람인데 자신의 건물에 누가 들어왔다고 해서 화들짝 놀라는 건 아닌 것 같다고 했다. 그러자 나홍진 감독이 ‘아, 그래요? 한번 해보시죠’라고 해서 내 식대로 연기했다. 그 뒤로 나홍진 감독이 자꾸 내게 ‘여기선 어떻게 할 거에요?’라고 이 것 저것 묻기 시작했다. 나홍진 감독은 그렇게 배우를 믿어주는 연출을 한다.”

이어 곽도원은 “연출이 배우를 믿어주니까 배우는 그 믿음 안에서 역량을 어떻게든 더 발휘하려고 노력하게 된다”며 “욕심만 섞어야지 않으면 배우도 감독도 작품 안에서 춤추고 놀 수 있다. 특히 감독의 믿음이 배우에겐 가장 좋은 영양분이다. 사실 안 그런 감독도 많은데 그런 사람을 욕하는 건 아니다. 신뢰를 얻을 수 있게 믿음을 보여준다면 배우는 더 잘할 수 있다”고 나홍진 감독에 대한 무한 신뢰를 전했다.

이렇듯 곽도원이 치열하게 연기한 ‘곡성’은 외지인이 나타난 후 시작된 의문의 연쇄 사건 속 소문과 실체를 알 수 없는 사건에 맞닥뜨린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추격자’ ‘황해’ 나홍진 감독의 6년 만의 신작이다. 곽도원이 의문의 사건 속에서 혼돈에 빠지는 경찰 종구 역, 황정민이 마을에 나타난 무속인 일광 역, 천우희가 사건 현장을 목격한 여인 무명을 연기한다. 제69회 칸국제영화제 비경쟁부문에 공식 초청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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