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임지연 기자] 매회 울고 술에 취하고 망가지는 장면이 속출하는데 시청자들은 그를 보며 “사랑스럽다” 이야기한다. ‘또오해영’의 히로인 서현진의 얘기다.
동명이인의 두 여자가 한 남자와 얽히고설킨 내용을 그린 미스터리 로맨스 tvN 월화드라마 ‘또오해영’은 매회 최고 시청률을 갈아치우며 승승장구 중이다. 드라마가 사랑받는 가장 큰 요인 중 하나는 배우 서현진이 연기하는 평범하지만 짠짠, 때때로는 미치게 쿨한 캐릭터 오해영이 보는 이들에게 깊은 공감과 카타르시스를 안기기 때문으로 보인다.
오해영의 극중 설정은 짠내나는 흙수저다. 해영은 고교시절부터 서른이 넘어 직장생활 중인 지금까지 동명이인 오해영(전혜빈) 때문에 불편하고 짜증나는 상황을 견뎌야 했다. 고교시절에는 오해영(전혜빈) 때문에 친구들과 선생님들에게 관심 밖이었고, 혹여나 관심을 받게 되는 순간에는 곧 그 관심의 주인공이 자신이 아닌 오해영(전혜빈)이었음을 지켜봐야 했다. 오해영(전혜빈) 때문에 선배들에게 맞은 적도 있다. 성인이 된 후에는 이름 때문에 결혼식 전날 연인으로부터 파혼을 통보받았다. 물론 연인이던 한태진(이재윤 분)이 감정보다는 이성, 사랑보다는 자존심이 먼저인 인물일지라도 해영이 받은 상처는 생각보다 컸다.
지난 30일 방송된 ‘또오해영’ 9회에서는 해영의 분노와 울분 그리고 상처가 폭발하는 장면 둘이 그려졌다. 먼저 회식 중 술에 취한 오해영(서현진)은 화장실에서 도경(에릭 분)에 전화 중인 오해영의 모습을 목격한 뒤 분노하며 "이 언니가 너 딱 한 번만 밟자. 내가 너 때문에 억울한 게 한두 가지가 아닌데. 내가 너한테 맺힌 게 많은데. 딱 한 번만 밟고 끝내자"라며 악을 썼다. 사실 이 장면은 일반적인 직장생활에 대입하면 말 그대로 흑역사 생성이자, 퇴사까지 각오해야 하는 망신살 뻗치는 장면이었다.
그러나 그동안 그려진 해영의 서러운 이야기와 서현진의 자연스럽고도 물오른 연기가 어우러지면서 다소 자극적이고 억지스러운 설정도 보는 이들에게 짠함을 안겼다. 물론 오해영(서현진)을 깎아내리고 괄시하는 회식 장면은 불쾌한 부분도 많았지만, 서현진이 보여준 망가짐도 불사하지 않는 세밀한 감정 연기는 보는 이들에게 분노와 화가 극한으로 치민 순간이라면 오해영(서현진)처럼 미쳐 날 뛸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게 했다.
또 다른 장면은 해영이 태진이 왜 파혼을 했는지 알게 된 후 눈물을 쏟던 장면. 슬쩍 파혼의 상처를 드러내긴 했지만, 보통 오해영은 씩씩한 척 괜찮은 척 해왔던 캐릭터다. 해영은 태진이 결혼식 전날 헤어지자고 말한 이유가 구치소에 수감됐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됐다. 이때 서현진은 순식간에 변하는 표정 연기로 오해영이 느꼈을 당황스러운과 안도감 등을 담아냈다. 이후 해영은 엄마 앞에서 "내가 진짜 싫어서 그런게 아니었대"라며 엉엉 울었는데, 이 장면에서도 서현진은 그동안 해영이 파혼으로 짊어져야 했을 상처와 수치감, 배신감 등을 표현해내 보는 이들을 눈물짓게 만들기도 했다.
‘또오해영’에서 서현진이 연기하는 캐릭터 오해영은 평범한 30대 여자다. 물론 “서현진이 왜 평범하느냐”라는 시청자들의 불만 섞인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긴 하지만, 서현진이 연기하는 오해영은 열등감, 창피함 때로는 패배감에 시달려 본 평범한 여자다. 서현진은 술에 취하고, 사랑에 매달리고, 때때로 수치스러운 해영의 감정을 현실감 있게 또 사실적으로 그려냈다. 서현진의 연기력에 대한 평가는 이미 충분하다. ‘또오해영’ 시청자들이 오해영이라는 캐릭터에 공감하고 빠져든 것으로 충분히 증명되고 있는 셈이다.

